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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100대 명산 : 천관산
한국의 100대 명산 : 천관산
  • 의사신문
  • 승인 2008.12.0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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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도해 굽어보는 억새산행 명산

천관산은 전라남도 장흥군 관산읍과 대덕읍 경계에 있는 산으로 높이가 723m로 다소 낮아 보이지만 해변에 우뚝 솟아 있기 때문에 내륙의 1000m급 고산의 느낌을 전해준다. 천풍산·지제산 이라고도 불리며 지리산, 월출산, 내장산, 내변산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중의 하나로 꼽히며 1998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주봉인 연대봉에서 서쪽 대장봉으로 이어지는 주능선은 광활한 육산의 면모를 보이며 나무 한 그루 없이 억새로 뒤덮인 광활한 억새평원을 이루고 있다. 매년 가을 다도해를 굽어보며 하얗게 피어난 억새평원을 걷는 산행으로 산악인들은 국내 최고의 억새 산행지중의 하나로 꼽고 있다. 바닷바람이 거세 무릎 아래에서 찰랑거리는 난쟁이 억새가 특징이며〈사진〉 해질 무렵의 억새밭은 그림같은 만추의 서정을 느끼게 한다. 하얀 가을 억새로 온 산이 뒤덮히는데다 산의 남쪽과 동쪽을 에워싼 바다가 연출하는 아름다움은 산행객의 얼을 빼놓기에 충분하다.

천관산의 주능선이 부드러운 육산이었다면 사방으로 뻗어 나간 주변의 산줄기들은 기묘한 암봉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특히 대장봉을 중심으로 한 주변에는 기암 수석이 무리를 형성하며 수없이 솟아나 마치 무등산의 규봉이나 입석대 그리고 월출산의 암봉군이 축소된 듯한 느낌을 전해준다. 이처럼 수십 개의 봉우리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는 것이 마치 주옥으로 장식된 천자의 면류관과 같아 천관산이라는 이름이 생겼으며, 신라 김유신과 사랑을 나누던 천관녀가 숨어 살았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이같은 바위 봉들은 아기바위, 사자바위, 종봉, 천주봉, 관음봉, 선재봉, 대세봉, 석선봉, 돛대봉, 구룡, 갈대봉, 독성암, 아육탑 등의 이름으로 천관산을 장식하며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서있다.

천관산은 진달래와 동백이 피는 아른한 봄날과 억새가 피는 늦가을에 찾는 것이 가장 좋다. 봄날 천관산 능선길은 진달래꽃이 지천으로 피어나고 산기슭에 군데군데 피어난 동백꽃이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가을이면 정상 능선으로 수만개의 별을 뿌려 놓은 듯한 억새가 장관을 이루는데, 무아지경에 이를 만큼 황홀경을 연출한다.

천관산 산행의 주들머리는 산의 동북방향인 당동. 장천동휴게소, 장천재를 거쳐 왼쪽 능선으로 올라선 후 이 능선을 따라 정상으로 갈 수 있다. 장천동 코스는 계곡비경을 묶어 청풍벽, 세이담, 추월담, 병풍암 등의 장천8경으로 이름난 계곡을 끼고 있어서 경관이 수려하다. 산행로 초입의 장천재는 조선 정조 때의 학자 위백규가 후학을 가르치던 곳으로 관산은 위씨의 집성촌으로도 유명하다.

또 하나의 산행 들머리는 농안리의 천관산자연휴양림을 깃점으로 한 코스이다. 송림, 동백림, 비자림이 울창한 산록의 도로를 7km가량이나 돌고 돌아 울창한 송림을 지나면 휴양림에 도착한다. 이 코스의 볼거리는 동백나무 숲으로 수령 200년을 넘은 나무도 수두룩해 선운사 동백숲 보다 더 큰 느낌을 전해준다. 휴양림 뒤 천관사 능선을 따라 대장봉에 이를 수 있다. 이밖에 남단 수동리에서 불영봉을 거쳐 정상에 이르는 코스도 있다.

천관산의 주변을 살펴보면 동쪽에 보성만이 있어 고흥반도를 바라보고 있고, 서쪽은 강진만 건너 해남군을 바라보고 있다. 동으로는 고흥의 천등산과 팔영산, 서남으로는 해남의 두륜산과 달마산이 또렷하다. 남으로 펼쳐지는 다도해의 풍경은 이 능선에 올라 사방 시원한 조망의 백미를 이룬다. 천관산을 품고있는 장흥은 국토중심의 정동쪽에 있어 유명해진 정동진과 더불어, 국토의 정남향에 자리했다는 정남진으로 서서히 유명세를 얻고 있다. 필자가 천관산을 찾았다 만난 장흥군수도 장흥이 정남진임을 유난히 강조하고 있었다. 
 

서동면〈삼성서울병원 홍보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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