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17:41 (토)
간이식 후 면역저하 상태에서 털곰팡이증 발생
간이식 후 면역저하 상태에서 털곰팡이증 발생
  • 의사신문
  • 승인 2010.10.28 17: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그림 1-1, 1-2] 복부 CT 검사 결과 위 분문부(cardia)와 상체부(high body)의 대만(greater curvature)부위에 정상적인 점막이 소실되고 그 부위의 위점막이 전반적으로 얇아져 있다. 그리고 비장에 저음영의 병변이 동반되어 위 천공 및 천공 부위를 비장이 막고 있는 소견이 있어 위 천공이 의심되었다.
증례는 발열과 함께 복부 CT 검사상 천공이 의심되어 소화기내과로 의뢰된 간이식을 받은 환자의 증례이다. 47세 여자로 만성 B형 간염과 간경변증으로 간이식을 받은 지 21일째 갑자기 39°C의 발열과 식후 명치 부위의 통증 호소 있어 발열 원인을 찾기 위해 시행한 검사 중 복부 CT 검사 결과 위 분문부(cardia)와 상체부(upper body)에 천공이 의심되는 병변이 관찰되었다. (그림 1-1, 1-2)

▲ [그림 2-1,2-2] 위 내시경 검사 결과 위 중체부의 대만에서 위 저부까지 노란색과 초록색의 삼출물과 괴사물로 덮여 있는 10cm 크기의 종괴 같은 양상의 병변이 관찰된다.
위 천공 의심부위에 대한 확인을 위해 다음날 위내시경 검사를 시행하였다. (그림 2-1,2-1)

위 내시경 검사상 CT에서 천공이 의심된 위 중체부(mid body)의 대만에서 위 저부(fundus)까지 노란색과 초록색이 혼재된 삼출물과 괴사물로 덮여있는 종괴 양상의 10cm 크기의 병변이 관찰되었다. 병변 주위의 위 점막은 충혈된 결절 양상으로 변화되어 있었다. 병변의 주변과 중심부위에서 조직 검사를 시행하였다.
▲ [그림 3-1] 위의 병변 부위에서 시행한 조직 검사 결과 관찰되는 균사들.
조직 검사 결과 (그림 3-1) 진균 감염이 의심되는 균사(hyphae)가 관찰되었다. 

조직은 PAS (Periodic Acid Schiff) 염색을 시행하였고 많은 수의 균사들이 관찰되었다.병리 소견상 털곰팡이증(mucormycosis)은 균사의 특징적인 모양이 아스페르길루스증(aspergilosis)과의 감별 포인트가 되는데 털곰팡이의 경우 균사의 두께가 두껍고 (5-20µm), 균일하지 않으며 균사의 가지가 일정하지 않게 분지되고 각은 대체로 90°를 이루는 것이 특징적이다. 그리고 중격(septation)을 형성하는 경우는 드물다. 또한 균사 벽 자체가 얇아서 일정 모양을 유지하기가 어려워 조직에서 관찰되는 균사는 위 환자의 표본에서 보듯 접히거나 구조가 해체되기도 하여 특징적인 리본 모양(ribbon like)을 형성하게 된다.

▲ [그림 4-1,4-2] 항진균제로 6주 치료 후에 시행한 추적 내시경 검사 상 이전에 관찰되던 괴사성 종괴는 더 이상 관찰되지 않았다.
환자는 간이식 후 면역저하 상태에서 발생한 털곰팡이증으로 진단되어 암포테리신-비(amphotericin B)로 6주간 치료 하고 추적 내시경을 시행하였다. (그림 4-1,4-2)

이전에 위 저부에서 중체부까지 관찰되던 괴사성 종괴는 더 이상 관찰되지 않았으며 병변 부위에는 1cm이 안 되는 작은 타원형의 궤양만 관찰되었고 병변 주위의 결절성 충혈된 위점막도 더 이상 관찰되지는 않았으나 위 점막에 점상의 출혈반이 동반된 것을 관찰되었다.

