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립 89주년>진단-의사 공급과잉
<창립 89주년>진단-의사 공급과잉
  • 권미혜 기자
  • 승인 2004.12.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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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2월이면 개원한 지 1년째 접어드는 K원장.
아직도 경영상 서투르고 모르는 일 투성이다.
그런 그가 요즘들어 극도의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극심한 경기침체에 실패한 의약분업제도, 정부의 저수가 정책등이 겹쳐 개원가의 불황이 도대체 언제 해결될지 막막하기만 하다.
“다른 병원도 환자가 없다”,“개원한지 얼마안된 병원은 유지비만 벌어도 다행이다"". 그나마 이런말들이 위안이 될 뿐이다.
한 제약회사 직원은 ""보톡스나 성장호르몬, 태반주사 치료와 같은 비보험항목을 개발하라""고 충고한다.

비뇨기과 개원의의 길을 과감히 포기하고 여성 전용 찜질방 옆에 비만클리닉을 개원한 A원장.
그는 개원후 ""비뇨기과 모임에는 얼씬도 못한다""고 한숨짓는다.
산부인과의 분만 전문의 B원장. 그는 경영난으로 산부인과를 정리한 뒤 강남에 여성클리닉을 개원, 전공인 레이저 질성형 뿐 아니라 지방 흡입술을 포함한 비만 치료, 피부관리까지 하다 개원한 지 채 몇 달도 안돼서 당한 마취사고로 인해 병원 문을 닫을 뻔한 위기로 가슴을 쓸어 내려야만 했다.
가정의학과를 개원하고 있는 40대초반의 K원장은 ""언제까지 개원의 생활을 버틸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진심으로 환자만을 생각하는 의사이고 싶은게 정녕 지나치게 큰 꿈인가""라며 이룰 수 없는 소박한 개원의의 꿈을 허탄하게 전한다. 

넘쳐나는 의사인력으로 인해 개원의가 겪는 모순과 폐해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의사인력은 넘쳐나고, 교과서적 진료는 경영의 부실을 초래한다.
이 같이 모순된 의료제도 속에서 지금 의사들은 자신의 전문분야와는 전혀 상관없는 치료를 과열경쟁구도속에 마치 살얼음판 걷듯이 해 나가고 있다. 거기다 의료시장개방을 앞두고 인천 경제특구내 미국의 유수병원들이 들어오고, 영리법인 및 외국 병원의 내국인 진료가 허용되면서 앞날은 더 어둡기만 하다.
외국으로부터의 역풍으로 한의사와 중의까지 밀려온다면, 해마다 3천명이상 쏟아져 이미 과포화된 개원가는 재생불능 상태가 될 것이란 예측이다.
거기에다 참여정부는 공공의료의 확충을 천명했다. 

국민의료비 상승/의학교육 질 저하 초래

의대 입학정원 감축 등 발빠른 정책 기대

의사인력 과잉으로 인한 모순된 제도적 현실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 수 있을까.
의사인력에 대한 적정공급은 선진외국에서도 매우 중요한 정책사안으로 등장한다.
의학자들은 의사인력의 배출에 국가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로 국민의료비의 증가와 의료윤리의 붕괴, 의사 및 의학교육의 질 저하등을 지적하고 있다.
국가차원의 경제적 효율성을 논하는 학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의사인력의 과다 배출과 과다한 국민의료비는 국가경제를 위협하는 요소로 평가내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우리나라에 있어서 의사인력의 공급 과잉은 국가 경제발전에 매우 중요한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하고 있다. 

의사인력 수급에 대한 최근의 연구보고를 보면 1995년 이후에는 의사인력의 잉여를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으며, 의사인력의 지속적 감축을 국가정책으로 건의하고 있다.
현재 인구 10만명당 면허의사수는 1980년 60명에서 2000년 157명으로, 전문의수는 22명에서 99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특히 면허 의사 대비 전문의 수의 비율은 1980년 37.3%에서 2000년 63.3%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1981년 22개교이던 의과대학의 수가 2002년 현재 41개교로 증가되었다.
또한 한의과대학도 신설되었는데 1981년 4개이던 한의과대학이 2002년 현재 11개소로 증가되었다.
따라서 의사와 한의사를 양성하는 교육기관의 수도 2002년 현재 총 52개소에 이르고 있다.
지난 2002년 12월 파리에서 열린 OECD회의에서는 우리나라의 한의사수를 의사수에 포함시켜 의사인력을 산출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지난 2003년 첫 의사인력을 배출한 성균관의대, 포천중문의대, 을지의대, 2004년 첫 신규인력을 배출한 가천의대까지 합세하는 올해부터는 매년 3300명 이상이 배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따라 의과대학 입학정원 감축이 최대 현안으로 떠올랐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적정 의사인력을 인구 10만명당 150선에서 묶어 보려는 노력을 꾸준히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5년에 이미 200선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 

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1998년)에 따르면 주요선진국 국민소득 1만불 시대의 인구 10만명당 의사수를 비교한 결과 일본은 127명, 미국은 136명이었다.
우리나라는 한의사 인력을 포함하지 않고도 136명으로 선진국의 인구대비 의사인력수를 상회하는 결과를 보였다.
보사연은 조만간 의사공급의 과잉이 예측되므로 의과대학 입학정원의 조정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하며, 만일 2002년에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일시에 600명 감원한다고 해도 2012년에는 의사인력의 공급 초과가 일어날 것임을 추계하였다.
이와함께 우리나라 의사인력은 향후 질적 측면과 효율적 활용측면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의학교육과정에 대한 질 관리 강화와 질적·지역적 불균형에 대한 정책적 대안 제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협 보고서(1999년)에 따르면 인구 대비 의과대학수의 국가간 비교결과 한국은 인구 1000만명당 9.2개(한의과대학 포함시 11.7개), 미국 5.7개, 일본 6.5개, 캐나다 6.0개, 영국 5.1개로 의사인력을 양성하는 교육기관의 수가 선진국의 2배 수준이거나 그 수준을 상회하여 의사인력 양성에 소요되는 국민의료비 지출이 비효율적임을 지적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고서(2000년)에 따르면 2005년에는 의사인력만으로도 국내 법규 수준의 2배 가까운 의사인력이 활동할 것이며, 한의사 인력을 포함하면 의사인력은 소득수준이 우리보다 2배이상인 선진국 수준에 이를 것이고, 이 이후 의사인력은 과잉공급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2000년 당시 보건의료발전특별위원회는 수차례의 논의와 검토 결과 의과대학 입학정원 20%감축이 가장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것으로 판단했다.
보건복지부는 2000년 8월 “2002년까지 2000년 대비 의과대학 입학정원을 10% 감축하고, 그 수준에서 동결한다는 내용의 보건의료발전대책을 발표한 바있다.   

이렇듯 최근 의과대학 입학정원 감축과 관련, 정부와 연구소, 관련 의학자들은“의과대학 입학정원의 감원 조정은 불가피한 사항”이라는데 모두 공통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출산율의 급격한 감소추세에 따라 의사인력은 국가의 합리적 기준과 효율적인 정책 판단으로 가장 빠른 시간내에 감축 조정되어야 할 시급한 현안이다. 

권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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