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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심리학은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 그리고 심리학은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 김향희 기자
  • 승인 2008.11.14 15: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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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香희 기자의 특별한 Book Recipe 6

… 그리고 심리학은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11월이란 어감이 갖는 감상성은 마지막 한 장 남은 달력이 갖는 시간의 초조함과 웬지 모를 막연한 공허함을 함께 느끼기에 딱 좋은 달입니다. 날씨는 또 겨울로 접어드는 찬바람의 시린 기운과 주위 풍경으로 삭막함을 더해 줍니다. 특히 세계적인 경제침체와 연일 폭락하는 주가, 정치상황 등 어느 것 한 가지도 우리 마음을 즐겁게 해주지 못해 더욱 우울하시죠. 아, 그렇다고 우울증에 걸리시면 안 됩니다. 자 힘들 내시구요. 이번주 테마는 이런 우리의 마음을 잘 다독이고 달래 줄 따뜻한, 혹은 톡톡 튀는 ‘심리학 이야기’입니다.

심리학이 전하는 초콜릿처럼 달콤한 위로 심리학 초콜릿 김진세 지음/ 웅진 윙스

여기 마법의 초콜릿이 있다. 삶의 에너지를 재충전해 줄 진한 다크 초콜릿, 빠져나올 수 없는 집착의 고통으로 힘들다면 너무나 달콤한 위스키봉봉 초콜릿을, 사람들에게 치여 마음이 복잡하다면 경쾌한 씹는 소리로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준다는 땅콩 초콜릿을, 그리고 사랑이 고픈 당신에겐 그 자체로 달콤한 키세스 초콜릿까지...“무겁고 어려운 심리학 서적이 아닌 핸드백 속의 한 조각 초콜릿과 같이 언제라도 꺼내먹을 수 있는 달콤한 심리서가 되기를 바라며 섰다”는 저자의 바람처럼 이 책은 진하고도 달콤한 초콜릿 향이 가득히 묻어난다.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는 유독 고민과 갈등이 많은 20대 환자들과의 상담에서 얻은 치료경험을 속마음, 중독, 관계 그리고 사랑으로 나누어 알기 쉽게 전개해 나간다. 하지만 그 해결책은 굳이 20대라는 연령대에 국한되지 않는 우리 일상의 공감대기도 하다. 유난히 자존심이 강한 그녀들에게 진정한 자존심은 “나를 진정으로 사랑해야만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충고한다. “나를 잊고 무조건 남의 눈만 의식한다면 자존심은 부메랑처럼 자신에게 다시 날아와서 꽂히는 치명적인 무기가 된다”는 것. 특히 자존심과 자존감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명쾌한 정의는 정말 인상적이다. 둘 다 “긍정적인 삶을 사는 데 많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자존감은 “긍정적인 자신에 대한 평가면서 남들과 비교했을 때 부족할 수도 있고 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만약 둘 중에 하나를 고른다면 자존감이 강한 사람이 되라고 당부한다. 자존감을 세우면 쉽게 상처받지 않을 것이라는 것. 반면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항상 경쟁을 염두에 둬야하고 타인을 의식해야 하기 때문에 결코 행복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질투에 대해서도 자신의 속마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충고한다. 이 질투 역시 “진정으로 자신을 사랑할 때 남의 눈을 의식하지 않게 되고 비로소 진심이 생겨”나고 “진심은 질투를 멎게”하는 힘이 된다고 강조한다. “모든 치유의 과정은 스스로를 인정하고 사랑하는 ‘자기애’로부터 시작”되고 “왜곡된 자기애를 치유할 방법은 진정한 자기애 밖에 없다”는 것이다. 무대공포증, 범불안증, 공황증으로 대별되는 ‘부끄러움’에 대해서는 “자신을 돌이켜보고 새로운 발전을 위한 나 자신뿐 아니라 사회전체를 위해서도 절대적인 덕목”임을, 부끄러워할 줄 모르는 사회의 부끄러움을 지적한다. 또 최근의 문자중독과 블로그, 메신저, 미니홈피의 중독은 외로움이 결국 ‘소통에의 집착’을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하고 인스턴트식 소통이 아닌 “직접 얼굴을 보며 나누는 진솔한 만남과 대화야말로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진정한 소통”임을 강조한다. 이 외에도 다양한 관계맺기와 소통, 인간관계, 신세대의 사랑에 대한 현명한 충고도 아끼지 않는다. 한편 “지난 겨울부터 20대 젊은 여자 생각에 들떠 정신놓고 살던 남편을 걱정스레 지켜보던 아내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며 애교섞인 초콜릿을 선물하는 저자의 다정함까지 느낄 수 있는 달콤 쌉싸름한 책, ‘심리학 초콜릿’이다.

