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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라는 이름으로 인생은 더욱 풍요로워지고
취미라는 이름으로 인생은 더욱 풍요로워지고
  • 김향희 기자
  • 승인 2009.01.19 1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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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香희 기자의 특별한 Book Recipe 14

 당신은 어떤 종류의 취미를 가지고 계신가요? 또 당신이 가장 잘 하는 특기는 무엇입니까? 마땅한 취미나 특기가 없으시다면 그건 좀 곤란한데요. 누구나 스트레스 가득한 일상에서의 탈출을 꿈꾸고 그 한가운데에 자신의 또 다른 열정을 집중시켜 주는 것이 바로 취미나 특기가 갖는 미덕일 것입니다. 이번 주 테마는 바로 ‘취미와 특기’입니다. ‘윤광준의 생활명품’은 명품 수집에 일가견을 가진 저자 나름의 애장 명품에 대한 사연을 전하고, ‘백인백색’은 말그대로 백가지 색깔의 서로 다른 고수 의사들이 전하는 취미와 특기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좋은 물건은 좋은 사람의 철학을 닮았다 윤광준의 생활명품 윤광준 글.사진/ 을유문화사

저자는 사진작가다. 또 사진 만큼 오랜 시간을 천착해 온 분야가 바로 오디오란다. 특히 나름 명품에 대한 일가견적인 식견을 가진 저자는 좋은 물건에 욕심이 많은 명품 애장가다. 그러나 저자가 말하는 명품은 일반적인 명품과는 사뭇 다르다. 단지 “사 모으기 위해서가 아니라 즐길 수 있어야 미덕”이고 또 “물건은 시간이 담겨야 아름다워진다”고 조언한다. “일상에서 마주치는 모든 것들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사소한 것”마저 흘려버리지 않는다. 그의 촉수에 걸린 대상은 모두 사진이나 글로 바뀌어 삶의 풍요와 즐거움이 된다”는 것. 따라서 손때 묻은 저자의 물건들이 그의 이력서처럼 시간과 추억을 함께 들려준다.

빈센트 반 고흐, 파블로 피카소, 어니스트 헤밍웨이 등 예술가들이 사랑한 전설의 수첩 몰스킨을 통해 기억의 도구로 여전히 위력을 발휘하고 있는 아날로그의 가치를 얘기한다.

또 “진정한 고급스러움이 무엇인지 아는 장인의 물건”이라는 빌링햄 카메라백은 “편리한 기능만을 우선한 천박함 대신 사용자의 감성을 웃도는 아우라가 담겨 있다”는 설명이다. 파버카스텔과 비스콘틴 만년필, 스티클리 의자를 통해 저자 역시 격에 어울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전하고 의식의 정교함까지 잰다는 자의 명품 ‘신와철자’와 와인오프너 ‘코르키’는 와인의 매력을 배가시키는 중요한 파트너라고 소개한다.

하지만 그의 명품 리스트는 남과 다른 독특함이 묻어난다. 다른 나라에는 결코 없는 ‘전기장판’이나 ‘장수막걸리’와 ‘황남빵’, ‘호두과자’도 모두 최첨단 시대에 행복함을 느낄 수 있는 아날로그 명품이란다.

특히 장수막걸리는 대한민국 명품주에도 올라 있다는 것. 어릴적 추억과 함께 일부러 즐기는 궁벽함은 멋과 풍류의 모습으로 바뀐다고 말한다. “고단하고 힘든 노동을 주흥으로 반전시키는 놀라움이 막걸리의 힘”이고 “단돈 1000원으로 누릴 수 있는 기분좋은 취기”이자 행복이라는 막걸리 명품론이다.

한편 좋은 취향과 선택은 인생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고 강조하는 저자의 또다른 취미는 커피인 듯. 마치 알라딘 마술램프 같은 칼리타 황동포트와 비알레띠 모카포트, 지센하우스 핸드밀을 통해 커피마시는 일상의 즐거움을 내통하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좋은 물건은 좋은 사람의 철학을 닮고 있고, 그래서 우리는 더욱 자신이 집착하는 브랜드나 아이템에 지름신의 본능을 발휘하며 일상을 지탱하는 또다른 활력소가 되고 있는 것은 아닐지. 그 ‘취미’라는 이름은.

