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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사람도 많이 했다' 식의 동조효과 이용 설득
'다른사람도 많이 했다' 식의 동조효과 이용 설득
  • 의사신문
  • 승인 2008.12.0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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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잘하는 의사가 환자 진료도 잘한다 Q&A(24)

유방·자궁암 환자에게 힘을 중 수 있는 말은?

Q〉 유방암이나 자궁암으로 유방을 절제하거나 자궁을 드러내는 경우, 환자들은 여성성을 잃었다는 상실감에 우울증에 걸리거나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합니다. 그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말들이 어떤 게 있을까요?

A〉 결코 환자 혼자만 그런 시술을 받은 것이 아니라는 것을 정확히 알려주면서, 같은 시술을 받고도 멋지게 살아가는 환자들의 이야기들을 구체적으로 해주시길 바랍니다. 설득 커뮤니케이션 테크닉에 `리스트 테크닉'이란 기법이 있습니다. 이 기법은 다른 사람들의 리스트 명단을 이용해 `다른 사람들도 많이 했다' `이 사람도 했다'는 식으로 동조효과를 이용해 설득하는 것입니다.

일례로 우리가 어떤 서명란에 서명을 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앞서 이미 서명을 많이 해 놓았다면 내가 처음으로 서명할 때보다 거부감 없이 서명을 하듯이 다른 사람들도 많이 하니까 나도 해도 된다는 식의 심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특히 환자가 특별한 시술이나 수술을 받고 비참해하거나 힘을 잃었을 경우에는 이 기법이 매우 효과적입니다. 곧 나 혼자만 자궁을 드러내고 유방을 절제했다고 생각하면 비참할 수 있지만, 의외로 나와 같은 병에 걸려 같은 치료를 받은 사람이 여러 명 된다고 생각하면 일단 이러한 상황을 겪는 것이 나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다소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 그들이 현재 보란 듯이 잘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환자 스스로도 힘을 얻어 잘 살아야 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러므로 의사 역시 이러한 환자에게 `리스트 테크닉'을 적극 활용하여 도움을 주시길 바랍니다. 국내에서 굉장히 많은 환자들이 유방암이나 자궁암으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실제 데이터나 차트 목록을 보여주어도 좋습니다) 유방을 절제하거나 자궁을 드러내더라도 매력적인 여성으로 너무나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는 것을 구체적으로 알려주어야 합니다. 또 나아가 유방 복원술 같은 성형술로 그나마 환자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차선책이 있다는 것도 함께 알려준다면 환자가 힘을 얻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중요사항 앞에서 '쉼'갖고 또박또박 말해야

말이 빨라 메세지 전달력이 떨어집니다.


Q〉 저는 평소에도 말이 빨라서 가족들에게조차 핀잔을 듣습니다. 그런데 특히 진료 시에는 환자가 많이 몰리는 시간에만 몰리다보니 급한 마음에 더 말이 빨라지고 정신이 없습니다. 그러다보니 메시지 전달력도 떨어지고 환자 역시 제 말을 잘 못 알아듣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게 오랜 습관이다 보니 잘 고쳐지지도 않습니다. 저처럼 말이 빠른 사람이 메시지 전달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A〉 말의 속도가 빨라도 메시지 전달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물론 말의 속도를 연습하여 적절한 템포로 만드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겠습니다만 실제 말의 속도를 고치는 것이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기에 부단한 연습이 필요합니다. 만약 꾸준한 연습을 하실 수 있다면, 매일 신문이나 인터넷 뉴스 등 읽을거리를 찾아 최대한 천천히 문맥에 맞게 쉼표를 정확히 지키면서 읽기 연습을 하시길 바랍니다. 세 달 정도만 매일 20분씩 꾸준히 읽기 연습을 하신다면 확실히 말의 속도도 많이 잡히고 발음도 정확해져서 메시지 전달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읽기 연습을 꾸준히 하시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드시다면, 말의 속도는 빠르지만 메시지 전달력을 높일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으셔야 합니다. 우선 당장 실천할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첫째로 전체적으로는 말의 속도가 빠르지만 환자에게 꼭 전달해야 하는 주의사항이나 환자의 병명, 생소한 의학전문 용어 등은 가능한 천천히 또박또박 짚어주는 것입니다.

둘째로 기본적으로 말의 속도는 빠르지만 문장과 문장 사이의 마침표(온쉼표)라도 정확히 지켜주시면 듣는 사람은 상대적으로 메시지가 잘 들리게 됩니다. 또 말씀을 하시다가 중요한 부분 앞에서는 잠시 포즈(쉼)를 주면서 주의를 집중한 뒤 듣는 사람이 귀담아 들을 수 있게 해준다거나, 중간 중간에 듣는 사람이 잠시 정리할 시간을 갖도록 한다거나, 아주 중요한 주의사항 등은 마지막에 다시 한 번 강조해주는 양괄식 전개 방법을 이용한다면 빠른 말의 속도로 인해 전달되지 못한 메시지를 조금이나마 효과적으로 보완할 수 있습니다.

강조 드립니다만 말의 속도가 빠른 만큼 환자가 꼭 알아야 하는 주의사항이나 병명, 의학 전문용어에서라도 가능한 천천히 짚어주시길 바랍니다. 또 중요한 부분에서는 앞에서 잠시 쉼(포즈)를 두면 메시지 전달에 효과적입니다.  

이혜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독자 여러분들께서 진료 커뮤니케이션 상의 궁금한 내용이 있으시면 의사신문(이메일 docnews@hitel.com, 팩스 02-2676-2108, 우편)으로 질문내용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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