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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함 표현은 하되 '공과 사' 확실히 구분해야
친밀함 표현은 하되 '공과 사' 확실히 구분해야
  • 의사신문
  • 승인 2008.09.29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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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잘하는 의사가 환자 진료도 잘한다 Q&A(16)

지인의 소개 환자가 무리한 부탁을 할 때

Q〉 가까운 지인의 소개로 찾아온 환자거나 다른 의사의 추천으로 찾아온 환자는 반가운 반면 그만큼 치료가 부담이 됩니다. 특히 그런 환자가 저에게 무리한 부탁을 하거나 진료과정에서 애를 먹이면 소개해준 사람의 얼굴을 생각해 함부로 대할 수도 없습니다. 이런 경우 소개해준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면서도 환자에게 객관적으로 대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A〉 환자가 가까운 지인이나 다른 의사 소개로 왔다면 개별적으로 찾아온 환자보다 진료에 부담이 되는 부분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진료 시 의사와 환자의 관계가 사적인 관계가 아닌 공적인 관계인만큼 공과 사를 구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일단 본격적인 진료가 시작되기 전, 잠시 나누는 사적인 대화에서는 소개해준 사람을 생각해 좀 더 친근하게 대해주면 효과적입니다. 이 부분은 인간적 호감을 주는 이토스 부분인데, 소개 환자의 경우는 이미 지인의 소개를 받으면서 의사에 대한 신뢰(이토스)가 어느 정도는 형성되어 있기에 의사가 환자를 반갑게 맞아주고 밝게 미소를 지어주는 것만으로도 라포 형성이 이루어집니다. 이렇게 인간적 호감을 확실히 준 다음, 본격적인 진료가 시작되면 로고스 부분인 논리(질병 원인과 치료 결과)를 강조하면서 의사로서 객관적으로 대해야 합니다.

지인의 소개 환자라고 해서 일반 환자들과 다르게 대하거나 분명히 거절해야 할 사항임에도 소개해준 사람의 얼굴을 떠올리며 난처해하다가 결국 들어주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혹시 환자가 소개해준 사람을 거론하며 의사에게 난처한 요구를 한다면, 그때는 의사의 전문성과 공적인 관계를 강조하며 냉정하게 이야기해야 합니다. 즉 처음에는 환자에게 인간적 호감을 확실히 준 다음, 진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의사의 전문성을 강조하며 객관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강조하지만 공은 공이고 사는 사입니다. 지인의 소개로 찾은 반가운 환자라면 본격적인 진료 외 시간에 환자의 안부를 묻는다거나 작은 칭찬이나 농담이라도 건네면서 인간적으로 살갑게 대하시길 바랍니다. 그러나 치료가 시작되면 의사로서의 전문적인 이미지를 부각시키면서 철저히 의사 - 환자의 공적인 관계를 유지하시길 바랍니다.
 



치료 중단 원인 파악 후 상황별 동기 부여를

환자가 치료에 대한 의지가 없습니다.


Q〉 환자가 치료에 대한 의지가 없을 때 치료하는 의사로서 정말 괴롭습니다. 치료 의지가 없는 환자 혹은 치료를 중단하고자 하는 환자에게 치료에 대한 의욕을 북돋아 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

A〉 치료에 대한 의지가 없는 환자야 말로 병을 고치는 의사 입장에서는 가장 힘들고 안타까운 환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환자들일수록 의사의 말 한 마디, 작은 행동 하나에 마음이 180도 바뀔 수 있기에 의사는 더욱 책임감을 갖고 이끌어줘야 합니다.

일단 환자가 치료 의지가 없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정확한 원인 규명을 해야 합니다. 치료 결과에 대한 불신 때문인지, 현재 상황에서 가망이 없어 보여 치료에 대한 의지를 잃은 것인지, 비싼 치료비용이 감당되지 않아 경제적인 부담감으로 치료 자체를 포기한 것인지 등 원인을 확실히 규명한 다음 알맞게 풀어나가야 합니다.

특히 환자가 치료 결과에 대한 불신(치료를 받아도 나을 가망이 없을 것이라 생각)으로 지레 포기한 것이라면, 의사는 비슷한 다른 환자의 성공 사례를 구체적으로 들려줘 환자에게 `나도 혹시 나을지 모른다. 포기하기에는 이르다'라는 굳건한 희망을 줘야 합니다. 이것을 설득 커뮤니케이션에서는 `동조효과'와 `리스트테크닉'이라는 설득 기법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동조효과'는 나와 비슷한 다른 환자들도 모두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열심히 치료 받았다는 식으로 모두가 치료를 열심히 받았다는 `동조성'을 노리는 것입니다.

또 `리스트 테크닉'은 비슷한 증상의 환자나 환자가 익히 잘 아는 사회 저명인사 등 공인의 리스트를 예로 들며 그들이 끝까지 열심히 치료받아 나았다는 것을 환자에게 전하고 환자가 리스트의 명단을 신뢰하며 따를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아울러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치료 자체를 포기한 환자라면 환자가 저렴한 비용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시립병원이나 지역 보건소, 종교단체 등을 연결해주는 등 환자와 보호자가 경제적 어려움은 있지만 끝까지 치료를 포기하지 않도록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신경써 환자에게 치료 의지를 버리지 않도록 용기를 줘야 합니다.  

이혜범 <커뮤니케이션 전문가>



독자 여러분들께서 진료 커뮤니케이션 상의 궁금한 내용이 있으시면 의사신문(이메일 docnews@hitel.com, 팩스 02-2676-2108, 우편)으로 질문내용을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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