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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보르작 첼로협주곡 b단조 Op 104
드보르작 첼로협주곡 b단조 Op 104
  • 의사신문
  • 승인 2008.07.0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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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아와 아메리카의 정서 풍부


드보르작이 미국에 있을 때 현악4중주 `아메리카', 교향곡 9번 `신세계' 등과 함께 첼로협주곡을 작곡하였다. 모든 작품에는 그의 고향 체코에 대한 보헤미안적인 노스탤지어와 미국 인디언들의 애수어린 리듬이 교묘하게 융화되어 풍부한 정서들이 그의 특이한 색채를 띠고 있다.

그는 순박한 향토심이 남달리 강하였는데 미국에 있을 때 향수병에 걸려 이 작품을 완성한 후 그리운 조국으로 돌아왔다. 그렇다고 해서 이 곡은 나약해 보이지는 않으며 전체의 흐름은 폭이 넓고 위엄을 갖추고 있으며 독주자에게 상당한 기교를 요구하고 있는 작품이다.

“이런 첼로협주곡이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진다는 것을 왜 나는 생각하지 못했단 말인가? 이전에 그런 생각이 떠올랐다면 나 자신이 첼로협주곡을 작곡을 하였을 텐데” 이 말은 브람스가 드보르작의 첼로협주곡을 처음 듣고 감탄하여 한 말이다.

이렇듯 작품의 내용이나 구성면에서 드보르작의 첼로협주곡은 하이든, 보케리니에서 비롯하여 낭만파의 슈만, 생상, 랄로 엘가, 쇼스타코비치, 팬데레츠키로 이어지는 기라성 같은 첼로 협주곡의 산맥 중에서도 최고의 거봉으로 평가받고 있다.

작품에 흐르는 악상은 드보르작의 진실한 내면적인 낭만과 상념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이러한 영감들은 체험하지 않은 세계에서는 얻어질 수 없는 것들이라 할 수 있다. 이 곡은 그의 원숙기에 속하는 작품으로 규모가 크고 곡상이 독창적이란 점에서도 높게 평가되고 멜로디나 화성적인 구상은 그가 애착을 갖고 열중했던 아메리칸 인디언과 흑인 민요 등이 가미되었고 보헤미아의 민속음악이 교묘하게 융화되어 풍부한 정서를 표출하고 있다.

체코는 본래 보헤미아였지만 후에 체코슬로바키아와 보헤미아 일부로 민족이 갈리게 되어서 그의 음악에는 보헤미아 색채가 물씬 풍기고 있는데 드보르작은 영국 캠브리지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고난 후 1891년에는 프라하음대 학장, 1892∼5년 뉴욕 국립음대 학장을 지냈다. 이 시기에 아메리카의 정서에 물씬 젖어들게 되면서 그의 음악세계는 더 성숙해지고 완성도가 높아지게 된다.

드보르작의 첼로협주곡은 두 곡이 있는데 하나는 1865년 그가 24세에 작곡한 A장조이고, 다른 하나는 1865년 54세에 작곡한 이 곡이다. 드보르작은 같은 체코 음악가 선배인 스메타나와는 대조적으로 독일 전통적인 형식과 아메리카나 러시아와 같은 민족적인 색채가 깃든 작품을 많이 남기고 있다. 이 첼로협주곡은 뉴욕에서 `빅타 하바'라는 첼리스트의 연주에 감명을 받아 작곡하게 되었으며 후에 체코 첼리스트 `하누스 비한'에게 증정되었다. 그 후 1896년 3월 드보르작 자신의 지휘로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와 당시 유명한 첼리스트 레오스턴이 맡아 초연하여 대성공을 거두게 된다.

제1악장: Allegro, 제1주제가 클라리넷에 의해 활기차게 나오면서 서정적인 선율의 제 2주제를 노래하게 되고 점차 솔로가 기교를 뽐내듯 오케스트라와 주고받으며 대화를 한다.

제2악장: Adagio ma non troppo, 극히 서정적인 선율을 타고 첼로 솔로가 명상적인 아름다움을 노래한다. 노스탤지어를 표현하는 보헤미아의 향토성이 짙게 스며들어 있다.

제3악장: Allegro moderato, 소박한 정열과 진기한 아메리카의 이국적 정취를 마음껏 표현한 악장이다. 젊은 감성과 정열을 엿볼 수 있으며 사이사이에 보헤미아의 민속 무곡풍인 가락을 중심으로 제1·2악장의 테마와 어우러져 여운을 준다.

■들을만한 음반 : 무스티슬라브 로스트로포비치(첼로),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지휘), 베를린 필 오케스트라(1965, 그라모폰), 야노스 스타커(첼로), 안탈 도라티(지휘),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1969, 폰타나), 피에르 프르니에(첼로), 프리츠 프리차이(지휘), 베를린 필 오케스트라(1961, 그라모폰)
 
오재원〈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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