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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나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행입니다
더불어 나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행입니다
  • 김향희 기자
  • 승인 2009.01.12 10: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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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香희 기자의 특별한 Book Recipe 13

‘까치밥’이란 말이 있답니다. 감나무 맨 꼭대기에 열려있는 감 몇 개는 추운 겨울날 새들의 먹이로 남겨두었던 옛 어른들의 아름다운 마음이라죠. 미물에게조차 나눔을 실천하던 우리 어른들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단어입니다. 또 ‘콩 하나로 열 명이 나눠먹는다’는 속담도 떠오르는군요.

이번주 테마는 ‘나눔’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어려운 환경일수록 왜 나누면 행복해지는지, 그리고 저자들이 말하는 다양한 나눔의 방법 등을 통해 여러분도 함께 나눔에 동참하는 또 다른 시작이 되시길 기대해 봅니다. 나누면 얼굴도 더욱 멋있어지고 나누지 않는 사람들보다 더 오래 산다네요.

**1%의 나눔으로도 행복해지는 희망 바이러스

성공하는 사람들의 아름다운 습관, 나눔 박원순 지음/ 랜덤하우스

'체크 엔클로즈드(Check Enclosed)'라는 단어가 있다. ‘봉투에 수표가 들어 있다’는 뜻. 기부금을 의미하는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영어라고도 한다. ‘타인능해(他人能解)’는 또 어떤가. ‘다른 사람도 능히 구멍을 열 수 있노라’는 뜻으로 전남 구례 양반대가였던 류씨 집안에 있던 커다란 뒤주에서 유래한다. 엄청 큰 그 뒤주는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필요하면 와서 쌀을 퍼 가라는 주인의 배려에서 만들어진 것”이란다. “덕분에 주변의 가난한 사람들과 지리산 일대 과객들이 자기 집 드나들 듯 편안한 마음으로 쌀을 가져갈 수 있었다”고 전한다.

진정한 성공의 기준이 되는 잣대를 “남과 더불어 살아가려는 마음”이라고 말하는 저자 박원순 변호사는 현재 우리나라 기부 문화를 이끌고 있는 ‘아름다운 재단(www.beautifulfund.org)’의 총괄상임이사다.

“내가 가진 열의 아홉은 누군가에게서 받은 것이라고 생각하며 남과 나누며 살아가려는 마음. 그 마음을 지닌 사람만이 진정 인생에서 성공하는 사람”이고 “성공하는 사람들이 매일 습관처럼 행하는 마음, 아름다운 사람들의 그 마음이 바로 나누는 마음”임도 강조한다.

특히 소시민들의 가슴 뭉클한 나눔사연들을 전한다. 단지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남과 나누는 것이 아닌 “가진 걸 아껴서 기쁨과 행복을 아울러 나눠 가지는” 우리의 아름다운 이웃들이다. 1%라지만 구두 다섯 켤레를 닦아야 나오는 액수를 나누기도 하고 멸치 한 상자와 함께 커피를 파는 노점 수익의 1%를 나누기도 한다. 군에서 사고사한 아들의 어이없고도 생떼같은 목숨값인 보상금 3만원을 기부하고 1%의 나눔에 참여하고 있는 슬픈 사연까지...우리 주변의 보통 사람들이 서로의 마음을 나누는 모습에서 저자는 “나누지 못할 만큼의 가난은 없다”고 말한다. 그들은 자신보다 덜 가진 사람을 먼저 보는 부자인 사람들이고 또 스스로 부자이기 때문에 기꺼이, 즐겁게 나눌 줄 아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는 것.

그렇다면 무엇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헌 옷이나 헌 책, 헌 물건 등 쓰지 않는 것을 기부받아 운영하는 ‘아름다운 가게’와 ‘1% 나누기’는 아름다운 재단의 대표적인 나눔 프로그램이다. 유산의 1%를 기부할 수도 있고 월급에서 1%를 나눌 수도 있다. 나눌 수 있는 것은 꼭 돈만은 아니란다. 보일러 수리, 미용기술, 요리, 디자인 등 자신이 가진 특별한 능력과 기술을 나눌 수 있는 ‘전문성 1% 나누기’도 있고 연예인이나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무용가들 등 ‘자신의 끼 1%’를 나눌 수도 있다. 자신이 가진 재능과 끼를 아름다운 재단이 주관하는 행사를 돕거나 공연 수익금을 기부하는 방식인 것. ‘기념 1% 나누기’는 결혼, 입학, 생일 등 기념하고 싶은 날 아주 특별한 선물로 그날을 기념하기 위해 기부할 수도 있다. 이 외에도 금연 1%, 금주 1% 등 기부자의 뜻에 따라 맞춤형으로 나누고 싶은 모든 영역에서 1%의 작은 후원을 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나눔 바이러스는 받는 사람만 행복하게 하는 것이 아닌 주는 사람에게도 넘치는 행복을 안겨주는 진정 우리가 함께 행복해지는 아름다운 희망인 것이다.

