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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으로 위장관 양성협착 진단 풍선확장술 시행
외상으로 위장관 양성협착 진단 풍선확장술 시행
  • 의사신문
  • 승인 2010.11.0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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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에 소개할 증례는 외상 후에 발생한 오심, 구토와 10kg 정도의 체중 감소를 주소로 외래에 방문한 18세 남자 환자의 예이다.

환자는 내원 3개월 전 중국에서 유학 중 구타에 의한 비장 파열로 혈종 제거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1개월이 지난 시점부터 식후 소화불량, 오심, 구토 등의 증상이 발생하여 여러 병원을 방문하여 내시경 검사를 받고 담즙 역류성 위염 및 기능성 소화불량 등의 진단 하에 투약하였으나 전혀 증상의 호전이 없었다.
이후 3개월 간에 10kg 정도 체중 감소 있어 최근 다시 방문한 타 병원 내시경 검사 결과 십이지장 제 3부의 폐쇄 소견과 복부 CT 검사 결과 상장간막동맥 증후군(superior mesenteric artery syndrome ; SMA syndrome) 의심되어 본원으로 의뢰되었다. .

▲ [그림 1-1, 1-2] 내시경 검사 결과 관찰되는 역류된 담즙으로 인한 위 점막의 미만성 부종과 발적 그리고 십이지장 제 3부 근위부 점막의 부종과 폐쇄 소견.
내시경 검사 결과 위식도 역류증과 담즙 역류성 위염의 소견 및 십이지장 제 3부 근위부 (proximal 3rd portion of duodenum)에 점막 부종이 동반된 폐쇄 소견이 관찰되어 더 이상의 내시경 진행이 어려웠다. (그림 1-1,1-2)

▲ [그림 2-1] 외부 병원 CT 상 관찰되는 십이지장 제 3부의 확장(화살표)과 대동맥-상장간막동맥의 분기부의 경도의 압박소견. [그림 2-2] 금식 치료 후 본원에서 시행한 복부 CT 검사 결과 십이지장과 위의 확장은 호전되었으며 대동맥과 상장간막동맥 사이 공간도 이전의 CT에 비해 늘어난 소견.
외부 병원에서 시행한 CT 상(그림 2-1)에서는 위와 십이지장 제 3부 근위부 까지 장관의 확장 소견이 관찰되었고 대동맥-상장간막동맥의 분기부가 눌려있는 소견이 있어 상장간막동맥 증후군의 가능성을 시사하였다. 일주일 정도의 금식과 수액 치료 후 본원에서 다시 시행한 복부 CT상(그림 2-2)에서는 타병원 CT 상에서 보이던 장관의 확장은 많이 호전된 상태였고 대동맥과 상장간막동맥 사이 공간도 이전에 비해 늘어난 소견을 보여 상장간막동맥 증후군의 가능성은 없어 보였다. 그 외 장관 벽의 비후나 손상을 시사하는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 [그림 3-1] 상부위장관 조영술 검사상 특별한 십이지장 관강의 좁아진 소견 없이 조영제가 내려가는 소견.
그리고 십이지장 폐쇄를 확인하기 위해 시행한 상부 위장관 조영술 상에서도 뚜렷하게 십이지장 관강의 좁아진 소견 없이 조용제가 잘 내려가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그림 3-1)

저잔사식 죽으로 식이를 진행하였고 환자는 더 이상 오심, 구토 등의 증상 없이 호전되어 퇴원하였다. 이후 2개월 가량 외래에서 경과 관찰 하였으나 여전히 증상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였다.

복부 CT와 상부 위장관 조영술 상 오심, 구토를 설명할 명확한 병변이 관찰되지 않아 정신과적 질환을 감별하기 위해 환자를 신경정신과에 의뢰하였다. 신경정신과 진료 결과는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들은 왜곡된 Body image나 체중감량을 위한 식사 거부의 양상은 아니며 섭식장애의 가능성은 매우 낮아 내과적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하는 것을 추천하였다.

