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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보엔진의 득과 실
터보엔진의 득과 실
  • 의사신문
  • 승인 2008.09.05 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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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 본능은 터보로…

중앙일보 자동차 섹션 8월 25일자에서는 “질주본능… 이들을 만나면 피해가라”라는 기사를 통해 자동차 시장이 다양해진 것을 반영하듯 달리기 성능이 뛰어난 차들을 소개했다.

대배기량인 차들을 빼고는 대부분 수퍼차저와 터보차저가 붙은 차들이다. 엔진기술이 최고 수준에 올라있기 때문에 연비도 나쁘지 않다. 이제 0→100km 4초대의 차들을 길거리에서 보게 되었다. 스타트가 예전의 수퍼카들보다 더 빠르다. 피해갈 필요도 없다.

기사의 시작은 제네시스 쿠페의 이야기이며 보급형에 쏘나타 2.0L 쎄타엔진과 터보를 붙일 것이라고 한다. 반응이 좋으면 아마 쏘나타나 그랜저에도 부착될 지도 모른다. 가솔린 터보는 예전의 스쿠프 터보에만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투스카니나 티뷰론의 개조된 터보들은 꽤 많이 있었으며 이들은 별 문제가 없었다. 액센트나 베르나의 터보도 있었고 대우차들을 포함해 베이스 엔진이 터보와 큰 트러블을 일으킨다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연비만 나쁘지 않다면 과거 SOHC에서 DOHC 로 넘어온 것처럼 너도나도 터보를 장착하려 할 수도 있다. 작은 배기량으로도 큰 힘을 낼 수 있기 때문에 세제면에서도 유리하다. 연비와 정비의 문제만 해결한다면 터보가 큰 인기를 끌 수도 있다. 소형차 왕국 일본에서는 터보의 전성시대를 누리기도 했다. 티코보다 작은 경차에 터보를 달고 다녔고 바이크에도 터보가 있을 정도다.

필자가 정말 타보고 싶어했던 차종인 랜서 에볼루션이나 스바루 임프레자도 터보 차종이다. 랠리카의 호모로게이션 비슷한 모델들이다. 란에보는 곧 수입된다. 다른 차종 골프 gti나 207RC 도 터보다. 두 차종 역시 필자의 구입희망 차종이다. 207R와 같은 엔진을 사용하는 미니쿠퍼S 역시 터보 차종이다. 어떤 세그멘트에서 자연 흡기는 점차 선택의 폭이 줄어들고 있다. 적당한 성능의 차는 터보가 대세다.

어느덧 터보의 종류들이 이렇게 늘어났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구미에만 맞는다면 가솔린 터보들이 도로를 채울 일도 머지 않았다. 만약 NF 소나타가 터보로 바뀌면 200마력 근처이거나 그 이상일터이므로 도로 위에는 너무 출력이 좋은 차들이 많아지는 셈이다. 이들은 중저속의 가속도 빠르다. 대우의 GX2는 2000cc로 260 마력을 낸다. 너무 강력해져서 출력으로만 보면 란에보나 임프레자 같은 차들도 난감해 할 것은 틀림없다.

수동의 인기도 다시 조금씩은 살아나고 있으므로 200마력이 넘는 수동 모델이 나오면 정말 달리기 경쟁하기가 난감해진다. 힘이 강한 차를 좋아하는 사용자들은 새로운 터보 차종으로 기울게 되고 터보들은 새로운 생태균형을 만들 것이다. 이렇게 보면 터보는 아주 좋은 선택인 것 같지만 숨은 대가도 있다. 연비는 설계철학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조금씩 다르다. 관리는 조금 어렵다.

우선 엔진에 트러블이 생기면 고치기가 까다로워진다. 배기 매니폴드에서 터보차저와 인터쿨러를 거쳐 들어오는 라인이 복잡해진다. 엔진룸안의 여유 공간이 없어진다. 시야가 나빠지며 손이 들어갈 작업공간이 줄어든다. 좋은 성능의 엔진이지만 문제를 일으키면 점검을 위한 오버헤드가 너무 많아진다.

그 다음은 연소실의 조건이 예상보다 까다롭다. 과열되거나 연소실 상태가 좋지 않으면 자연흡기에서 보다 훨씬 더 빨리 엔진의 성능이 나빠지는 것을 체감한다. 노킹이 일어나거나 엔진의 부조가 심해진다. 윤활유도 폭발력의 증대로 더 좋은 것을 사용해야 하며 더 자주 교체해야 한다. 엔진오일의 온도도 상대적으로 빠르게 올라간다. 엔진 블럭 강성이나 크랭크 역시 많은 부하를 받는다. 문제는 이런 트러블을 고치기 위해 점검하려 해도 많은 자잘한 작업이 필요하고 정비비용이 많이 비싸진다는 점이다. 메이커가 절충 설계를 해도 이런 근본적인 문제들을 피해갈 방법은 없다.

하지만 터보 엔진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는 많이 줄어들었다. 품질향상 때문이다. 그러나 중요한 전제가 남아있다. 이 정도 Build quality에서 터보가 아니라 자연흡기라면 고장은 더 줄어든다. 메이커들의 집요한 공세에도 약간 적은 파워로 만족할 수 있다면 머리가 편해진다. 이것은 앞으로 몇 년 뒤의 소비자들이 직접 만나는 고민이 될 것이다.

물론 터보가 붙어있는지도 모르고 사는 사람도 있겠지만 필자를 포함 몇 백만원 더 비싼 두 차종의 사이에서 Turbo or not turbo, That's question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이 많이 생기게 될 것이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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