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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의 중심에서 의학과 의료를 만나다
TV의 중심에서 의학과 의료를 만나다
  • 김향희 기자
  • 승인 2009.01.09 12: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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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香희 기자의 특별한 Book Recipe 10

'바보상자'는 과연 '바보'일까요. 이것의 정답만은 ‘아니오’라고 말하고 싶네요. TV를 켜면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들은 특히 교양과 휴먼, 전문지식을 겸비한 또 하나의 정보의 창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번주 테마는 TV에서 만나는 의학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입니다.

*기적보다 뜨거운 우리나라 최고의 의사들

명의-심장에 남는 사람 EBS ‘명의’제작팀 지음 / 달

기존의 의학 프로그램이 병으로 고통 받는 환자의 투병이나 질병에 초점을 맞췄다면 EBS ‘명의’는 그 병을 고치는 우리나라의 ‘의사’에 초점을 둔 50분짜리 다큐멘터리다.

매주 금요일 밤 방송, 2007년 2월부터 지금까지 80명 이상의 명의와 시청자들이 만났다. 그 가운데 열여덟 분의 이야기를 다시 책으로 묶었다.

“50분 방송에서 다 하지 못한 이야기들과 진료실 밖의 모습, 그리고 그들의 노력과 인생”을 담아보고 싶었다는 제작팀이다.

제작팀들은 말한다. 삶의 소중함과 진정한 용기를 가르쳐준 사람들이 바로 이 땅의 ‘의사들’이란 것을. 또 “유명한 의사가 되는 일보다 좋은 의사가 되는 게 더 중요한 의사 선생님. 사람들이 왜 의사를 ‘선생님’이라고 부르는지 알 것 같다”고.

“...피할 수도 막을 수도 없지만, 병과 싸워볼 수 있는 기회와 용기를 주는 명의들...그들은 보고만 있어도 눈가에 뜨뜻한 습기가 어리는 작은 희망의 조각들이었다”고.

그들은 수술 잘 하는 의사만 있으면 되는 게 아니라 ‘팀 파워가 바로 명의’라고 말하기도 하고 수술대에 긴장하고 누워 있는 사람들의 찬 손을 꼭 잡아준다.

특히 부족한 진료시간이 미안해 시작하게 된 ‘노동영 박사의 Q&A’ 상담코너를 읽는 나에게는 적지않은 감동이다.

아무리 바빠도 환자들이 올린 질문에 하루를 넘기지 않고 답변을 해 주는 것으로 유명한 이곳은 만 4년만에 질의응답이 2만 건을 넘었고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이 질문을 분석해 행동심리학에 관한 논문을 냈을 만큼 의학계에서 주목을 끈 마라톤 기록이라는 것이다.

“재발에 대한 두려움, 과연 얼마나 더 살 수 있을지 알고 싶은 환자들의 인간적인 절박함. 하지만 노동영 교수는 웃음 섞인 목소리로, 또 가끔은 따끔한 목소리로 훌훌 털고 일어나 지금, 여기, 오늘의 행복과 즐거움을 만끽”하며 살아가라고 말한다.

이처럼 인생 대부분을 환자와 함께 보냈고 그래서 또 행복하다는 이 땅의 명의들이다. “산 환자는 기억하지 말고 죽은 환자만을 기억하라. 그래서 절대 똑같은 원인으로 환자를 떠나보내는 일을 만들지 말라”고 끊임없이 채찍질하고 “환자 없는 의사는 존재할 수 없다”며 “의사가 제일 먼저 생각하고 제일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사람이 바로 환자”임을 강조한다.

“의학적 지식은 기본이며 의사의 품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 단지 손호영 교수 한 사람만의 가르침이 아닌 우리나라 ‘명의’의 공통적인 가르침이다.

명의들은 그랬다. 반쪽짜리 김밥이나 불어터진 자장면으로 점심을 대신하기도 하고 일요일의 첫 식사가 수술을 마친 오후 6시의 컵라면이 되기도 한다.

피가 모자라면 스태프들이 나란히 누워 피를 뽑는 건 예사고 취미가 ‘논문 보기’라고 할 정도로 늦은 밤까지 연구실 불을 밝히며 공부한다.

방사선 때문에 머리가 빠지고 손 마다마디엔 굳은 살이 박히고 수술실을 반복하는 일상. 더욱이 일년에 한번 될까말까한 가족외식을 병원 구내식당에서 했다는 이승규 교수의 일화 뿐 아니라 대부분의 그들의 삶이 이랬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공부 잘하고 똑똑해서 의사가 된 그들”이 제작진들이 보기엔 “대한민국에서 가장 고된 노동을 하고 있었다”고.

그런데 또 더욱 놀라운 것이 있단다. “제작기간 내내 단 한 명의 의사도 자신이 고되고 힘들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고.

“새로운 응급환자가 들어오면 기꺼이 자신의 잠을 희생하고 어느 병원에서 뇌사자 장기 기증이 있다면 새벽이라도 그 병원으로 소풍가듯 아이스박스를 들고 달려”가고 “그 몹쓸 피로와 고단함을 이겨나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나 “낮밤이 따로 없고 세상사와 무관하게 오로지 자신을 희생해가며 스스로가 연구에 몰두하는 이들”이 단지 돈과 명예만을 좇는다면 이렇게까지 힘들게 ‘의사’란 일을 감내하지는 못할 것이다.