***의료의 고수들, 취미의 매력에 흠뻑 빠지다 백인백색 의협신문국 기획/의협 창립100주년위원회

의사들은 어떤 특별한 취미나 특기를 가지고 있을까? 의협신문에 소개된 ‘의사 백인백색’을 다시 책으로 엮은 이 책은 그림그리기, 클래식 음반 수집, 노래 부르기 등의 취미를 포함해 독특하고도 다양한 취미나 특기를 가진 의사들을 소개한다.

특히 의사로서도 명성을 갖고 있는 그들이지만 취미나 특기에서도 단지 아마추어에 머물지 않는 명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놀랍다.

순천향의대 김연일 교수를 보라. 토요일에는 항공기 조종을 하고 일요일에는 카레이싱을 즐기며 섹스폰 연주와 자신이 작사한 설운도 노래 ‘사랑의 탱고’를 부른다는 다재다능한 취미와 특기의 소유자다. 무엇보다 경비행기로 한 시간정도 하늘을 날면 기분이 좋아지고 평온해지며 “사소한 일로 다투는 일이 부질없어 보인다”고 귀띔한다. 경비행기를 즐기기 위한 비용은? 사실 골프를 하는 것보다 의외로 저렴하단다.

영어.프랑스어.일본어뿐 아니라 라틴어.희랍어.수메르어.이집트 상형문자.산스크리트어까지 외국어와 고대어 공부가 취미인 의사도 있다. 바로 연세의대 여인석 교수다. “정년퇴직 후에는 전 세계 커피농장을 돌면서 좋은 커피를 널리 보급하는 게 꿈”이라는 유필문 교수는 커피칼럼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는 커피전문가다. 가위손 유덕기 원장은 의사출신 미용사로 이미 이름이 알려진 유명인사다. 의료봉사를 위해 미용기술을 배웠다.

쇼트트랙이 취미이자 특기인 김종구 원장은 2004년 동계 전국체전 1000m 결승에서 1위 김동성 선수에 이어 은메달을 따기도 한 전력을 가지고 있고 고서 5만권을 수집한 문효중 원장은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대영박물관은 알고 보면 아일랜드 출신 의사가 기증한 고미술품에서 시작됐다”며 고서수집의 열정을 이어가고 있다.

또 박창영 원장은 “비오는 날이나 기분이 우울할 때 통기타 반주에 맞춰 요들을 부르면 기분도 마음도 밝게 된다”는 요들송 마니아. 그러나 박 원장이 본격적으로 요들송을 배운 것은 대학때 친구들과 ‘요트클럽’인줄 알고 찾아간 곳이 바로 ‘요들클럽’이었다는 것. 요들송의 대부 김홍철씨와 TV 출연도 함께 할 정도로 요들송의 대가로 일컬어진다.

이외에도 열쇠고리 수집과 접시수집, 우표수집과 화폐수집 마니아도 있고 피아노나 바둑, 골프, 만화, 스쿠버다이빙, 수상스포츠 등 57명의 의사들이 심취한, 일상을 더욱 풍요롭게 하는 취미와 특기의 세계를 전해준다.

이제 당신도 일상의 재발견과 삶을 풍요롭게 해줄 취미나 특기 하나쯤 가진다면 어떨까.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여행자의 로망 백서 박사, 이명석 지음 | 북하우스

일상의 탈출구인 여행은 모든 사람들의 로망이다. 특히 여행이 취미라면 더욱 부러움의 대상이 된다. 이책은 여행이 취미이고 싶은 사람들이 한결같이 꿈꾸는 여행에 관한 100가지 로망을 담았다. 커피 한 잔의 로망, 컬렉션의 로망, 바람의 로망과 같이 자질구레하지만 그 누군가에게는 엄청나게 중요한 것일 수도 있는 여행의 즐거움을 일깨워준다.

****한 천재의 은밀한 취미 - 레오나르도 다 빈치 레오나르도 다 빈치 지음 | 책이있는마을

천재들은 어떤 취미를 가지고 있을까. 특히 르네상스의 천재화가이자 과학자였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면? 그가 요리에 상당한 취미가 있었다는 사실은 유쾌하다. 정작 본업인 그림 그리기는 뒷전으로 내팽개친 채 오직 요리를 위해 좌충우돌하는 그의 모습이 흥미롭다. 특히 요리에 집착하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전혀 새로운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김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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