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옆 뒹구는 가을의 숲 한켠에서 진한 자줏빛으로 무리지어 피는 `꽃향유'를 바라보며 향기에 취해보는 것은 가을 산행의 또다른 즐거움이다.
이름 그래도 향이 진한 꽃향유는 꽃과 잎 전초에서 강한 향기가 나며, 9∼10월 사이에 전국의 산과 들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수없이 작은 혀 모양의 꽃이 모여서 솔 같은 모양의 꽃을 이루고, 잎은 작은 깻잎 모양으로 향이 좋아 음식의 재료가 되기도 한다.
이와 비슷한 식물로 `향유'가 있는데 꽃향유보다 꽃의 색이 연하고, 한쪽 면에만 꽃이 있어서 이삭 모양으로 보인다.
자줏빛 솔방울 모양으로 진한향 발산
한라산의 백록담 가는 길에는 `좀향유'가 무리지어 자라는데, 키가 2∼3센티 밖에 안되는 작은 식물이다. 사진에 보이는 것은 `가는잎향유'라 부르는데, 꽃향유와 달리 잎이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월악산과 주변 산의 바위지대에서 자라는 귀한 식물인데, 다른 식물과 섞이지 않고 홀로 바위에서 자라기 때문에 더 아름다워 보인다. 저 모습을 보기 위해서 올해도 같은 장소를 찾았지만, 심한 가뭄으로 꽃도 피지 못한 채 말라버린 것이 대부분이어서 안타까웠다. (사진-가는잎향유-2005.10.08 충북괴산)
〈신동호·양천 신내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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