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드 셋의 변화
마인드 셋의 변화
  • 의사신문
  • 승인 2009.02.12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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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에 적응·생존하는 새로운 '우점종'

요즘 자동차 업계 뉴스는 두 종류로 나뉘어져 있다. 하나는 불경기 여파로 몸살을 앓고 있는 업계의 고민거리와 그동안 개발된 새 차종들이 고객을 기다리는 출시 뉴스다. 타사와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개발 차종들이 무대에 나왔건만 정작 관중들이 전혀 관심을 기울이기 어려운 상황을 맞았다고 볼 수 있다.

아무튼 요즘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현실과 맞닥뜨린 것은 분명하다. 학교에서 주입된 애국적 논리를 사용한다면 새로운 차들을 큰마음 먹고 사주어야 하겠지만 소비자 역시 심리가 급랭했다. 필자 역시 새로 리뷰되는 차들을 보아도 “좋구먼”하고 넘어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경기가 안 풀리면 자동차 업계보다 보쉬나 덴소 모비스 같은 부품관련 업종이 더 성과를 낼지도 모른다. 이것은 일종의 어려운 상황이다.

상황이 급변하는 경우 우리가 예상하지 못하는 엉뚱한 종이 우점종이 된다. 다윈에게 영감을 준 풍뎅이 이야기가 있다. 강풍이 부는 섬에서 너무 잘 나는 풍뎅이는 새들의 밥이 되기 때문에 낮게 날아 바람에 쓸려간 일정한 레인지의 풍뎅이들이 번성한다는 관찰을 했다. 몇 년이 지나면 아마 차들의 우점종이 바뀔지도 모른다. 이미 1970년대와 1980년대에 걸쳐 차들의 사이즈와 무게는 변했다. 어쩌면 앞으로는 차들의 편의 장비나 디자인 같은 것들을 생각하는 방법이 변할지도 모른다.

이런 일에 관한한 결정적 변화는 사람들의 집단 무의식, 마인드 셋 같은 것이 변하는 것이다. 주류의 아이디어가 변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이미 1960년대에 베이비붐 세대가 올라오면서 사람들의 마인드 셋은 바뀌었고 요즘은 은퇴시기에 접어들었다. 이제 그 다음 세대의 마인드 셋이 작용할 차례이다. 변화가 기다리고 있을 것인가? 개인적으로는 필연적으로 본다. 단지 아직 구체적인 변화의 모습은 보이지 않을 뿐이다. IT 산업의 비유를 들면 레이다 없이 빙산을 항해하는 배와 같다.

잘 변하지 않을 것 같지만 사람들의 의식은 현실에 빠르게 적응한다. 극한 상황, 급박한 상황에서도 사람들의 적응력은 놀랍게 빠르다. 금년 초 필자의 관심은 전혀 쓸데없는 일에 가 있었다. 요즘 미국에서 인기가 올라가는 바이오매스 에너지였다. 예전과는 달리 석유가격에 상관이 없이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수준은 지속적이다. 수준도 많이 높아진 것은 분명하다. 호기심을 끌었던 것은 자동차에도 사용하였던 Gasification 장치였다. 영화 블랙북(Black Book)을 본 독자들이 있다면 레지스탕스들이 타고 다니던 트럭에 붙은 난로 같은 것이 기억이 날지 모른다. 이 장치는 나무나 짚을 태워 만든 가스로 차를 움직였다. 석탄으로도 움직일 수 있었다. 전쟁 중에는 유럽과 아시아에서 수백만대의 차량(당시의 차들의 대수를 생각하면 놀라운 숫자다)이 Imbert Gasifier를 사용해서 움직였다.

이 장치는 전쟁 발발 몇 달 전에 나왔지만 전쟁기간에 수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었다. 불편하긴 했지만 차가 굴러간다면 못할 것도 없었다. 보일러나 세탁기의 드럼을 이용해서 만든 가스통으로 수백만대의 차들이 굴러갔다. 폭스바겐은 아예 차의 구조를 바꾸어서 설계한 적도 있다. 그리고 전쟁이 끝나자 거짓말 같이 이 장치를 떼어내기 시작했다. 몇 백만대의 장치가 순식간에 사라져서 역사적인 기록조차 남아있는 것이 적을 정도다. 그런데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알았던 기술이 사람들의 무의식이 변하자 유튜브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자료로 변했다. 기름값이 배럴당 150달러 근처로 올라갔을 때 갑자기 바이오매스에 대한 인기가 폭발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40달러 근처를 오가자 다시 조용해진 느낌이다.

우리가 잘 기억하지 못할 뿐이지 극심한 변화들은 꽤 있었다. 그때마다 놀라운 적응력으로 살아남았다. 몇 년 정도를 견디는 것도 꽤 잘한다. 대공황이나 전쟁 같은 것도 적응하고 다시 생각하는 와중에 지나가 버린다. 아무튼 필자는 사람들 생각이 갑자기 변하는 것이 더 신기하다. 그러고는 다시 많은 부분을 잊어버리고 변화가 끝난 후의 변화에 다시 적응했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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