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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한센인마을 의료봉사 대장정
의협, 한센인마을 의료봉사 대장정
  • 김기원 기자
  • 승인 2009.02.23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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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센인 마을 찾아간 의사들

 의사들이 전국 89개 한센인 마을로 달려간다.

이는 한센인에 대한 뿌리깊은 편견과 잘못된 인식 때문에 이들의 병이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이 모여 사는 정착촌은 의약분업 예외지역으로 의료환경이 몹시 열악, 더 이상 방치할 수 없어서였다.

대한의사협회(회장 주수호)와 한빛복지협회(회장 임두성 국회의원)는 지난 21일 ‘한센인 정착촌 의료봉사활동’ 발대식을 갖고 전국 89개 정착촌 5000여 한센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봉사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의협은 그간 국내외적으로 의료봉사활동을 활발히 펼쳐왔지만, 한센인들을 대상으로 전국 규모의 대대적인 의료봉사를 기획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27명의 의사 및 의대생으로 구성된 의료봉사단(단장 임수흠 의협 상근부회장)은 지난 21일 오전 의협 3층 동아홀에서 발대식을 갖고 남양주시 화도읍 마석가구단지 부근에 조성된 ‘성생농원’을 방문, 총 123명의 한센인을 대상으로 따뜻한 인술을 펼쳤다.

의료봉사단은 내과, 외과, 이비인후과, 안과, 신경과, 피부과, 신경외과, 비뇨기과, 가정의학과, 성형외과, 산부인과 등 총 11개과에 대한 진료봉사를 수행했다. 의협 사무처와 한빛복지협 관계자 및 임두성 의원실에서 나온 자원봉사자 16명도 의료봉사를 적극 지원했다.

한센인 박 모씨(54세)는 이날 진료를 받고 “평소에 병원에 가고 싶어도 우리를 기피하는 남들 시선 때문에 잘 가게 되질 않는다”며 “이렇게 의사들이 직접 찾아와서 아픈 곳을 꼼꼼히 봐주니 너무 고맙다”고 감격해 말했다.

또 한센인 권익 옹호에 앞장서고 있는 임두성 국회의원은 “한센인들에 대한 박해와 인권탄압의 역사가 100년으로 한이 깊게 맺혀 있다”며 “이번 의료봉사를 시작으로 한센인들의 건강권이 양지로 나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그리고 임수흠 의료봉사단장(의협 상근부회장)은 “한센인들 진료결과 내과, 외과, 안과, 이비인후과 등의 질환이 주를 이뤘고 특히 70~80대 고령자가 많아 만성질환 관리가 절실해보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의 의료욕구를 충족시키고 한센병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편견을 해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의료봉사단원으로 참여한 엄방울 국립암센터 전임의는 “의대 봉사동아리에서 활동한 경험을 최대한 살려 한센인들을 진료했다”며 “한센인에 대해 공부를 더 많이 하고 지속적으로 의료봉사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의협과 한빛복지협은 향후 매달 전국 89곳 한센인 정착촌을 순회하며 의료봉사를 이어나갈 계획으로 있는데 이번 1차 봉사활동에 이어 2차 활동은 오는 5월 23일 전북 익산의 한센인촌에서 펼칠 예정이다.

특히 의협은 지방으로 갈수록 한센인들의 의료접근성이 더욱 떨어진다는 점을 고려, 전국 시도의사회의 적극적인 협조를 받아 봉사활동을 차질 없이 진행해나갈 계획이다.

한편, 한센인 현황을 살펴보면 국내 한센인 수는 2007년 말 현재, 총 1만4684명(남자 8035명, 여자 6649명)으로 이중 장애인이 1만1298(76.9%)명에 달하고 있다.

이중 정착지(농원)에 거주하는 한센인은 5190명(35.0%)으로 이들 중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71%, 한센양로비 수급자가 8.3%로 국가지원에 생계를 의존하는 저소득층이 대다수다. 더욱이 노인독거가구가 45%, 노인부부가구가 42%로 의료수발환경이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김기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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