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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꼬리수가 쥐락펴락에 울화통
쥐꼬리수가 쥐락펴락에 울화통
  • 조영옥 기자
  • 승인 2008.10.28 13: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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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건정심에서도 의원급 요양기관의 수가인상 협상이 불발, 내달 열리는 건정심 본회의에서 수가인상률이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향후 결정될 수가인상률은 공단이 의협과의 협상 당시 제시한 2%를 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의료기관들을 우울하게 만들고 있다.

의료계 일각에서는 범의료계가 대동 단합, 수가계약 제도 개선에 앞장서야 한다는 여론이 고조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27일 보건복지가족부에서 열린 건강보험정책심의회는 총 7개 안건 중 의원급 수가인상안만 결렬돼 인상률 조정은 수가조정위원회로 이관됐다. 이는 지난해 제도개선위원회에서 다뤘던 것과는 달리 올해부터는 수가조정위원회에서 취급하게 된 것.

여기서 인상안이 마련되면 본회의에 상정, 인상률이 확정된다. 수가조정위는 건보공단이 전국 7대 도시에서 개최하는 ‘보장성 확대 방안 관련 공청회’가 끝나는 11월 중순 이후에나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복지부 한 관계자는 “지난해는 제도개선위에서 보험과 수가 모두를 다뤘지만 올해부터는 원칙대로 나눠 수가관련 내용은 수가조정위원회에서 처리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공급자 수가 많은 것과 관련해 “수가조정위는 당연히 공급자 입장이 중요하기에 5명으로 더 많다”고 말했다. 수가조정위는 제도개선위와 달리 공급자가 공익과 가입자 대표보다 각각 1명과 3명이 더 많은 5명, 4명, 2명으로 구성된다.

문제는 의원급 수가인상안이 2%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는 사실이다. 건보공단 재정운영위는 의협의 수가계약 결렬 책임을 물어 인상률을 2% 미만으로 해야 한다는 내용의 건의서를 건정심에 제출했기 때문.

이와 함께 민주노총과 경실련 등이 지난 27일 공동 성명서를 내고 올해 예상되는 건강보험의 2조4000억원의 흑자를 국민의 의료보험 보장성 강화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도 개원가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은 소식을 접한 개원가의 반응은 싸늘하다. 전문과목을 살리지도 못하고 비보험으로 겨우 겨우 연명하는 개원가의 현실을 전혀 무시한 처사라는 울분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한 개원의는 “수가에만 의존하다가는 쪽박 차기 십상인 게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올해는 좀 나아질까 기대를 해봤는데 실망만 안겨줬다. 이렇게 협상하다 안 되면 정부가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이런 비민주적인 계약체계가 어느 나라에 또 있는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이렇듯 공단이 인상률을 마련해 제시한 뒤 의료단체가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건정심으로 넘겨 지고 또 다수결로 결정, 무조건적으로 따르도록 하는 수가계약제도 방식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제도의 개선 없이는 의료계만 일방적으로 당해야 하는 일이 연례행사로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전화 인터뷰에 응한 한 의료인은 “병협과 치협, 한의협 등 의료계 단체 대부분이 이번 수가인상안에 대해 만족하지 못 하지만 협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애초 공단에서 제시한 인상률에 수긍하지 않을 경우 괘씸죄가 적용돼 건정심에서 더 낮게 확정될 확률이 높기 때문”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더해 “협상하다 안 되면 무조건 따라야 하는 이런 계약제도를 바꾸기 위해서는 범의료인이 힘을 합쳐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틀을 짤 수 있도록 한 목소리를 낼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조영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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