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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보차저
터보차저
  • 의사신문
  • 승인 2008.08.14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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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은 연비·낮은 배기가스 방출량 장점

이번 여름휴가 때는 푸조 605를 타고 경주에 갔다. 605 대표기종은 3000cc지만 온 가족이 함께 탈 차라 경제성을 생각해 2000cc로 선택했다. 연비는 15km 정도라 요즘 같은 고유가 시기에는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 같다. 디자인면에서는 조금 떨어지지만 실내가 에쿠스와 비슷하게 느껴져 편하다. 이런 점은 패밀리카로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다만 오래된 차종이고 상태가 좋은 차가 적다.

푸조 605 2000cc는 총 세 가지 버전이 있다. SOHC와 DOHC 그리고 sohc turbo다.

언덕을 치고 올라갈 때는 `내 차가 DOHC 버전이 아니라 터보버전이었으면…'하고 생각한다. 힘이 남아도는 것은 연비와도 상관 있고 편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터보가 대단한 것은 아니다. 배기관에 작은 바람개비인 터빈을 붙이고 이 터빈으로 공기를 더 많이 연소실로 집어넣는 간단한 장비만 부착돼 있을 뿐이다.

1906년에 발명돼 자동차에 붙여 테스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에는 기술이 그리 좋지 않아 잘 망가지고 터빈도 고효율이 아니라는 이유로 인기를 끌지 못했었다. 먼훗날 세계 2차대전이 돼서야 항공기 엔진에 장착됐을 정도다. 그것도 처음에는 배기가스를 이용해 터빈을 돌린 것이 아니라 엔진에 벨트나 기어를 달아 엔진의 동력으로 터빈을 돌리는 수퍼차저라는 방식을 사용했다. 수퍼차저는 엔진동력을 일부 사용한다는 지적이 있기는 하지만 설치가 간단해 엔진이나 엔진룸의 대개조가 없어도 사용할 수 있다. 요즘 차 중 벤츠 E200K Kompressor도 수퍼차저를 붙인 차종 중 하나다. 이 차는 수퍼차저 장착으로 1800cc의 엔진으로도 중형차 못지 않은 힘을 발휘한다.

하지만 주종은 터보차저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터보=고성능차', `터보=스포츠카'라는 등식이 성립됐지만 최근은 많은 차들이 생산돼 신비롭게 들리지 않는다. 스포츠카 중에는 포스세 911이 터보차저를 처음 달고 생산됐다. 이 차는 1974년 첫 선을 보였다. 그 다음에는 사브가 일반적인 양산차 중 처음으로 안정적인 터보차저를 장착했다. 이 차는 당시 도로 위에서 고성능을 과시했다.

터빈을 사용해 공기를 과급하면 입력 매니폴드의 복잡한 설계를 극복할 수 있다. 배기가스도 빠르게 배출할 수 있기 때문에 연소실의 설계 역시 자연 흡기 엔진처럼 심혈을 기울이지 않아도 높은 효율로 연소시킬 수 있다. 처음에는 엔진 출력을 높이기 위해 터보를 만들었다가 메이커들은 점차 그다지 높지 않은 과급비율에서 높은 연비와 낮은 배기가스 방출량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런 이유로 Low Pressure Turbo라고 부르지 않고 Eco Tubro라고 부르기도 했다.

제원상의 수치로는 고압터보에 비해 불리하기는 하지만 실제로 시내나 적당한 도로에서 달리기에는 더 편리한 면도 있다. 예전의 사브 9000이 1995년도를 전후해 고압터보에서 저압터보로 넘어와 달리기를 좋아하는 사브팬들을 놀라게 한 적도 있는데 터빈의 수명이나 엔진의 내구성으로 보면 어느 RPM 이상에서 고압이 계속 걸려있는 것보다 유리하다.

아무튼 터보(수퍼치저를 포함)는 터빈이 망가질 수 있다는 문제를 극복하면 좋은 선택이다. 잘 조합이 되는 경우에는 높은 토크 그리고 실용적인 마력이 나온다. 일반적인 달리기는 레이싱이 아니라 랠리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나 터보엔진의 경우에는 엔진룸에 몇 개의 부가적인 장치가 더 붙기 때문에 정비성이 떨어진다. 그러나 잘 망가지지 않는 엔진의 경우에는 이야기가 다르다.

요즘 인기가 좋은 폭스바겐의 엔진들(파사트나 골프 아니면 다른 차종의 TDI들)은 이런 문제를 많이 해결했다. 일본의 혼다와 같은 메이커들은 자연 흡기쪽으로, 유럽의 실용 메이커들은 터보차저의 지평을 넓히고 있다. 아무튼 요즘은 차 밑에서 터빈을 보는 것이 드문 일이 아니다. 그리고 푸조의 207rc나 신형의 미니쿠퍼처럼 작은 터보 2개를 사용하는 차종까지 보게 됐다. 이런 터보들은 그야말로 보조형의 과급기처럼 움직이기 때문에 터보랙도 없고 반응도 빠르다. 에코터보가 더 진보한 것이다. 이 작은 차들의 출력은 아주 좋아져서 1.6엔진으로 170마력을 낸다. 예전에는 좋아하지 않았으나 효율이 높고 고장도 적은 터보엔진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일부 디젤 터보 모델은 고속도로 연비가 20Km를 실제로 넘어가고 있다. 실생활에서 중요한 엔진으로 변하고 있는 것이다.

안윤호〈송파 대광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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