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CS <하>
TCS <하>
  • 의사신문
  • 승인 2009.02.04 17: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TCS, 4개 휠의 브레이킹을 단독적으로 제어

차동기어는 코너링을 하는 경우 엔진의 힘은 바깥쪽 원을 도는 타이어에 더 많이 분배되도록 하며 내측에는 적게 전해진다. 차가 무리없이 코너링을 하는 이유는 이 기막힌 장치 덕분이다. 그러나 한쪽 타이어가 너무 힘을 적게 받거나 많이 받으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를 테면 도랑에 한쪽 타이어가 빠지면 타이어가 슬립을 일으키고 반대편 타이어에도 구동력은 전해지지 않는다. 약간이라도 구동력이 남아 있으면 반대편 타이어에도 힘이 전해지지만 차동기어의 구조상 불가능하다. 차동장치가 도움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4륜 구동의 차들은 4WD 조건에서 전륜의 차동장치가 문제가 있어도 후륜에서 밀어주는 것으로 상황을 탈출한다. 그러나 평상시에는 4륜구동 차량이라도 후륜만 구동한다. 랜드로버처럼 상시 4륜도 있기는 하지만 연비는 불리하다.

예전에는 악조건 도로를 주행하는 차들에는 LSD라는(Limited Slip Differential) 장치를 붙여서 슬립을 방지하고 있었다. LSD는 차동기어에서 완전한 슬립이 일어나는 범위를 한정한다. 그러나 만들기가 어렵고 비싸기도 하다. LSD를 잘 만드는 회사도 그렇게 많지 않아 Quaife 같은 몇 개의 회사가 장악하고 있다. 필자의 차에는 가격 때문에 장착을 포기했다. 일부 스포츠카들은 출고 시부터 LSD를 달고 나온다. 노면이 좋지 않은 경우에 접지력을 잃어버리면 조향이나 제동이 어려워진다.

접지력을 컨트롤하기 위한 LSD같은 기계적인 방법이 효과적이긴 하지만 일반적인 승용차에 반드시 유리하다고는 볼 수 없다. 메이커들은 전자적인 방법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ABS가 브레이크가 잠기는 것을 감지하고 풀어주는 과정이었다면 TCS는 조금 더 정교한 방법을 동원했다. 각각의 휠의 동작을 감지하고 브레이크를 전부 다른 정도로 적용하는 것이다. 그러면 브레이크 구동장치는 복잡해지지만 타이어에 비교적 고르게 구동력을 제어할 수 있다. 일단 4개의 휠의 브레이크는 전자적으로 제어해야 하니 단순한 ABS보다는 복잡해진다.

운전자의 머릿속으로 계산하는 제동과는 완전히 다른 제동이 걸려도 어쩔 수 없다. 각각의 휠마다 제동력이 다른 것이다. 그전까지는 핸들링이나 브레이킹으로 무게중심을 이동시켰으나 이제는 컴퓨터가 조절한다. 사람은 조향과 브레이크를 밟는 일만 하게 되었다. TCS의 제어알고리즘이 이상하더라도 어쩔 수가 없다. 그러나 제어 시스템은 많은 테스트를 거쳤다고 하니 문제가 없기를 기대해야 한다. ABS에서 더 진보한 시스템으로 변한 것이다. 너무 구동력이 강하다고 판단이 되면 TCS는 가속페달로부터도 운전자를 제외시킨다. 얼어붙은 눈길에서 차를 뺄때 서서히 가속페달을 밟는 것처럼 필요하면 엔진의 힘을 증가시키거나 줄여버린다.

그 결과 코너링에서 충분히 고속으로 빠져 나올 수 있는 길도 TCS가 개입하면 속도가 줄어들며 싱거운 운전이 되어 버린다. 어떤 차종들은 너무 일찍 개입하여 운전의 재미를 줄여버리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적인 운전자가 차를 위험한 상태로 빠뜨리는 일은 줄어들게 되었다. 상당한 실력이 있어야 빠져 나올 수 있는 코너링 코스도 별다른 문제없이 핸들링만으로 빠져 나오게 변한 것이다. 적은 케이스이기는 하지만 반대로 TCS가 개입하여 차를 오버스티어나 언더스티어를 일으켜 까다로운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대부분의 운전자는 ABS와 마찬가지로 TCS가 개입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차를 달리고 있다. 그러나 차의 시동을 걸때 점멸하는 파란색 TCS의 경고등은 TCS가 붙어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조금 더 확실한 존재감이 나타나는 경우는 센서가 오작동하며 주행 중에도 경고음이 나오는 경우이다. ABS 경고등과 마찬가지로 TCS 경고등은 무시하면 아주 곤란한 일이 벌어진다. 브레이크와 액셀레이터에 컴퓨터가 어떤 신호를 보낼지 걱정이 되는 순간이다.

결국 사람이 할 수 있는 여지는 많이 줄어버린 상태다. 차에 붙은 일종의 주행로봇인 TCS는 편리하기도 하고 그 반대이기도 하다. 이런 기계적 독재는 주행제어 시스템인 Electronic Stability Control(ESC)가 나오면서 더 심해진 상태다. 아마 독자들 차에는 ESC마저도 붙어 있을 것이다. 필자의 개인적 취향은 작고 가벼운 차량으로 TCS나 ESC의 개입이 적게 일어나는 것을 원하는 쪽이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