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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교향곡 재41번 K 551 C 장조 '쥬피터'
모차르트 교향곡 재41번 K 551 C 장조 '쥬피터'
  • 의사신문
  • 승인 2008.10.0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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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묘한 대위법적 선율과 완벽한 구성미


제41번 `주피터' 교향곡은 모차르트의 3대 교향곡 즉 제39번 E♭장조, 제40번 G단조, 제41번 C장조의 마지막을 장식한 곡이다. 모차르트가 32세 때인 1788년 6월 26일부터 8월 10일 사이 빈에서 나온 그의 3개 교향곡은 그야말로 기적의 작품들이다.

화려하고 행복감에 넘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인간의 허무함을 느끼게 하는 일명 `백조의 노래'에 걸맞게 아름다운 울림으로 가득 찬 제39번, 비극적 절망 속에 정열의 화려함을 보이는 아름다움과 슬픔이 절정을 이루는 제40번, 청순하면서 풍부한 정감이 격조 높게 노래하는 왕자의 품격 그 자체인 제41번.

서로 성격이 다른 이 최후의 3대 교향곡은 모차르트의 여생이 불과 3년밖에 남지 않았을 때 완성됐다. 만년의 이 기악곡들은 고전적인 견고함을 구성하고 있으면서도 풍부하고 아름다운 선율을 마음껏 노래하고 있다. 조형성과 선율성이 교묘히 융합되어 있는 것이 특색이지만 `주피터' 교향곡만큼 정교한 융합의 천재성이 극명하게 드러난 작품도 없을 것이다.

`쥬피터'에는 다른 교향곡에서 엿볼 수 있는 하이든적 요소는 보이지 않고, 그 규모나 내용에서 베토벤과 같은 장대함에 모차르트 특유의 아름다움을 잘 나타내고 있다. 제40번 G단조의 염세적 어둠에 대조를 이루는 C장조의 위엄과 화려함은 고통 속에서 승리를 찾는 베토벤 5번 교향곡과 유사하다. 특히 마지막 악장의 대위법적인 묘사는 특징적이라 할 수 있다. 이 악장에서는 거대한 푸가를 사용하고 있어 `끝 곡에 푸가를 갖는 교향곡'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4악장 푸가를 들을 때면 그가 이 교향곡 이후 더 이상 무언가 쓸 필요를 못 느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만큼 이 악장에는 완벽한 아름다움이 있다.

`주피터'란 이름은 모차르트 자신이 아니라 19세기 전반 활약한 영국의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요한 밥티스트 클라머가 붙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피터'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최고의 신인 `제우스'의 로마식 명칭으로 이 곡이 갖는 정연한 고전적 형식미와 올림픽적인 명료한 악상이 부합되어 붙인 것으로 보인다. 이 교향곡이 갖는 완벽한 구성미와 장려한 위풍으로 보더라도 잘 어울리는 이름이다. 이 곡은 완벽한 곡상에 있어서나 그 규모의 크기에 있어서 그의 기악곡 중 최고봉을 이루고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지휘자 칼 뵘은 “지나가다가 베토벤을 만나면 정중히 인사를 하겠지만, 모차르트를 만난다면 나는 기절을 할 것이다”라고 할 정도로 후대의 많은 음악가들은 그의 음악에 대해 존경을 넘어 경배하고 있다.

제1악장 Allegro vivace 찬연히 빛나는 악장이다. 서주가 없이 각 주제의 대비가 확실해 당당한 위엄을 나타내고 있다. 그 뒤를 여러 관악기들이 뒤따르면서 대위법적 선율로 부드럽게 감싸면서 위엄과 인자함을 겸비한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제2악장 Andante cantabile 다른 악장과 다르게 호화롭고 현란함이 없는 당당한 악장이다. 그러면서도 틈틈이 이탈리아 콜로라투라 기법의 영향을 보여 화려함이 번뜩이고 있다.

제3악장 Menuetto Allegretto 온순하고 감정적으로 억제된 미뉴에트는 대위법적인 즐거움과 트리오 형식의 무곡풍이 되풀이되면서 음을 풍성하게 풀어나간다.

제4악장 Molto allegro 대위법적인 기법이 절정에 다다르는 특징이 있다. 전개부의 대위법은 실로 경탄할 정도다. 마지막 코다부분은 형식적으로는 불균형적으로 장대하지만 그 시작의 푸가는 매우 뛰어나며 그것도 최후에는 단음악적으로 처리돼 미묘한 모차르트의 뜨거운 생명의 숨결과 불타는 열정을 느끼게 한다.

■들을만한 음반: 칼 뵘(지휘), 빈 필(DG, 1972); 브르노 발터(지휘), 컬럼비아 심포니 오케스트라(CBS, 1960); 프란츠 브뤼헨(지휘), 18세기 오케스트라(Philips, 1986); 트레버 피노크(지휘), 잉글리쉬 콘서트(DG archiv, 1993)

오재원〈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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