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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오르프 카르미나 부라나
칼 오르프 카르미나 부라나
  • 의사신문
  • 승인 2010.10.07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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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분위기 물씬 풍기는 도전적 극음악

“지금까지 내가 작곡해왔고 불행히도 당신이 출판한 나의 모든 작품은 이제 폐기해야만 하오, 이제 이 곡으로 모든 것이 새롭게 시작될 것이오.” 1937년 7월 칼 오르프가 출판자 스트렉케에게 한 통의 편지와 함께 이 `카르미나 부라나'를 보내게 된다.


칼·오르프의 대표작으로 일약 그를 유명하게 만든 `카르미나 부라나'는 1942년에 작곡된 `카툴리 카르미나'와 1951년에 작곡된 `아프로디테의 승리'와 더불어 무대형식에 의한 칸타타의 3부작 `트리온피(승리)'의 제1부 작품이다. 이 곡은 주제가 되는 소재를 전개함이 없이 반복하고, 형식이나 화성은 극히 명징하고 간결하여 일괄된 리듬이 두드러진 음악이다. 또 대위법적 수법을 완전히 배제하고 단선 음악 취급에 의한 투철한 구성상의 단순성을 끝까지 관철시키는 중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음악이다. 칼 오르프의 독자적인 양식은 `카르미나 부라나'에 의해 확립된 후 그의 전 작품을 이끌어가게 되는데, 동시에 그것은 새로운 무대 음악으로서 모색을 계속하는 현대 음악의 한 분야를 개척하는 것이 된다.

칼 오르프는 독일의 현대 작곡가로서 총체적인 의미를 갖는 무대 음악을 늘 쓰고 싶어했다. 그는 음악과 대사, 춤 그리고 연극적인 구성까지 이 모든 것이 한 편의 작품에 용해되어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작품이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을 했다. 칼 오르프 자신은 이 도전적인 작품 `카르미나 부라나'를 '악기 반주를 갖고 무대 장면에 의해 보완되는 독창과 합창을 위한 세속 가곡'이라 표현하였다. 가수의 진행에 따라서 그 내용을 나타내는 발레를 추게 된다. 바로 무대 형식의 칸타타가 되는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1915년부터 시작한 그의 초기 극음악에서부터 나타나고 있다. 그 후 1918년 뷔크너의 `레온체와 레나'를 형상화하는 것을 시발점으로 칼 오르프의 본격적 극음악 창작이 문을 열게 되었다.

`카르미나 부라나'는 대본이 1803년 독일의 베네딕트 보이렌 수도원에서 발견된 `보이렌 시가집'(중세의 시와 유행가를 모은 명가집) 중 24곡을 선발하여 작곡한 것이다. 그 내용으로는 술, 여자, 사랑 등 방랑의 노래이며 가사는 비속한 내용의 라틴어와 칼 오르프 자신이 자작한 몇 곡의 독일어 가사로 되어 있다. 모두 3부로 되어 있으며 먼저 서곡은 제1곡∼제2곡까지이고 제1부는 `봄'이란 주제로 제3곡∼제10곡, 제2부는 `선술집에서'란 주제로 제11곡∼제14곡, 제3부는 `사랑의 뜰'이란 주제로 제15곡∼제24곡까지이다. 제25곡은 처음 제1곡이 반복되는 형태이다. 곡의 중심은 합창에 있으며 소프라노, 바리톤, 테너의 독주자들은 부수적으로 설명을 보충하는 정도의 역할을 맡았을 뿐이다. 오케스트라는 대규모의 타악기를 써서 강한 액센트의 합창 리듬을 산발적인 화음으로 강조해주고 있다.

곡의 구성 : 서곡 제1곡 `운명의 여신이여 세계의 왕비여', 제2곡 `운명의 타격' 제1부 봄. 제3곡 `아름다운 봄의 정경' 제4곡 `태양은 모든 것을 누그러뜨린다' 제5곡 `잘 왔도다 봄' 제6곡 `무용' 제7곡 `숭고한 숲' 제8곡 `가게 사람이여, 볼연지를 주세요' 제9곡 `왈츠' 제10곡 `세계가 내 것이 되더라도' 제2부 선술집에서. 제11곡 `분노의 마음이 가라앉지 않고', 제12곡 `일찍이 내가 살았던 호수' 제13곡 `나는 승원장님이시다' 제14곡 `술집에서는' 제3부 사랑의 뜰. 제15곡 `사랑의 신은 어디에나 날아와서' 제16곡 `낮, 밤, 모든 것이' 제17곡 `빨간 띠를 두른 처녀가 서 있다' 제18곡 `나의 마음은 한숨에 차 있다' 제19곡 `젊은이와 처녀가 있다면' 제20곡 `오라, 오라' 제21곡 `방황하는 나의 마음' 제22곡 `즐거운 계절' 제23곡 `그리운 사람이여' 제24곡 `아아 더없이 아름다운 것이여' 제25곡 `운명의 여신이여 세계의 왕비여'
 
■들을만한 음반 : 오이겐 요훔(지휘), 베를린 도이치오페라 오케스트라(DG, 1967); 세이지 오자와(지휘), 보스턴 심포니(RCA, 1969); 안탈 도라티(지휘), 로열 필(Decca, 1976); 앙드레 프레빈(지휘), 런던 심포니(EMI, 1974)

오재원〈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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