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코프스키 `백조의 호수' 작품번호 20
차이코프스키 `백조의 호수' 작품번호 20
  • 의사신문
  • 승인 2010.11.11 09: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발레음악의 지위 상승·예술로 승화

1871년 여름 교향곡 제3번을 완성한 직후 차이코프스키는 카멘카의 다비도프 가문으로 시집간 누이 알렉산드라의 아이들을 위하여 독일작가 무제우스의 동화를 바탕으로 소규모의 발레를 작곡하게 된다. 그 후 1875년 모스크바 볼쇼이극장 감독 베기체프의 의뢰를 받아 베기체프와 헬체르가 공동으로 집필한 대본을 기본으로 그해 8월 본격적으로 〈백조의 호수〉를 작곡하게 되었다.  

발레 곡을 착수할 즈음 차이코프스키는 비제의 오페라 〈카르멘〉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게 된다. 그 악곡을 단순한 발레음악에서 등장인물의 개성과 성격은 물론, 인물의 심리와 처한 상황 등을 모두 음악으로 표현하는 등 바그너 음악에서 볼 수 있는 라이트 모티브 기법까지도 이미 사용하였다. 그 이듬해 곡을 완성하여 1877년 모스크바 볼쇼이극장에서 초연되었으나 비평가들의 악평을 받으며 실패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1893년 겨울 콜레라로 급서한 차이코프스키의 추도를 위해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호두까지 인형〉 등에 많은 기여를 한 마리우스 프티파와 이바노프의 공동 안무로 1895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재공연되어 비로소 진가를 인정받기에 이르렀고 지금까지도 그 명성이 이어져 오고 있다.

발레 〈백조의 호수〉는 그랑 파드되(2인무)나 파티장면의 디베르티망(무용수의 기교를 보이기 위한 춤의 향연)에서 고전발레의 특징이 많이 나타나지만 백조와 인간의 사랑 등 비현실적인 낭만적 설정과 함께 그전에는 긴 의상의 발레옷이 프티파에 의해 짧은 발레치마(튀튀)로 바뀌면서 정확한 다리 동작을 강조하게 되었다. 또 백조의 신비함이 부드러운 팔 동작과 함께 유연하게 나타나도록 하여 더 발레답게 발전시키게 되었다. 이 후 그전에는 춤의 반주에 그쳤던 발레 음악이 무용의 반주가 아닌 발레와 대등하게 지위가 높아지게 되었고 극과 음악의 유기적인 결합으로 수준 높은 예술로 승화되었다.

줄거리는 △제1막. 왕자의 성인식. 지그프리드 왕자는 친구 광대와 함께 마을축제에 나간다. 이때 여왕이 등장하여 왕자의 성인식을 치르고 선물로 활을 준다. 멀리 하늘에 백조가 날아가는 것을 본 왕자는 생일선물인 활을 들고 숲으로 사냥을 간다.

△제2막. 숲속의 호숫가. 백조를 쫓아 숲속에 온 왕자는 백조의 무리 중 마법에 걸린 오데트 공주를 발견한다. 해가 지자 호숫가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변한 오데트 공주에게 왕자는 청혼을 한다. 공주가 마법에 풀리려면 한 사람의 영원한 사랑을 받아야 한다는 말에 왕자는 사랑의 맹세를 하고 다음날 있을 무도회에서 그녀와의 결혼을 발표하기로 약속한다.

△제3막. 궁전 무도회장. 왕자는 오데트를 기다리며 손님을 맞이하고 있다. 그때 마법사 로트발트가 오데트와 닮은 자기딸 오딜을 데리고 등장한다. 이때 흑조 오딜을 오데트로 착각한 왕자는 그녀와의 결혼을 발표하고 로트발트의 요구에 따라 영원한 사랑을 약속한다. 이때 마법사는 본색을 드러내고 오딜과 함께 사라진다.

△제4막. 숲속. 왕자의 배신으로 영원히 백조로 살게 된 오데트에게 용서를 빌기 위해 온 왕자는 서로의 운명을 슬퍼하고 있는데 그때 마법사 로트발트가 나타난다. 왕자는 로트발트와 결투를 하여 사랑의 힘으로 악마를 물리친다. 원작에서는 이 작품의 결말이 오데트, 왕자, 마법사 로트발트가 모두 죽는 것이었으나 러시아 사회주의 혁명을 겪은 후 에는 왕자와 오데트가 살아서 서로 사랑하게 되는 해피엔딩으로 바뀌게 된다.


■들을만한 음반 : 에른스트 앙세르메(지휘),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Decca, 1959); 제나드 로제스트벤스키(지휘), 모스코바 방송 교향악단(Melodyia, 1967);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지휘), 빈 필(Decca, 1966); 앙드레 프레빈(지휘), 런던 심포니(EMI, 1976)

오재원〈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