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과 음주는 하지 않았고 체중 감소나 복통, 변비, 발열의 증상은 호소하지 않았으며 1개월 전부터의 잦은 배변과 간헐적인 혈변을 호소하였다.
내과 외래에서 시행한 대장내시경 검사 상 말단 회장부터 직장 근위부까지는 정상의 점막 소견 보였으나, 직장의 원위부부터 치상선 상방까지는 언급했던 소견이 여전히 관찰되고 있어 조직생검과 함께 Chlamydia trachomatis PCR 과 Neisseria gonorrhoeae PCR 을 시행하였다. (그림 1-1, 1-2)
Chlamydia trachomatis 는 세포막을 구성하는 주단백질에 따라 몇 가지 Serovariants 로 나뉘는데 Serovars A, B 와 C 는 trachoma 를 유발하고 Serovars D 부터 K 까지는 conjunctivitis, urethritis, cervicitis, proctitis 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Serovars L1~L3 는 lymphogranuloma venereum (LGV) serovars 로서 미국과 유럽에서 주로 보고되고 있고, 이것의 감염으로 인한 proctitis 의 경우 증상이 중증인 경우가 흔하여 궤양과 협착이 동반될 수 있다.
반면, 국내의 경우는 Chlamydia trachomatis 중 non-LGV serovars 에 의한 proctitis 로서 주로 경한 증상을 보인다. 감염의 전파경로로는 감염된 상대에 의해 직접적으로 항문에 접종되는 경로와 감염된 음경 또는 질로부터 림프계를 통해 직장으로 전파되는 경로가 있다. 증상으로는 항문-직장 동통, 점액성 혈변, 배변 후 동통이 흔하다.
non-LGV 에 의한 proctitis 의 내시경 소견으로는 미만성의 유약성, 발적, 궤양이 동반될 수 있고 lymphoid follicle hyperplasia 에 의해 유발된 수 많은 결절성 병변이 특징적이다. case 보고에 따르면 바륨조영술 (barium contrast radiograph) 의 소견이나 EUS 상 점막층에서 관찰되는 hypoechoic 한 소견도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병리학적 소견으로는 미만성의 염증세포 침윤과 lymphoid follicles 의 hyperplasia 가 특징적이나, 조직검사 만으로는 염증성장질환 (Inflammatory Bowel Disease) 과 감별이 어려워 배양검사와 PCR 에서 양성을 보여야 확진이 가능하다.
치료로는 tetracycline, erythromycin (500mg four times daily for 2 or 3 weeks) 으로 한다. 성생활이 가능한 여성 또는 남성 환자에게 있어 대장내시경 상 본 증례와 같은 소견이 관찰될 때에는 반드시 Chlamydia trachomatis proctitis 를 의심할 수 있어야 하고 조직생검에서의 Chlamydia trachomatis PCR 을 통해 확진할 수 있어야 하겠다.
최종 진단명 : Chlamydia trachomatis proctitis
건국대학교병원 소화기병센터 (설동춘, 김병국, 심찬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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