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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2008, 당신의 한해를 되돌아보며
아듀 2008, 당신의 한해를 되돌아보며
  • 김향희 기자
  • 승인 2009.01.09 12: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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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香희 기자의 특별한 Book Recipe 11

“우물쭈물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다” 바로 영국의 유명한 극작가 버나드 쇼의 묘비명인데요. 그저 바쁘게만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경종을 울리며 회자되고 있는 말이기도 합니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되면 언제나 그렇게 일 년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말 그대로 일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다사다난’ 했던 한 해, 잠깐 시간을 멈추고 여러분들의 한해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선물하는 것은 어떨까요.

이번 주에 소개하는 두 권의 책은 자신의 한 해와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법정스님의 ‘아름다운 마무리’, 그리고 파울로 코엘료의 ‘흐르는 강물처럼’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깊은 내공을 지닌 두 삶의 통찰자들과 함께 깊은 사유의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이자 새로움입니다

아름다운 마무리 법정 지음 | 문학의숲

한 해가 빠져나가는 지금, 인도의 자이나교에는 1년에 한번 ‘용서의 날’이 있다고 한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고 땅과 공기, 물과 불, 동물과 사람 등 모든 존재에게 해를 끼친 것에 대해 용서를 빈다는 것이다. 한 해가 저무는 길목, 우리 역시 지나온 날들을 되돌아본다.

이 책은 “무엇을 위해 살았는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과연 나 자신답게 살아왔는지를” 묻기도 하며 우리 시대 최고의 성찰을 보여주는 법정스님의 삶의 에세이다.

‘무소유’를 통해 삶의 단순함과 비움을 강조해온 법정스님은 이번에는 ‘소중한 오늘’을 살아가라고 전한다. “삶은 소유가 아니라 순간순간의 ‘있음’이다”고. 따라서 “모두가 한때일 뿐. 그 한때를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어야 한다”는 것.

특히 “삶은 놀라운 신비요, 아름다움”이며 무엇보다 “그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이자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랜만에 산문집을 낸 법정스님은 은은한 차 향기처럼 그렇게 우리에게 계절과 시간에 정말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마무리’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렇다면 법정스님이 말하는 ‘아름다운 마무리’란 과연 어떤 것일까? 바로 “삶에 대해 감사하게 여기는 것”이다.

또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것, “일의 과정에서, 길의 도중에서 잃어버린 초심을 회복하는 것”이다. “일의 결과나 세상에서의 성공과 실패를 뛰어넘어 자신의 순수 존재에 이르는 내면의 연금술”인 ‘내려놓음’이 아름다운 마무리라고 전한다.

‘비움’은 또 어떤가. “채움만을 위해 달려온 생각을 버리고 비움에 다가가는 것”. 그 비움이 가져다주는 충만을 통해 자신을 채워가는 것인 동시에 심각함과 복잡함을 내려놓고 천진과 순수로 돌아가 존재의 기쁨을 누리라”고 당부한다.

무엇보다 지금이 바로 그때임을, “과거나 미래의 어느 때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이 나에게 주어진 유일한 순간임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삶은 “순간순간이 아름다운 마무리이며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나간 모든 순간들과 기꺼이 작별하고 아직 오지 않은 순간들에 대해서는 미지 그대로 열어 둔 채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이는 일이라고. 바로 현재를 살아가라는 것이다. ‘현재를 즐겨라’라는 글이 새삼 떠오르는 구절이다.

또 아름다운 마무리는 용서이고 이해며 자비인 동시에 자연과 대지, 태양과 강, 나무와 풀을 돌아보고 내 안의 자연을 되찾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 너무 어렵다. 하지만 법정스님은 ‘아름다운 마무리’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임을 강조한다.

그러면서 “한 해가 다 지나도록 손대지 않고 쓰지 않는 물건이 쌓여 있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소용없는 것들이니 아낌없이 새 주인에게 돌려”주란다. 진정한 부자란 “불필요한 것들을 갖지 않고 마음이 물건에 얽매이지 않아 홀가분하게 사는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부자라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열린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안으로 느낄 수 있으면 어떤 대상에서 아름다움을 만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또 “행복할 때는 행복에 매달리지 말라. 불행할 때는 이를 피하려고 하지 말고 그냥 받아들이라”며 자신의 삶을 매 순간 지켜보라고 강조하는 법정스님은 ‘친절’을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종교”라고 얘기하고 “계절이 바뀌면 달력만 넘길 게 아니라 낡은 틀에서 벗어나 틀을 마련할 줄도 알아야 한다”며 고정불변의 사고를 경계한다.

“차지하거나 얻을 수 없는 것을 가지려고 할 때 우리는 가난해진다. 그러나 지금 가진 것에 만족한다면 실제로 소유한 것이 적더라도 안으로 넉넉해질 수 있다. 우리가 적은 것을 바라면 적은 것으로 행복할 수 있다”는 법정스님.

“깨어있고자 하는 사람은 바로 그 순간을 살 줄 알아야 한다. 저마다 최선의 장소는 현재 자신이 처해있는 바로 그 자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지금 여기’의 화두 역시 송구영신, 한 해를 보내는 12월에 명심하고 또 명심할 점이다.

**바다에 다다를 때까지 두려움도 슬픔도 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파울로 코엘료 지음 | 문학동네

최소한 나에게는 그랬다. ‘연금술사’는 성경을 통찰하는 책이었고 그런 면에서 작가 코엘료는 ‘거성’이었다.

