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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든 교향곡 94번 G장조 '놀람'
하이든 교향곡 94번 G장조 '놀람'
  • 의사신문
  • 승인 2008.09.0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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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의 푸근함·친근한 담겨잇는'걸작'


일반적으로 하이든 교향곡하면 너무 가볍고 경쾌하기만 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하이든의 교향곡에는 바로크, 전고전주의, 고전주의에 이르는 다양한 음악적 요소가 전부 들어 있다. 하이든은 초기부터 많은 실험적인 교향곡을 발표하다가 12개의 런던 교향곡에 이르러 고전주의의 완숙한 음악형식을 실현한 교향곡을 탄생시켰다. 악기 편성도 크고 다양할 뿐만 아니라 주제의 전개에서 화성법과 대위법을 음악재료에 따라 효과적으로 사용하여 음악은 색채감이 넘치고 장대하다.

교향곡에 나타난 하이든의 창작기법과 실험정신은 교향곡을 고전음악의 최고의 위치로 올려놓았고 모차르트, 베토벤을 비롯한 후기 교향곡 작곡가들에게 큰 영향을 미쳤다. 이런 배경으로 하이든을 `교향곡의 아버지'로 칭송하고 있다.

하이든의 음악적 기지가 넘치는 이 교향곡은 제93번 교향곡과 함께 1791년 가을 영국에서 작곡되었다. 94번 교향곡 일명 `놀람'은 잘로몬 세트 중 가장 유명한 곡으로 1791년 가을 영국에서 작곡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792년 3월 잘로몬 콘서트에서 초연됐다. 잘 알려진 바대로 `놀람'이란 제명은 제2악장에서 피아니시모 이후 갑자기 팀파니와 더불어 느닷없는 포르티시모(ff)의 큰 음이 터져 나와 청중들이 깜짝 놀랐기 때문으로 이 이름은 초연 후 바로 붙여졌다 한다.

또한 음악회에서 졸기를 잘하는 영국 귀부인들을 깜짝 놀라게 하려고 의도적으로 이와 같이 작곡했다는 일화도 있다. 그러나 하이든이 그의 전기작가 그리징거에게 밝힌 바에 따르면 실제로 2악장의 포르티시모(ff)는 잠자고 있는 청중을 깨우기 위한 목적으로 첨가되었던 것이 아니라 한다.

당시 그의 제자였던 플라일이 비슷한 콘서트 시리즈를 기획하고 있었는데 하이든은 이에 뒤지지 않기 위해 뭔가 참신한 효과를 2악장에서 보여주고 싶었다고 한다. 4악장의 종결부에서도 제1주제의 주요 동기가 목관으로 연주된 후 팀파니의 강타가 등장하기 때문에 여기서도 `놀람'의 효과가 발휘된다. 하지만 이 교향곡에서의 `놀람'은 `충격'과는 다른 것으로 가족이나 친구끼리 하는 `익숙하지만 재미있는' 놀이를 연상시킨다.

이 곡은 하이든의 낙천적인 성격이 그대로 들어 나며 2악장뿐만 아니라 나머지 악장들에서도 `놀라움'과 함께 마치 고향에 온 듯 푸근함과 친근함을 느낄 수 있게 하는 걸작이다.

제1악장: Adagio cantabile - Vivace assai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듯 목관의 느릿한 노래로 D장조 아다지오의 서주가 시작되면 현이 이를 부드럽게 감싸준다. 여리게 시작하는 1악장은 당시로써는 파격적이다.

제2악장: Andante 쉽게 구조가 파악되는 간단한 변주곡 형식이지만 그 고전적인 간결함과 아름다움이 대단한 악장이다. 변주를 통해 주제의 선율은 바뀌지 않는다. 주제는 현에 의해 시작했다가 반복할 때는 pp로 고요히 잦아든다. 드디어 ff로 팀파니의 타격을 동반한 `놀람'의 음이 강하게 울린다. 다시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현만의 p로 돌아오고 반복에선 플루트와 오보에가 선율에 참가한다.

제3악장: Menuet Trio: Allegro molto 미뉴에트이면서 빠른 악장이다. 흔히 작곡자가 요구한 속도를 어기고 느린 춤곡으로 연주하는 음반들이 많지만 악보에 충실하려면 스케르초의 분위기가 나게 빠르게 연주해야 한다.

제4악장: Finale: Allegro di molto 경쾌한 무곡풍의 제1주제가 제시된 후 바이올린과 낮은 음의 현과 호른이 등장해 전반적으로 경쾌한 리듬을 이어 나간 후 하이든 특유의 간결함으로 종결을 맺는다.

■들을만한 음반 : 조지 셀(지휘), 클리블랜드 오케스트라(CBS, 1967); 안탈 도라티(지휘) 필하모니아 헝가리카(Decca, 1959)); 어네스트 앙세르메(지휘), 스위스 로망드 오케스트라(Decca, 1984); 크리스토퍼 호그우드(지휘), 고음악 아카데미실내합주단(Loiseau Lyre, 1959); 브뤼헨(지휘), 18세기 오케스트라(Philips, 1992)
 
오재원〈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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