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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연 속에서 대원들의 투혼·기상과 배려 배워
대자연 속에서 대원들의 투혼·기상과 배려 배워
  • 의사신문
  • 승인 2010.12.16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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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수 - 잠보! 킬리만자로(Mt. Kilimanjaro, 5895M) <12>

등정 중에 잠시 포즈를 취한 필자.

배움의 킬리만자로

5월 16일 서울시의사회 산악회에서 주관하는 월악산 등반도중 추석연휴에 킬리만자로 등정 계획이 있다는 소식을 이용배 원장님에게 들었다. 당시에는 등정인원이 다 찬 상태여서 대기자로 등록했다.

여행을 좋아하지만 아직 아프리카여행 더욱이 고산트래킹은 경험이 없어서,새로운 도전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킬리만자로가 절호의 기회였다. 7월말 박병권 원장님이 희소식을 전해주셨다. 등반대에 동참할 수 있다는.

준비모임 중 기억에 남는건 서윤석 고문님의 준비물 설명과 이민전 원장님의 민어파티였다. 서 고문님은 카고백에 모든 준비물을 직접가지고 나오셔서 준비물들의 필요성을 상세히 설명해 주셨다. 등산경험이 별로 없는 나에겐 큰 도움이었다. 또한 킬리만자로 등정기간 내내 풍부하신 경험과 팀내 최고 연장자의 솔선수범으로 자상한 가르침을 많이 받았다.

이민전 원장님은 목포 먼바다에서 잡았다는 10kg이상 민어를 공수받아 직접 회를 뜨셔서, 좋은 술로 등정성공기원 파티를 열어주시니 -이렇게 좋을수가 - 마구먹고 취해 버렸다. 등반기간 동안도 이 원장님은 타고난 체력과 과묵히 팀원을 배려하는 행동으로 원정대의 선망의 대상이셨다.

등정 출발날 인천공항에 늦게 도착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정리할 일들이 꼬여 모든 분들에게 죄송했다. 핸드폰도 가져가지 않아 연락도 안돼 이용배 원장님 비롯 다른분들 모두 무지 걱정하신듯 하다. 고개를 못들고 출발했다.


킬리만자로 등정 대기자로 기다리다 7월말 기회 얻게돼 환호
고산증으로 호롬보로 급히 하산때 대원들에게 걱정 끼쳐 죄송
여행내내 닮고 싶은 멋있는 선배들과 함께 생활해 행복 가득


여행 도중 홍콩에 들러서는 신동엽 원장님(사진작가라고 부른다)의 주선으로 입심 좋은 가이드를 만나 홍콩의 역사, 최근 중국 반환기 때의 재미있는 정치 에피소드를 들으며 즐겁게 홍콩 시내를 투어했다. 신 원장님은 - 고교동창이신 이관우 원장님도 - 사진에 대한 열정이 대단하시다. 업드리고, 앉고, 눕고, 포즈도 다양한데다 야생화, 풍경, 인물, 동물 - 대상도 가리지 않으신다. 등반도 어려운데 사진까지 신경쓰셔서 다른 사람보다 체력이 배 이상 소모 될 듯하다.

아프리카의 미녀.
홍콩에서 마랑구게이트까지 가는 도중 느낀 점 중 하나는 흑인의 다양성이다. 체형,피부색깔,종교별로 상이한 옷차림 등등.

또 미인이 많았다. 나오미 킴벨, 오테이(자메이카 육상선수)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인데. 케냐항공 승무원, `나시'(킬리만자로 주변도시)의 레스토랑 종업원,나시의 멋쟁이들, 기념품 가게 도우미들 쭉쭉빵빵 미인이 부지기수다.

마랑구게이트에서 만다라 산장까지 가는길은 개미가 온몸을 무는것 외에는 완만한 경사에 열대우림으로 햇볕도 가려주고 아름다운 야생화가 자주 보이는 즐거운 산행길이다.

만다라 산장에서 정효성 원장님 눈언저리 부위 열상이 있었는데, 정 원장님의 과감한 결정으로 일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만다라산장에서 호롬보산장 가는 길은 먼지는 많았지만 여행의 주 목적 중 하나인 시각이 호강한 시간이었다. 아름다운 호롬보 산장에서 나는 2.5박 - 만다라 1박 - 키보 0.5박을 했다. 키보산장(4700m)에서는 고산증세가 심해 우후루 정상으로 향하지 못하고 새벽에 호롬보산장으로 하산했다. 이때도 정신이 없어 메모지한장 남기지 못해 전대원들에게 또 한번 걱정을 안겨 주었다. 나의 고산 증세는 심한 어지러움증, 과호흡, 핍뇨였다. 등정못한 아쉬움도 있지만 나름대로 올바른 판단이었다 생각한다.

호롬보산장에서 2.5일 동안이 이번 산행의 정수였다. 위로 멀리 보이는 킬리만자로의 빙하, 가가이 보이는 마웬지 봉, 아래로 가까이 보이는 작은 분화구들, 멀리 보이는 `나시'의 야경, 구름 밑의 미지의 세계,캠핑하는 여러나라 여행객들, 탄자니아 사람들-가이드,짐꾼,요리사,심부름꾼-신의 조화였다.

정상등정 후 하산하는 우리팀을 호롬보산장에서 맞을 때는 이산가족 상봉 기분 이었다.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도 팀원을 챙기시는 강인구 원장님,이재일 대장님 멋진 분들이셨다. 호롬보 산장에서 마랑구 게이트로 하산 길에서는 청결하신 이관우 원장님의 느긋함과 장순기 원장님의 투혼을 배웠다. 하산 후 `나시'의 임팔라호텔에서는 박윤석 원장님의 낙천적 성격을 배웠고,세계고봉을 두루 오르신 장원영 과장님의 경험과 진취적 기상을 배웠다. 여행내내 잘 챙겨주신 두분 박 선생님께 감사하고 이 여행이 있게끔 이끌어주신 존경하는 이용배 원장님께 감사한다. 이번 등정 중 가장 큰 행복은 내가 후에 닮고 싶은 멋있는 선배들과 가까이서 같이 생활 했다는 사실이다.

여행 중 자연에서도 많은 걸 배우지만 역시 인간에게서 더 많은것을 배운다. 이번 여행을 같이하면서 많은걸 일깨워 주신 우리 팀원 여러선생님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김철수<대한주택공사 의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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