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터 스티어링
카운터 스티어링
  • 의사신문
  • 승인 2008.12.11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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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 등 험로 주행시 필요한 주행기술

필자는 거의 20년전 일어난 사고를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경주에서 풍산금속으로 빠져 영천으로 나가는 좁은 국도 위에서 일어난 사고인데 당시 르망을 몰고 있었다. 급한 왼쪽 코너 길을 30m 정도 남겨두고 달려오는 프라이드가 약간 중앙선을 넘는 것을 보고 브레이크에 발을 살짝 올리는 순간 차는 돌기 시작했다. 과속도 아니며 60km 이하의 속도에서 차는 왼쪽으로 돌기 시작한 것이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시골길에는 먼지나 모래가 떨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급브레이크도 아닌 상태에서 차가 돌아갔다는 사실이다. 비가 오거나 눈이 와도 비슷한 일이 곧잘 일어난다. 길이 넓다면 문제가 적겠지만 논 위로 나있는 1차선 국도는 매우 좁다. 차가 급하게 좌측으로 도는 순간 패닉해지기 시작했다. 곧바로 핸들을 오른쪽으로 틀었다. 여기까지는 아무 문제가 없는 수순이다. 문제가 있다면 초인적인 힘이 나와서 핸들을 너무 급하게 돌린 것이 문제였다. 과보정이 일어났다. 차는 다시 중심을 잃고 이번에는 오른쪽으로 논을 바라보면서 돌고 있었다. 머릿속으로 전혀 대처가 안 되는 상태에 대해 “사고라는 것이 이렇게 나는구나”하는 실감을 떠올리며 이번에는 다시 오른쪽으로 너무 돌아버린 차체를 다시 왼쪽으로 돌리고 있었다. 그 순간 차는 길을 벗어나며 사뿐하게 날아간 것이다. 완전히 마법에 걸린 것 같은 순간이었다.
날아가면서 생각하는 것은 안전벨트를 매는 편이 나았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사고의 와중에도 놀랍게 명료하고 집중이 되는 순간이었다. 파란 하늘을 바라보았던 것도 기억난다. 날아가면서 클러치를 밟고 있었는데 착지 시에는 브레이크를 밟지 않은 것이 다행이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엔진은 시동이 걸린 상태로 부릉거리고 있었다. 날아간 차는 안개등 하나가 깨지고 전반적으로 무사해 보였다.

필자와 비슷한 유형의 많은 사고가 브레이크를 밟는 순간 차의 무게 중심이 앞바퀴로 이동하며 뒷바퀴가 미끄러지면서 일어난다. 운전자가 완전히 당황하지 않은 이상 본능적으로 도는 방향의 반대편으로 핸들을 돌리게 된다. 카운터스티어라고도 부르는 본능적인 조작이다. 너무 심하게 돌아버리지 않으면 대부분 카운터스티어 조작만으로 잘 빠져나오는 경우가 많다. 나중에 하나의 운전기술로 발전하면서 카운터스티어링은 미리 의도적으로 시행하는 기술의 일종으로 변해 버렸다.

나중에 필자는 만약 같은 상황을 도로에서 만나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이미지 트레이닝 했다. 공부를 열심히 한 결과 그 길에서의 사고원인 결론은 진입속도가 운전실력에 비해 너무 빨랐다는 결론이었다. 시골길의 흙먼지, 특히 모래가루는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상황으로 대체될 수 있다. 그 다음은 브레이크를 조금 조심스럽게 사용하는 것이다. 차가 코너의 안쪽으로 파고 드는 상황에서의 대처는 그림과 같다. 오른쪽으로 도는 코스에서 뒷바퀴가 미끄러진다. 이때는 급브레이크를 밟으면 안된다. 기어의 변속 같은 것도 불가능하며 급한 액셀링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독자들이라면 어떻게 하겠는가? 오른쪽으로 도는 차에서 당황하더라도 핸들을 더 오른 쪽으로 감을 것인가? 대부분은 본능적으로 왼쪽으로 돌린다. 너무 많이 돌리면 필자처럼 과보정을 일으키고 반대편 길가로 날아가 버린다. 적당히 돌리면서 오버스티어와 카운터스티어 사이를 애매하게 오가면서 운좋게 빠져 나오는 것이 일반적인 케이스다. 눈길에서의 사고는 이런 경우와 아주 비슷하다. 카운터 스티어는 자전거를 타고 가다가 코너링시 넘어질 것 같으면(오버 스티어되면) 반대로 살짝 핸들을 돌려서 넘어지는 사태를 모면한다

그림을 보면서 이미지 트레이닝해보면 좋을 것이다. 운이 좋으면 눈길 빗길이나 필자와 비슷한 상황을 피하거나 피해 나오는 단서가 될지도 모른다.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독자는 유튜브에서 `Cointer Steer'로 검색해 보아도 좋을 것이다. 이 글을 쓰기 전 `Pluspy'라는 제목으로 일본 드라이버의 승용차 주행 동영상들을 보았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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