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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끝날 때 건네는 농담이 라포 형성에 더 효과적
진료 끝날 때 건네는 농담이 라포 형성에 더 효과적
  • 의사신문
  • 승인 2008.12.15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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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잘하는 의사가 환자 진료도 잘한다 Q&A(25)

라포형성 위한 농담에 환자가 거부감 표현때

Q〉 저는 환자와 가까워지기 위해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오면 가벼운 농담이나 칭찬을 의식적으로 건네는 편입니다. 물론 대다수 환자들은 이러한 농담이나 칭찬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좋아합니다. 그러나 종종 그러한 농담이나 칭찬에 거부감을 표하거나 지레 표정이 굳어버리는 환자들이 있습니다. 그러면 내가 괜한 말을 했구나 싶어 종종 당황스럽기도 합니다.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근다는 말도 있는데 그렇다면 부정적으로 반응하는 소수의 환자들 때문에 이러한 농담을 아예 하지 말아야 합니까? 저는 환자를 적절히 구분해서 농담을 하고 싶은데 농담을 좋아하는 환자와 싫어하는 환자를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A〉 초진환자에게 처음부터 바로 농담이나 칭찬을 건네는 것보다는 진료가 어느 정도 진행된 이후(혹은 진료가 끝날 때쯤) 곧 환자의 성향을 조금이나마 파악한 이후에 농담을 건네는 것이 실수가 적습니다. 처음 진료가 시작된 직후에는 “어디가 불편하십니까?”식으로 환자에게 가능한 열린 질문을 던져 환자가 자신의 현재 건강 상태나 치료에 대한 바람을 자세히 이야기하도록 하고 환자의 답변 스피치 스타일로 환자의 성향을 적절히 파악하시길 바랍니다.

의사는 환자와의 라포 형성을 위해 환자에게 애써 기분 좋은 농담이나 칭찬을 건네는 것이지만, 종종 환자들 중에는 그런 농담이나 칭찬에 부담을 느끼는 분들이 있는 것 같습니다. 아마 굉장히 내성적이거나 평소 농담이나 칭찬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난감한 상황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서는, 환자가 진료실에 들어오는 순간 바로 농담을 건네는 것보다 환자와 본격적인 면담이 시작된 후 진료가 끝날 때쯤(혹은 환자가 나갈 때) 건네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대화를 나누며 환자의 답변이나 이야기들을 듣다보면 환자가 가벼운 농담·칭찬에도 지레 부담을 느끼는 내성적인 환자인지 농담이나 칭찬을 웃어넘길 수 있는 일반적인 환자인지 어느 정도 구분이 될 것입니다. 그렇게 환자의 기본 성향을 어느 정도 파악한 후에 농담을 건넨다면 농담이나 칭찬을 하고 민망할 일은 없을 것입니다.

물론 의사 입장에서는 `초두효과'를 생각해 처음 환자가 들어왔을 때 기분 좋은 칭찬을 건네는 것이겠지만 첫인상만큼이나 끝 인상도 중요합니다. 그러므로 진료가 끝난 후 환자가 일어날 때 “환자 분 배우 누구랑 닮은 것 같아요” “환자 분 참 미인이시네요” 식으로 기분 좋은 농담이나 가벼운 칭찬을 건넨다면 환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처음 진료실에 들어와서 칭찬을 받는 것보다 더욱 진심이 담긴 칭찬으로 받아들여질 것입니다.
 



의학적·논리적 근거로 '안된다'는 원칙 납득시켜야

성형수술 결과가 불만족스럽다고 재수술 요구시


Q〉 수술 중에서도 특히 미적 성형수술은 개인의 주관적인 만족도와 비례하여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문가가 볼 때는 전혀 잘못된 시술이 아닌데 환자가 본인 마음에 들지 않으니까 다시 수술해달라고 한다면 다시 수술 해주어야 하는 것이 맞는 건가요?

A〉 성형외과 전문가적 시각에서 잘못된 시술이 아니라면 재수술은 해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물론 미적 성형수술은 환자의 주관적 만족도가 다른 수술에 비해 매우 중요한 수술입니다. 그러나 재수술을 한다고 재수술 결과 또한 환자의 마음에 100퍼센트 든다는 보장도 없기에 환자의 요청이나 클레임에 이끌려 무조건 재수술을 해주는 것 보다는 의학적 근거를 토대로 처음 수술이 잘못된 수술이 아님을 논리적으로 설명해 환자를 납득시키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즉 전문의로서 의학적 판단에 근거해 잘못된 수술이 아니라면 환자에게 정확히 알려주어야 하는 것도 의사의 책임입니다. 이에 더해 환자가 재수술을 요구할지라도 `안 되는 것은 안 된다'라는 자체적인 원칙과 기준을 정확히 세워둬야 합니다.

환자가 자신의 처음 수술 결과에 대해 시각을 달리하여 만족할 수 있도록 수술 결과에 대해 전문가로서 의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구체적으로 설명하여 결과에 대한 강한 신뢰를 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때는 말에 힘을 싣기 위해 의학 전공서나 학회 발표 자료, 학계 권위자의 이야기, 매스컴 보도, 그 동안 의사로서 경험했던 실제 환자 사례 등 `권위의 효과'를 적절히 이용하셔도 좋습니다.

나아가 미적 성형수술 같이 수술 결과가 환자의 주관적 만족도에 많이 좌우되는 경우는 수술 전 필히 환자와 정확한 상담을 통해 환자의 수술 동기와 목적, 어떤 수술 결과를 원하는지 가능하면 눈앞에 수술 후 모습이 그려질 만큼 생생하게 이야기하도록 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이때는 의미 이해에 오해가 생길 수 있는 주관적 표현이나 단어들은 일체 배제시키고 객관적인 수치나 단어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다음 환자의 동의를 받고 진행해야 합니다. 물론 수술 결과가 조금이라도 잘못되었다면 그것은 병원에 손해가 나더라도 열 번, 스무 번 재수술을 해줘야 합니다.  

이혜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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