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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00대 명산 : 칠갑산
한국의 100대 명산 : 칠갑산
  • 의사신문
  • 승인 2008.12.22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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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명당이 자리잡은 충남의 알프스

충청남도 청양군 중심부에 위치하며 대치면·정산면·장평면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산으로 높이는 561m로 비교적 낮으나 주변이 평야지대인 점을 감안하면 우뚝 선 봉우리와 산줄기들이 고산의 면모를 전해준다.

백두대간 상의 속리산에서 갈라져 나온 한남금북정맥이 서북쪽으로 전진하다 안성의 칠현산에서 다시 금북정맥으로 갈라져 서산까지 이어지는 산줄기의 중간지점에 위치하고 있다. 그러나 칠갑산은 주변 산줄기들이 금북정맥에 걸쳐 있을 뿐 정작 주봉은 정맥줄기에서 살짝 비껴 나 있다. 정맥에서 가지 쳐 나온 산줄기가 대덕봉과 한티고개를 지나 주봉을 거쳐 명덕봉, 정혜산 등과 이어진다. 산의 능선 사이로 발달한 물줄기들은 대치천·장곡천·지천·잉화달천·중추천 등으로 모아져 금강으로 흘러간다. 산을 타고 흐르는 계곡은 깊고 급하며 지천과 잉화달천이 계곡을 싸고 돌아 7곳에 명당이 생겼다 하여 칠갑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하며 산세가 험하고 주변 산줄기들이 많아 `충남의 알프스'라는 별명이 생겼다.

산이 수려하여 명산의 조건을 갖추려면 능선과 계곡, 기암괴석과 수림 등이 자연적으로 조화를 이루는 산악미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러나 칠갑산은 큰 바위 하나 구경하기 힘든 육산임에도 불구하고 명산으로 불리며 사람들이 많이 찾는 것은 수수하고 순박하며 부담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산을 오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칠갑산은 또한 산세가 주민들과 궁합이 잘 맞는 청양의 진산으로 주민들이 아끼고 가꾸어 명산에 반열에 오른 산이라고도 할 수 있다. 칠갑산의 다양성은 주봉을 중심으로 방사선으로 뻗어 난 5개의 능선에서 나오는데, 이로 인해 산세는 수려하고 능선이 오밀조밀하여 숲으로 울창한 능선이 중첩되어 보여 한 폭의 수묵화가 연상될 만큼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이들 5개의 능선은 또 여러 갈래의 지능선을 거느리고 있어서 산의 밀도가 매우 높은 편이다. 또한 산 주변으로 문화재가 많고 `콩밭 매는 아낙네야∼'로 시작하는 칠갑산이라는 노래로 더욱 유명해졌다.

칠갑산의 유명세에 일조한 것은 대치면 장곡리 등산로 초입 산기슭에 자리잡은 장곡사다. 〈사진〉

신라 문성왕 때 보조선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며 경내에 상대웅전과 하대웅전이 동시에 있는 것으로 잘 알려진 절이다. 좁은 계곡을 따라 상대웅전이 맨 위에 자리하며, 그 아래쪽으로 하대웅전을 중심으로 선설당, 봉향각, 운악루 등이 트인 미음(ㅁ)자 형태를 하고 있다. 상대웅전과 하대웅전은 각각 보물 제 162호와 제 181호로 지정되어 있다.

칠갑산 산행은 주로 장곡사를 들머리로 하여 서릉을 경유하거나, 아흔아홉골을 경유하여 정상에 올라선 뒤 남진하여 남릉을 통해 작은 칠갑산으로 불리는 삼형제봉을 지나 장승공원으로 내려서는 코스를 잡거나, 산의 북쪽인 대치터널앞 칠갑산장에서 북릉을 따라 칠갑산으로 남진한 뒤 서진하여 장곡사로 내려가는 코스를 주로 이용한다. 이밖에 칠갑산 자연휴양림을 들머리로 하여 청소년 수련원을 지나 동쪽 능선길을 따르거나, 천장호 또는 도림저수지에서 도림사를 경유하여 정상에 오르는 등산로도 개설되어 있다. 주요 등산로의 하나인 한티고개 아래로 지금은 터널이 뚫렸지만 고개 좌우로 발달한 산줄기는 예로부터 호서지방을 동서로 갈라 놓은 문화적 변경선 역할을 하고 있었다. 이 문화적 분수령의 영향으로 산의 동쪽은 호남에 가깝고 산의 서쪽은 기호지방에 가까운 성향을 보인다고 한다.

칠갑산 산행의 또 다른 맛은 옛 국도를 따라 오르며 자연을 접하는 것인데, 길가에는 아름드리 벚나무가 늘어서 있어 봄철이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난다. 고갯마루 직전에 콩밭 매는 아낙네상을 만날 수 있고, 고갯마루 정상에는 칠갑산장이 있어 여유만 있다면 자연속에서 하루를 지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산장 부근에 최익현 선생의 의병활동을 기리는 동상이 있으며, 여기서부터 정상까지는 산책로같은 등산로가 이어져 있다. 

서동면〈삼성서울병원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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