▲ [그림 4-1,2] 십이지장 제 3부 상방의 위와 십이지장의 확장 및 관강에 체액에 가득찬 소견과 십이지장 제 3부의 부종과 비후 소견(화살표).
다시 복부 CT를 시행하였다. CT 검사 결과 이전의 검사에 비해 십이지장 제 3부의 장관 벽 비후 소견이 악화되고 상방의 위와 십이지장이 심하게 확장되고 체액이 가득 차 있어 외상에 의한 유착의 가능성을 시사하였다. (그림 4-1, 4-2)

▲ [그림 5-1,2] 풍선 확장술 시행을 위해 십이지장 제 3부의 협착 부위를 확인하고 풍선을 이용하여 확장술을 시행한 소견.
외상에 의한 십이지장 양성 협착(benign stricture) 진단 하에 풍선 확장술(Balloon dilatation)을 시행하였다. (그림 5-1,2)

처음 시술 후 1개월 동안 총 3회의 풍선 확장술을 시행하였고 환자는 이후 증상이 많이 호전되어 중국 유학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외래 환자 중 오심 및 구토를 주소로 내원하는 환자는 적지 않다. 일시적인 증상이 아닌 지속적인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에서는 증상이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를 묻고 적어도 기간이 1개월 이상 지속된 경우 만성적인 질환을 감별하도록 한다.

그리고 증상으로 인한 탈수, 저칼륨혈증, 대사성 알칼리증 등의 합병증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이에 대한 교정을 해야 한다. 그리고 수술적인 치료가 가능한 경우 장 폐쇄나 암성 병변은 이에 대한 치료를 시행하도록 하고 다른 경우에는 증상에 맞는 대증 치료를 고려하도록 한다.

많은 질환들이 오심, 구토를 유발할 수 있으므로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증상의 기간, 빈도, 중증도, 구토 에피소드의 특징)을 꼼꼼히 듣고 감별하려는 노력과 이에 맞는 적절한 검사를 하는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복통이 동반된 구토의 경우 담석증과 같은 기질적 질환일 가능성이 있으며, 복부 팽만과 복부 압통이 동반된 경우는 장 폐색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여성의 경우 아침 식전에 발생하는 구토의 경우 임신오조의 가능성이 있으며 흉부 작열감(heart burn)에 동반된 오심의 경우 위식도 역류증의 비 특이적 증상일 수도 있다.

만성 소화불량은 보통 오심, 구토와 중첩되어 나타나기도 하므로 설명되지 않는 만성적 오심, 구토를 호소하는 환자에서는 다른 질환을 감별하기 위하여 상부 위장관 내시경을 해보는 것이 좋겠다.

그리고 본 예의 환자에서처럼 외상의 과거력이 있는 환자의 경우에서는 좀 더 세심한 검사와 환자의 증상에 대한 문진이 필요하겠다. 초기 CT 검사나 위장관 조영술 상 협착의 소견이 없어 보존적인 치료를 시행하였으나 증상은 지속적으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여 정신과 진료까지 하였으나 결국은 외상에 의한 위장관의 양성 협착으로 진단되어 원인이 되는 협착 부위에 대한 풍선 확장술을 시행하고 증상이 호전되어 현재는 일상 생활을 잘 하고 있다.

진단 기술의 눈부신 발전이 임상에서 환자를 접하는 의사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것을 사실이지만 간혹 검사 상 이상 소견이 분명하지 않아 이것이 오히려 환자를 보는 의사의 눈을 가리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환자를 보면서 새록새록 깊어지는 생각이지만 의학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잊어서는 안되는 것이 환자에 대한 꼼꼼한 문진과 신체 검사와 같은 기본 술기라는 생각이 든다. 기본기에 충실해야 하는 것은 비단 스포츠 선수에게만 요구되는 것은 아니며 우리 의사들에게도 요구되어 지는 것이리라.

진단명 : 외상 후 발생한 십이지장의 양성 협착 

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병센터, 영상의학과* 이정현, 김병국, 박상우*, 심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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