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하늘로 뻗어 오른 닻의 모습 닮아
꽃이 닻처럼 생겨 닻꽃이라 부르는데, 닻꽃의 입장에서는 태초부터 있던 존재에 인간이 만든 도구의 이름을 달았으니, 기분이 나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우리나라의 시인도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고 노래했는걸.
배의 닻은 물 속에 내려져 배를 고정하지만, 닻꽃의 닻은 하늘로 뻗어 지구를 고정하려는 모습이다. 파란 하늘로 뻗는 닻을 보고 싶었지만, 구름만 가득한 흐린 날이었다.
신동호〈양천 신내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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