“깊은 밤을 흐르는 한 줄기 강물처럼 두려움도 슬픔도 없이 나아가라 마침내 바다에 다다를 때까지...”

이 책은 코엘료가 만나고 경험한 따뜻하고 가슴 뭉클한 101가지 이야기들을 첫 산문집에 담았다. 당연 당신이 꿈꾸던 인생을 살아 가라고, 우리 앞에 놓인 오직 한번뿐인 ‘오늘’을 살아가라고 전한다.

연필 한 자루에도 삶의 화두를 풀어놓는 코엘료. 물론 그의 내공을 생각하면 전혀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말이다.

할머니와 손자의 얘기를 통해 연필 같은 사람이 될 수 있다면 조화로운 삶을 살 수 있음을 전한다.

“연필을 이끄는 손과 같은 존재”가 우리에게 있고 그 존재는 바로 언제나 우리를 당신 뜻대로 인도하시는 ‘신’이라는 것.

또 “가끔은 쓰던 걸 멈추고 연필을 깍아야 할 때도 있다는 사실”을 통해 그렇게 고통과 슬픔을 견뎌내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당부한다.

그리고 연필 끝에 달린 지우개의 의미는 바로 실수를 지울 수 있는 점이라며 “잘못된 걸 바로잡는 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옳은 길을 걷도록 이끌어”준다고 말한다.

특히 연필의 가장 중요한 것은 “외피를 감싼 나무가 아니라 그 안에 든 심”이란 사실이다. 이것은 늘 우리 마음 속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라는 의미란다.

마지막으로 연필은 항상 흔적을 남긴다. 따라서 “네가 살면서 행하는 모든 일 역시 흔적을 남긴다는 걸 명심하렴. 우리는 스스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늘 의식하면서 살아야 하는 거”라고 할머니는 얘기한다.

코엘료는 산을 오르면서도 열한가지 방법을 통해 인생을 통찰하고 ‘사랑, 그것이면 충분하다’고도 말한다. 또 그의 끈질긴 독자와의 인연을 통해 세상의 어떤 소통방식도 먼저 상대와 직접 만나 눈을 맞추는 것보다 나은 것은 없다고 전해준다.

“삶이 있는 곳에 희망도 있다”는 코엘료. 죽어서 화장을 원하고 그래서 또 묘비명이 필요치도 않지만 굳이 묘비명에 새길 한 문장을 택하라면 “그는 살아서 죽었다”란 말이었음 좋겠다는 그.

아크바에 나타난 현자를 통해 ‘내가 가진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기도 한다.

바나나를 통한 우화 역시 인상적이다. 썩은 바나나는 “제때 쓰지 않아서 흘러가버린 인생”임을, 그래서 또 이젠 너무 늦었다고 이야기하고 초록빛이 도는 바나나는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인생”이며 이것 역시 “때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 그렇다면 잘 익은 바나나는? 그저 껍질을 벗겨 맛있게 먹으면 된다고 말한다. “이것이 현재입니다. 두려움이나 죄의식 없이 맛있게 드시는 법을 배우세요”라는 것.

코엘료 역시 삶의 가장 소중한 순간은 바로 ‘현재’임을 거듭 당부한다. 현재, 오늘이 “아름다운 이유이자 우리가 여유를 가지는 동시에 매초를 소중히 하고 필요한 순간에는 휴식을 취해야 하고 두려운 순간이 닥치더라고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서로를 가르는 차이점만을 볼 것이 아니라 “좀더 애정을 가지면 우리가 가진 공통점들이 먼저 보일 것”이라는 코엘료는 ‘법구경’, ‘메블라나 잘랄루딘 루미’, ‘선지자 무함마드’, ‘나사렛 예수, 마태복음 7장 7~8절’, ‘평화를 위한 유대인의 기도’와 ‘중국, 노자’의 말을 인용한 ‘마지막 기도문’은 삶에 있어서 모든 것은 관통한다는 것임을 알게 해준다.

우리 모두 현재의 자신의 삶을 위해 치얼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내려놓음 - 내 인생의 가장 행복한 결심 이용규 지음 | 규장

내려놓는 삶이란 무엇일까. 매일의 필요를 채우는 물질과 안정된 미래, 명예와 인정받음에 대한 욕구, 가지려할수록 공허해지는 욕심을 내려놓으면 진정한 삶의 가치와 하나님을 만날 수있다고 이 책은 말한다. 하버드에서 박사학위를 받자마자 안정된 미래 대신 가족 모두가 몽골 선교사로 헌신한 이용규의 이야기를 통해 하나님께 하나씩 내려놓는 삶을 배워나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마지막 강의(The Last Lecture) 랜디 포시, 제프리 재슬로 지음 | 살림

췌장암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 받은 랜디 포시 교수의 마지막 강의를 담은 동영상은 유투브를 통해 전 세계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작별인사’로 회자되는 이 책은 랜디 포시의 인생과 그가 우리에게 부탁하는 소중한 가치들을 담고 있다. 장애물을 헤쳐 나가는 방법, 다른 사람들이 꿈을 이룰 수 있게 돕는 방법, 모든 순간을 값지게 사는 방법 등 삶을 살아가는 즐거움과 용기를 전해준다.

김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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