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20:31 (목)
아무도 말하지 않는 죄 <99>
아무도 말하지 않는 죄 <99>
  • 의사신문
  • 승인 2009.01.16 16: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술이나 마약 또는 도박 중독은 표면적으로 드러나지만 성 중독은 은밀하기 때문에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성 중독자는 300만명으로 추산되며 이 중 상당수가 음란물 중독이다. IT 산업의 발달로 음란물 중독자수는 나날이 증가되고 심각성은 깊어지고 있다.

포르노는 주로 남자들이 중독되어 있고 음란채팅은 남자보다 여자들이 더 심하다. 남자들은 시각적으로 흥분하는데 반해 여성들은 청각적으로 흥분하는데 그 이유가 있다.

오늘은 결혼한 지 6개월 되는 여자가 어머니와 함께 내원했다. 모녀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이 여자는 남편과 6개월 동안 5번의 성관계를 했는데, 남편은 대화나 친밀함이 없이 혼자 사정하고 끝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문을 걸어 잠그고 포르노를 보며 자위행위를 하는 것 같다고 한숨 짓는다.

조사에 의하면 10대에서 30대의 인터넷 사용자 5%에서 음란물 중독에 빠져 있고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빈약한 자아상을 갖고 있어 만성 우울증으로 이어지며 이로 인해 다른 사람과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 부부관계도 친밀한 성관계를 갖기가 힘들게 되고 포르노와 채팅 등 사이버 성을 통하여 성적 공상과 자위를 하며 성적 만족을 얻고자 한다.

음란물 중독자들은 비밀스럽고 이중적인 생활을 하며 공동체 생활을 하기 힘들기 때문에 자유스러운 직종을 좋아한다. 음란물 중독자들이 대부분 매춘이나 강간이나 근친상간, 아동 성희롱 등 범죄적인 성행위 등으로 발전되지만 음란물 중독으로 고착된 경우도 많다.

성 중독 특히 음란물 중독은 병적인 가정에서부터 시작된다. 특히 가정에서 일어나는 학대는 자녀들이 음란물중독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정서적으로 안정된 사랑이 많은 가정의 자녀들은 포르노와 채팅에 빠지기도 하지만 중독으로까지는 발전하지 않는다.

많은 가정들은 사랑의 의도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수들을 저지르곤 한다. 부모가 건강하게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면 그 가정은 전반적으로 병적으로 되기 쉽다. 예를 들어 학교 성적으로 남들과 비교를 한다든지 소질도 없는 운동이나 악기를 강압적으로 배우게 한다면 일종의 학대가 되는 것이다.

가정이 건강하지 못할 때 그 가족들이 깊은 상처를 입게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그런 가정의 아이들은 성적활동을 통해 쾌감을 만들어 냄으로써 가정의 상처와 그와 연관된 고통스러운 감정으로부터 도피하려 한다. 이때 사용되는 것이 포르노와 채팅과 음란 전화다. 도박이나 마약이나 술을 접할 기회가 없는 자녀들은 음란물을 통해 고통스러운 감정을 마비시키려 한다. 음란물 중독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더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된다.

성 중독, 특히 음란물 중독자들은 자신이 중독자임을 인정하는 것이 치료의 시작이다. 그리고 자신의 중독이 상처로부터의 도피와 위로를 찾고자하는 시도에서 비롯된 것임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자신들의 상처가 무엇인지 깨달아야 한다. 병적인 가정을 이해하고 용서하는 것에서부터 치료는 시작된다.

나는 이 새 신부에게 `남편이 상처받은 사람임을 알아야 하고 아내는 돕는 자로서 남편을 칭찬하고 격려하며 기다림으로서 희망을 가질 수 있다'라고 말해 주었다. 어린 신부는 흐느끼기 시작하더니 이윽고 자제력을 잃고 통곡하기 시작하였다, 그녀는 한 시간 동안이나 계속해서 울었다. 성 중독자와 관계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성 중독의 고통은 말할 수 없이 크다.

가정에는 사랑이 식어지고 여기저기서 신음하는 소리가 들린다. 찬바람이 분다. 한강은 얼었고 우리들의 마음은 더욱 차가워졌다. 소리 없는 아우성이 들린다. “이 나라 이 백성의 고통을 보소서, 눈물로 부르짖는 소리 들으소서, 새해에는 이 땅에 치유와 해방과 회복이 선포되게 하소서!”

이주성<인천 이주성비뇨기과의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