“의사를 신뢰하는 환자를 위해 부드럽지만 결코 꺾이지 않는 강한 책임과 애정을 갖고 질병과의 싸움에 함께 동행”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명의’라는 호칭을 얻기까지에는 누구보다 자신들에 대한 철저함이 숨어 있다. 끊임없는 노력과 자기 반성, 그리고 환자에 대한 애정 말이다. 책을 읽는 내내 그저 존경스럽기만 할 따름이다.

환자만이 병마와 싸우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그들의 헌신이 얼마나 많은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명의, 따뜻한 그들이 있어 참 안심이고 행복하다.

**인체와 건강의 궁금증, 과학으로 풀다

과학카페 KBS ‘과학카페’제작팀 지음 / 예담

의학과 과학은 보통 사람들과 뗄레야 뗄 수 없는 분야다. 매주 토요일 저녁 KBS 1TV에서 만나는 ‘과학카페’는 보통 어렵고 일상생활과 멀다고 느끼는 과학을 우리 일상으로 들여와 흥미로운 실험과 국내외 전문가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하는 과학 다큐멘터리다.

책으로 만나는 ‘과학카페’는 신비로운 인체의 비밀과 내 몸이 보내는 신호 등 그동안 알지 못했던 우리 몸속 비밀에서부터 로봇의사에 이르기까지 최신 의학 정보를 과학적인 방법으로 재미있게 알려준다.

특히 “환자들을 고통에서 구해주기 위해서, 또는 더 편리하고 쾌적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발전하는 것이 과학의 사명이기 때문”에 ‘과학카페’는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틱 장애, 활성산소, 암을 이기는 먹을거리부터 최첨단 의료장비인 로봇의사들까지 다양한 의학 정보들로 가득하다.

‘신비로운 인체의 비밀’, ‘내 몸이 보내는 신호’, ‘밥상이 보약이다’, ‘건강 100세를 꿈꾸다’ 등 총 4Part로 구성된 이 책을 통해 “그윽한 과학의 향기를 음미하라”고 소개한다.

잠 안자고 공부하면 말짱 도루묵임을, 우리가 말하는 벼락치기의 마술은 일장춘몽이라며 기억하려면 잠을 자라고 ‘수면의 과학’을 말한다. 또 ‘바람피우고 싶은 뇌’, ‘매력적이나 치명적인 유혹, 알콜’, ‘카페인의 두 얼굴’에 대해서도 중요한 과학의 메시지를 전한다.

또 ‘후각의 비밀, 내짝은 코가 먼저 안다’, ‘미인은 뇌가 먼저 알아본다’, ‘웃는 표정은 만병통치약’임을 알려준다.

“과학의 진정한 목적은 인간 생활에 새로운 힘과 발견을 주는 데 있다”고 영국의 철학자 베이컨은 말했던가.

과학의 발전은 의료의 발전에 또 다른 희망을 심어부고 있는 가장 큰 혜택을 부여했다.

특히 “의사들의 진료와 수술의 모든 것을 가능케 한 힘은 바로 과학”이고 “과학으로 진화한 21세기 최첨단 수술실에는 한층 완벽해진 의사를 만난다”고 설명한다.

바로 인터넷을 통해 먼거리에서 실시간으로 원격조정이 가능한 수술용 로봇들이다. “로봇공학과 통신기술의 결합, 과학의 진보가 낳은 또 하나의 결과물”이라는 설명이다.

또 수술 로봇 다빈치는 3차원 영상을 제공하는 고성능 카메라가 달린 내시경이 의사 눈을 대신하고 세 개의 로봇 팔에 달린 미세하게 움직이는 집게가 의사의 손을 대신한다. 로봇의 눈과 손을 빌어 더 높은 수준의 의술을 펼치고 있는 것.

이처럼 “회진로봇에서 최첨단 의료장비까지 의사의 눈을 대신하고 의사의 손을 대신하는 21세기의 수많은 첨단 의료기기들. 이들을 탄생시킨 과학자들은 지식으로 사람을 치료하는 또 다른 의미의 의사들”인 셈이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생로병사의 비밀 KBS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팀 | 가치창조

건강 라이프 스타일을 제시한 의학다큐멘터리 프로그램 '생로병사의 비밀'은 전문적 지식을 알기 쉽게 풀어낸 내용으로 인기를 모았다. 다큐멘터리 방영 이후 책으로 출간되어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생로병사의 비밀’은 현재 시리즈 3권까지 출간되었다. 한계수명 120세에 도전하는 장수의 비밀에서 모유, 발건강, 치매, 당뇨 등 국민건강과 보다 밀접한 관련이 있는 주제를 광범하게 다뤘다.

***책으로 보는 SBS 잘먹고 잘사는 법 SBS 잘먹고 잘사는 법 제작팀 | 가치창조

몸과 마음이 건강해질 수 있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SBS 프로그램 '잘먹고 잘사는 법'을 책으로 묶었다. 현재 ‘건강음식대백과’란 부제와 ‘한국인이 꼭 먹어야 할 건강음식 Best 50’을 테마로 한 상·하권 총 3권이 출간되었다. 최고의 의료진,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여 한국인이 꼭 먹어야 할 최고의 건강음식만을 엄선해 영양분석부터 웰빙 요리법까지 제시한다.

김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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