털곰팡이증(Mucormycosis)은 Zygomacetes 강에 속하는 진균의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감염증으로 형태학상 격막이 없는 균사를 특징으로 한다. 털 곰팜이는 우리 주변 환경 속에 존재 하며 토양이나 부패한 채소 등에서 쉽게 발견된다. 털곰팜이는 사람의 면역체계가 효율적으로 기능하고 있을 때는 대부분 감염증을 일으키지 못하지만 당뇨병, 스테로이드 치료, 혈액암 환자나 조혈 모세포 이식이나 고형 장기 이식을 받은 환자 그리고 AIDS 등의 면역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감염을 일으키게 된다.

임상적 특징은 침범 장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게 되는데 비강이나 안구 혹은 중추 신경계를 침범하게 되는 경우는 포자가 부비동으로 흡입되면서 발생하게 되고 가장 흔한 기저 질환은 당뇨와 이와 동반된 대사성 산증으로 발열, 비강주위의 부종과 발적 그리고 안구주변 부종이나 안검하수, 실명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소화기계통을 침범하게 되는 경우는 흔치 않고 침범 하는 장기는 주로 위이다. 기저 질환이 있는 경우 주로 발생하며 증상은 복통, 토혈이며 궤양을 만들고 심한 경우는 궤사성 궤양으로 진행하여 천공이나 복막염으로 진행하기도 한다.

호흡기를 통해 침범하게 되면 폐렴으로 나타나며 중추신경계를 침범하게 되는 경우는 주로 부비동 침범을 통해 파급되며 이 경우의 증상은 기면, 침범된 신경이 지배하는 영역의 신경학적 장애 등이다.

털 곰팡이증의 진단은 조직에서 균체를 확인하거나 배양을 통해서 하게 된다. 안구나 부비동 그리고 중추 신경계 침범이 의심되는 경우 CT검사나 MRI 검사를 시행하여 침범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호흡기 침범이 의심되는 경우는 기관지 내시경 검사와 이를 통한 기관지 폐포 세척을 시행하고 이렇게 얻은 세척액으로 균체를 확인하도록 한다. 소화기 침범 시에는 내시경을 통해 병변 부위에 대한 조직 검사를 시행하여 균체를 확인하도록 한다.

치료는 항진균제의 투여와 침범 부위에 대한 수술적 괴사 조직 제거술을 시행하는 것이다. 특히 비-안구- 중추 신경계 침범의 경우에는 광범위 제거가 필요하다.

항진균제로는 Amphotericin B를 주로 투여하며 중추 신경계를 침범하는 경우에는 Caspofungin을 병합 투여하여 효과를 보기도 한다.

앞에서도 설명하였듯이 털곰팡이증의 치료는 적절한 항진균제의 투여와 수술을 통한 괴사 조직 제거술이 추천되나 증례의 환자는 수술적 치료 없이 항진균제만으로 털곰팡이증이 치료된 드문 예가 되겠다. 이식기술의 발달과 이식 환자수의 증가와 함께 면역저하 상태인 환자가 늘면서 위와 같은 진균증의 빈도도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 면역저하 상태에서 발생하는 진균증은 높은 사망률을 보이는 위험도가 높은 감염증으로 임상에서 환자를 볼 때 면역저하라는 특수한 상황을 언제나 감안하는 것이 중요하겠다. 위에서 털곰팡이증이 발생한 경우 내시경 소견을 보는 경우가 드물어 다른 질환과의 감별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나 환자의 기저 질환 등에 대한 자세한 검토와 이에 근거한 진단을 고려한다면 환자의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어 본 증례를 보고 하였다.

진단명 : 간이식후에 발생한 위의 털곰팡이증(gastric mucormycosis)

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병센터, 병리학교실*
이정현, 김병국, 황태숙*, 심찬섭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