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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심 표현하고 다른 의료진의 개입 방지해야
배려심 표현하고 다른 의료진의 개입 방지해야
  • 의사신문
  • 승인 2008.11.10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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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잘하는 의사가 환자 진료도 잘한다 Q&A (21)

종합병원 과장이 회진시 환자와의 라표 형성법?

Q〉 종합병원 과장입니다. 회진을 가면 입원 환자나 보호자들이 저를 불편해하고 질문 하는 것조차 많이 부담스러워 합니다. 어떤 보호자 이야기로는 저에게 궁금한 것이 있어도 제가 어려워 묻지 못한다고 합니다. 입원 환자들에게 지금보다 회진에 대한 편안함을 주고 싶습니다. 특별히 제가 환자에게 거리감을 느끼도록 행동하거나 말한 적도 없는데, 환자들이 불편함을 느낀다니 안타깝습니다. 회진 시 입원 환자와의 라포 형성 방법에 대해 알려주세요.

A〉 입원환자들은 외래 환자들에 비해 진료 시 말 한 마디에도 의사의 인간적 배려가 더 많이 필요합니다. 그 이유는 입원 환자들은 외래 환자들에 비해 진료 시 상대적으로 많이 위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기본적으로 의사와 환자의 대화 눈높이가 다를 뿐 아니라(의사는 침대에 누워있는 환자를 내려다보며, 환자는 무방비 상태로 의사를 위로 쳐다봄) 종합병원 회진 시에는 담당 의사 선생님(과장님) 한 분만이 아니라 담당 레지던트(주치의)와 간호사 등 여러 명이 함께 우르르 몰려다니는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그러다보니 환자는 수적으로도 위축되는데다가 경우에 따라서는 레지던트나 간호사가 과장님과 환자의 라포 형성에 방해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환자나 보호자는 수술을 집도한 과장님 소견을 직접 듣고 싶은데, 환자나 보호자의 질문에 레지던트(주치의)가 대답을 대신한다거나 과장님께 질문하는 것을 레지던트나 간호사가 제지하는 경우가 그것입니다.

또한 종합병원 입원 환자나 보호자들의 의견을 실제 인터뷰하여 종합해보면, 일반적으로 회진이 굉장히 형식적으로 진행된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합니다. 형식적으로 빨리빨리 진행되며, 의사 선생님들의 표정 또한 하나같이 굳어있기에 실제 궁금한 것이 있어서 질문을 하고 싶어도 그 분위기가 너무 어렵고 종종 심한 경우는 레지던트가 환자의 질문을 제지하여 과장님과 환자의 라포 형성을 막는다고 합니다.

특히 회진 시 진료 시간이 짧은 것은 그나마 바쁜 진료 상황을 이해하기에 넘어갈 수 있는데, 의사 선생님의 굳은 표정과 궁금한 질문 하나 마음 편히 던질 수 없는 경직된 분위기는 인간적인 섭섭한 것을 넘어 회진에 불만과 불신을 쌓이게 한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가장 좋은 방법은 회진 시 표정이나 따뜻한 눈빛, 악수나 어깨 다독임 등 비 언어적인 행위로라도 환자를 배려하는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단 한번이라도 환자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어주신다거나 혹은 따뜻하게 손을 잡아주신다면 환자는 이전보다 훨씬 편안함을 느낄 것입니다.

나아가 과장님이 직접 환자에게 “치료 받으시면서 힘드신 점은 없으십니까?”, “혹시 궁금한 것 있으십니까?” 식으로 배려있는 질문을 해준다면 환자는 인간적인 배려를 느낄 것이며 나아가 진료에 감동을 느낄 것입니다. 또한 가능하면 회진 시에는 환자나 보호자가 과장님과 직접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과장님과 환자의 대화 중간에 레지던트나 간호사가 개입해 제지하거나 대신 답하지 않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보고 듣고 읽을 수 있는 다양한 꺼리 준비를

지루한 약물 투여시간에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Q〉 신장 투석환자처럼 오랜 시간 누워 약물을 투여 받는 환자들에게 그 시간을 조금이나마 즐겁게 보내도록 도와주고 싶습니다. 병원에서 제공해 줄 수 있는 좋은 방법들이 없을까요?

A〉 환자들이 약물이나 투석을 받는 시간을 좀 더 유용하게 보낼 수 있도록 보고 듣고 읽을 수 있는 다양한 꺼리를 준비해두시길 바랍니다. 요즘은 신장 투석실(약물 투여실)에 TV가 설치되어 있어 환자들이 한결 그 시간을 지루하지 않게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환자에 따라서는 투석 받는 시간 동안 그냥 조용히 잠을 자고 싶어 한다거나 자신이 준비해온 책이나 음악을 개인적으로 듣고 싶어 하는 등 원하는 부분이 각기 다를 것입니다. 그러므로 가능하다면 (개인병원이라서 베드가 많지 않고 침대에 보조 수신기 설치가 가능하다면) 현재 고속버스 등에서 보편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처럼 투석실 TV에 맞는 이어폰을 준비해 환자들이 각기 자신의 취향에 맞게 선택하여 투석 받는 시간을 효과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또 TV 채널은 공중파 방송만이 아니라 다양한 케이블, 위성 방송까지 볼 수 있게 해주시고 비디오나 DVD도 준비해 환자가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좀 더 효과적으로 보낼 수 있도록 배려 해주시길 바랍니다. 환자들 중에는 투석 시간 동안 조용한 음악이나 라디오를 듣길 원하는 환자들도 있는데 만약 환자가 MP3 등을 소지하지 않았다면 투석시간 동안 음악이나 라디오를 들을 수 있도록 여분의 수신기를 몇 개 준비해주셨다가 필요한 환자들에게 대여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입니다.

그 외에도 만화책이나 소설책, 잡지 등 다양한 읽을거리(중고서적에서 구입하면 저렴함)를 준비해두어 환자에게 빌려준다면 환자들에게는 투석 시간이 그리 지겹지만은 않을 것입니다.

참고로 개인병원이 아닌 규모가 좀 더 큰 종합병원, 대학병원일지라도 위에서 언급한 것들 중 현실적으로 가능한 것이 있다면 그 어떤 것이든 환자를 위해 제공해주시길 바랍니다. 강조하지만 이것은 단순히 병원 직원(병원 서비스팀)이나 간호사를 넘어 병원 문화를 직접적으로 선도하는 병원 임원진(병원장 이하 여러 과장님들)이 먼저 자각하고 나서서 추진해야 합니다.  

이혜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독자 여러분들께서 진료 커뮤니케이션 상의 궁금한 내용이 있으시면 의사신문(이메일 docnews@hitel.com, 팩스 02-2676-2108, 우편)으로 질문내용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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