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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타이어
오래된 타이어
  • 의사신문
  • 승인 2010.10.07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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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모 없어도 4∼5년 지나면 교체해야

타이어는 일반 드라이버들이 가장 관심을 갖지 않는 요소 가운데 하나다.

필자는 항상 타이어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타이어의 사고는 대부분 큰 사고로 이어진다.

낮은 주행속도에서도 타이어의 큰 문제는 위험하기 짝이 없다.
이를테면 타이어가 터지지 않더라도 일정 기압이하(30% 정도가 빠져도 위험하다고 한다)로 빠지면 조향과 제동능력을 상실한다.

그리고 타이어가 지면을 잡는 면적은 엽서 한 장 크기 정도 밖에 안 된다. 타이어가 터지거나 파손되면 그 다음은 운이 상당히 좋아야 한다.

그래서 항상 타이어의 상태와 공압의 문제는 그런데 정작 얼마 전 크랙을 발견하고 타이어를 교체했다.

오랫동안 타지 않던 (따라서 연식은 있으나) 주행거리가 얼마되지 않는 차의 타이어에 크랙이 육안으로 보였다.

주행거리는 아마 6∼7년 동안 몇천 킬로도 되지 않을 것이다. 당연히 험하게 달린 적도 없었고 트레드도 거의 신품에 가까운 타이어다.

하지만 오래된 것은 알고 있으니 이차로 고속을 내는 일은 없었다. 이보다 훨씬 더 오랜 기간 슬리퍼처럼 닳은 타이어도 많이 보았고 내부의 케블라나 철선이 변형되어 배불뚝이가 된 타이어를 본적도 있다.

사고를 내지는 않았지만 사고를 예약하고 다니는 것과 마찬가지다.
그런데 별로 타지도 않는 타이어라도 오래되면 크랙이 온다. 타이어는 고무(합성고무라도 고무는 고무다)제품이라 시간이 지나면 폴리머들의 자연적인 분해가 오고 만다.

이른 바 노화현상이다. 이차는 차고보다는 외부에 많이 세워놓은 제품이라 착실하게 노화가 진행되었던 것 같은데 얼마동안 노화가 진행되면 고무는 유연성을 잃고 딱딱해진다. 경화도 진행된다.

이때부터는 마모도 잘 일어나지 않는다. 그다음은 자연스럽게 크랙이 생긴다. 작은 균열이 일어나고 색이 조금 변하기도 한다.

물론 소비자들은 별로 관심이 없다. 문제는 그 다음에 균열이 자라나기 시작하는 단계다. 크랙이 점점 깊어진다.

크랙은 타이어의 벽이 아니라 옆부분에서 잘 나타난다. 특별한 보강재가 없이 고무만으로 되어있다. 대부분 운이 좋게도 이 정도 수준에서 폐차를 하거나 타이어를 바꾸게 된다. 카센터나 공장에서 다른 부품을 갈다가 발견하기도 한다.

차를 많이 타고 다니면 트레드가 닳아서라도 바꾼다. 그러나 주행거리가 짧은 차들은 멀쩡해 보이는 타이어를 그냥 타고 다니게 된다. 필자는 이 수준에서 타이어의 크랙을 발견한 것이다.

아무리 광폭 타이어라고 해도 사이드 월은 약하다. 엔진의 힘이 강하고 제동력도 강하면 더 위험하게 된다.

크랙이 자라나서 파고들면(내측에 있으면 보이지도 않는다) 타이어의 측벽과 내부의 공간은 점차 얇아져서 2∼3mm 또는 그 이하가 되기도 한다.

그 다음에는 브레이크를 잡거나 커브를 도는 모든 순간이 리스크이다. 그 와중에 틈은 힘을 받아 더 빨리 자라나게 된다.

코너를 돌거나 일반적인 직선 주행에서 타이어가 터지면 핸들을 빼앗기는 현상이 발생한다.

사실 무서운 이야기지만 필자는 이 정도에 가까이 갔었던 것이다. 안심하고 연식을 확인하지 않은 타이어는(연식은 타이어 벽에 적혀있다) 오래되면 다 이 같은 수준까지 진행하고 만다.

그러니 3∼4년 또는 5년 전후로 교체하는 것이 좋다. 아깝다고 해도 이 편이 나은 것 같다. 필자는 이번에 확실한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한 번도 안타다시피 했더라도 4∼5년 지나면 교체하는 것이다.

오래된 미이라 타이어의 실상은 이랬다. 타이어를 교체하기 위해 탈거하는 동안 깊고 또렷한 10cm 정도였다.

짧은 거리의 낮은 속도라도 이 정도 크랙이 터지면 타이어의 폭발이나 마찬가지다. 그 다음은 공기를 넣는 밸브 역시 노화가 왔다. 힘을 주자 톡 하고 부러졌다. 상당히 무서운 순간이었다.

이런 타이어를 타고 대구를 왕복했고 아무 사고가 없었으니 필자는 행운아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도로에는 더 운이 좋게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많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 차를 앞에서 마주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역시 운이 좋아야 한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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