일상 곳곳에 심리학의 날개를 달아볼까 그림으로 읽는 生生심리학 이소라 글․그림/ 그리고책

우선 제목에서 느껴지듯 일러스트 그림으로 풀어낸 점이 새롭다. 관념적이고 딱딱한 심리학책의 고리타분함이 전혀 없다. 그럼 혹 내용이 너무 가볍지 않을까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지금까지 진행된 심리학계의 유명한 심리실험을 함께 소개해 내용의 깊이를 더했다. 이 책의 저자는 심리학을 공부하는 학생이다. 블로그를 개설하자마자 심리학 분야의 인기 블로그로 등극한 ‘소라의 심리학 개론실’ 주인공. 하지만 “학생이라는 핑계거리를 만들어 적당히, 술렁술렁 원고를 쓰지는 않았다”고 고백한다. “학부생이니까 이 정도 밖에 안되구나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심리학과 교수님의 감수를 거쳤고 친근하고 재미있는 심리학 이야기를 전달하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한다. 학습심리, 경제심리, 인간관계심리, 자기관리심리, 애정심리와 심리학용어에 대해 사람들이한번쯤 궁금해 하거나 궁금해 할 만한 것을 55가지로 정리, 심리학을 ‘生生’할 정도로 쉽고 ‘生生’할 정도로 재미있게 풀어내고 있다. 특히 톰킨스의 ‘안면피드백’ 이론인 “행복해서 웃는 것이 아니라 웃기 때문에 행복하다“에 대한 내용은 막연히 알고는 있지만 구체적인 독일 사회심리학자 프리츠 스트랙의 실험을 소개해 흥미롭다. 실험참가자를 두 집단으로 나눠 A집단에게는 볼펜을 이빨로 문 채, B집단에게는 볼펜을 입술로 문 채 만화책을 보게 했다. 볼펜을 다른 방법으로 물게 한 이유는 참가자들이 눈치 못 채게 A집단은 미소 짓는 표정을, B집단은 불만이 있을 때의 표정을 만들기 위해서였다는 것. 만화책을 다 본 후 만화가 얼마나 재미있었는지를 질문했을 때 볼펜을 이빨로 문 미소 띤 표정으로 만화책을 본 A집단이 더 재미있었다고 대답했다는 것이다. 이것은 우리의 뇌가 웃는 표정의 이유나 원인을 판단하지 않고 ‘웃는 표정’ 그 자체를 “응? 뭐야...웃긴 상황인가? 에라..모르겠다...웃는다는 건...좋은게 좋은거..그러니까 행복”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라는 것. 이처럼 ‘안면피드백 이론’은 억지로라도 밝은 표정을 지으면 진짜 기분이나 마음까지도 바뀔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저자는 “행복하고 싶다면 하루에도 몇 번씩 미소를 지어보세요. 그 미소가 당신에게 정말로 행복을 가져다 줄 거예요”라고 당부한다. 이처럼 저자가 놓아주는 톡톡 튀는 마음건강 주사를 미리 맞아보고 일상 속에서 향유하는 심리학의 날개를 달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저자의 블로그도 방문해 보시길 권한다. (www.blog.naver.com/eji0505)

*함께 읽으면 좋은 책

*설득의 심리학 -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6가지 불변의 법칙 로버트 치알디니 지음/ 이현우 옮김/ 21세기북스

사회심리학자인 저자가 설득심리학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한 이유는 순수한 학문적 호기심뿐 아니라 사람들이 흔히 그러하듯 생각지도 않았던 잡지를 정기구독한다거나 턱없이 비싼 옷을 선뜻 사버리고 나서 후회하는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다른 사람이 베푼 호의를 그대로 갚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작용하는 상호성의 법칙, 말이나 행동에 일관성을 보여야 한다는 부담을 느끼는 일관성의 법칙 등 인간심리를 여실히 보여준다.

*심리학으로 경영하라 - 리더라면 꼭 알아야 할 고품격 심리학 토니 험프리스 지음/ 윤영삼 옮김/ 다산라이프 리더를 위한 심리학 책. 세계적인 임상 심리학자인 저자가 오랫동안 다양한 기업의 리더들과 직원들의 심리 상담을 통해 리더의 내면세계에 초점을 맞추었다. 많은 리더들이 직원들과 맺는 관계에서 스트레스 관리, 의사소통, 자존감 관리, 갈등 해소, 효율적인 경영, 감정, 동기부여와 같은 문제로 고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 리더들이 내면을 경영하고 관리하는 가장 발전적이고 생산적인 심리학적 방법들과 기법들을 수록했다.

김향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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