**최악의 선택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것이다

히말라야 도서관 존 우드 지음/ 세종서적

“우드 씨, 책을 가지고 다시 와주세요”, ‘페리 베타운라(서로를 다시 볼 때까지라는 의미의 네팔어)’. 이 말들은 한 사람의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게 했고 도서관 3000개, 학교 200개, 컴퓨터 교실 50곳, 장학금을 받는 1700명의 소녀, 150만권의 책을 기증하게 하는 원류가 됐다. 빌 클린턴이 “말보다는 행동하는 사업가”라고 극찬했고 오프라 윈프리는 세상을 변화시킨 20명의 인물 중 하나로 꼽은 사람. 특히 주먹구구식 자선사업에 변화와 혁신을 도입한, 무엇보다 한 개인의 신념과 실천이 거대한 네트워크가 되어 나눔을 전파하고 있는 존 우드다.

한때 마이크로소프트 중국지사의 촉망받는 30대 이사였던 저자가 휴가차 네팔 트레킹에 참가하면서 우연히 방문한 히말라야 학교의 도서관 실태를 본 후 히말라야 도서관을 시작으로 책과 도서관, 학교를 지어주는 NGO 단체인 ‘룸투리더(Room to Read)’의 CEO로 활동하며 열정을 다한 이야기를 담았다.

그의 열정과 미국의 다양한 후원금 모금파티, 뿌리 깊은 기부 문화가 내심 부럽다.

또 단지 후원으로만 끝나는 NGO 단체가 아니라 도서관과 학교를 지을 때 지역사회의 참여와 협력을 꼭 요구한다는 것도 인상적이다. 후원자들이 벽돌과 시멘트를 제공하면 마을 사람들은 노동력과 땅을 제공하고 도서관이 문을 연지 3년이 지난 뒤에는 도서관을 자체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자립기반을 만들어주는 데 힘을 기울인다. “프로그램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지역주민들이 적은 돈이나 노동을 제공하는 것”이고 렌트카를 청소하는 사람들이 아무도 없듯이 “사람들은 자신의 소유라고 느끼지 못하면 오랜 기간 유지하려 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의 소유라고 느끼게 하는 것”이라는 설명.

무엇보다 저자는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얻은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와 경영방식을 룸투리드에 적용했다. 일명 ‘비영리 마이크로소프트’로 통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힘들 것 같은데” 대신 “어떻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해결방안을 찾고 결과에 집중한다. 또 우수한 직원들이 입을 닫고 있으면 그 조직은 정체에 빠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더 걸리더라도 많은 의견을 듣고 서로의 의견을 교환하는 등 토론을 권장한다. 숫자에 강한 문화 역시 단순히 숫자만을 아는 것이 아니라 사업 그 자체를 아는 것이며 숫자를 구체적으로 알고 있다는 것은 그 일에 열정을 가지고 있다는 확실한 증거임을 말한다. 그리고 NGO가 단순히 봉사자들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하는 환경이 아닌 최적의 근무환경과 복리후생을 제공하는 등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영방식을 자선에 도입함으로써 룸투리더의 희망을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는 큰 특징이 되고 있다.

“실천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은 실천하고 있는 사람을 비난해선 안된다”는 중국 속담 또한 이 책을 읽은 후의 오랜 여운 중 하나다.

이처럼 아름다운 나눔의 신념에서 시작된 룸투리더의 활동을 통해 “관심, 끈기, 열정, 의지를 가지고 새로운 학교, 도서관, 컴퓨터 교실은 계속 조각을 채워나갈 것”이라는 저자는 오늘도 수백, 수천만 명의 아이들이 너무 오래 기다리지 않도록 꿈과 희망의 열정적인 나눔을 펼쳐가고 있다.

한 개인의 신념과 개인과 개인의 작은 나눔의 정성들이 결국은 세상을 변화시키는 대단한 힘의 원동력이라는 사실이 새삼 경이롭기까지 한 가슴 따뜻한 책, ‘히말라야 도서관’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내일은 맑음 - 쓰레기 더미에서 피어난 꽃, 지라니합창단 이야기 지라니문화사업단 지음 | 북스코프(아카넷)

MBC 'W' 특별기획 ‘세상을 바꾸는 작은 힘’편에 소개된 케냐 지라니어린이합창단 이야기를 담은 책. 세계 3대 빈민가 중 하나인 고로고초 마을 아이들이 세계 최고의 무대에 올라 노래하기까지의 여정을 담았다. 우리나라 NGO 단체인 지라니문화사업단과 바리톤 김재창씨, 아무런 조건없이 후원금을 지원한 울산의 한 기업 등 이국에서 펼쳐지는 나눔의 감동을 전한다.

****나눔을 실천한 따뜻한 강철왕, 카네기 다나 미첸 라우 지음 | 아이세움

오늘날 나눔과 기부의 본보기가 되고 있는 강철왕 카네기의 이야기다. 성실하게 일하고 비범한 재능을 한껏 발휘해 많은 돈을 번 사업가이자 그것을 사회에 환원한 사회 복지가로서 카네기는 미국에서 뿌리깊게 내려오는 기부의 전통을 이어가는 데 좋은 근거가 되고 있다. 또 이것이 바로 우리가 카네기를 읽는 이유기도 한 까닭이다.

김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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