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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89주년>해법-1차의료 질 제고
<창립 89주년>해법-1차의료 질 제고
  • 승인 2004.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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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개원가 탈출구를 찾는다
위기 탈출 그 해법-1차의료 질 제고

 

전인적 환자중심 의료서비스 '필수'

 

조비룡(서울의대 교수)

현재 한국의 일차 의료가 당면한 위기는 예전부터 축적되어온 구조적인 모순과 병폐뿐만 아니라, 변화와 발전하고 있는 사회와 환경에도 많은 부분 기인하므로, 총체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이러한 의미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요소는 소위 말하는 질적 향상이 될 가능성이 많으며, 이 때의 질이라 함은 기존의 의료 틀 속에서의 질이 아니라, 변화하는 사회에서 요구하거나 제기되는 질일 가능성이 많다.
이러한 질적 요구도는 국민의 입장에서 서 보는 시각이 필요할 것이며, 다음과 같은 상당히 전략적인 해답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1) 의료서비스의 새로운 패러다임; 웰빙의 선도

요즘 들어 부쩍 영향력을 확대하는 미용, 영양, 비만 등의 의료영역으로의 적극적인 진입은 적지않은 시사점을 던져준다.
국민들의 소득수준이 향상되고 의학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향상됨에 따라 새로운 소비자층이 등장하고 있다.
웰빙이라는 화두로 대변되는 패러다임의 변동은 기존의 의료가 가진 치료중심의 아젠다를 일거에 뒤집고 있다.
밥상으로 대변되는 영양관련 프로그램들이 지겨울 정도로 브라운관을 장식하는 것을 보면서 대중매체 역시 변화하는 여론에 발맞추어 한발 앞서 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직도 환자들 중 대다수는 아플 때 약이나 주사로 통증을 감소시킬 필요로 의사를 찾고 있지만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자신들의 건강을 새로운 차원으로 이끌어줄 패러다임으로 의사들을 선택하는 새로운 의료소비자층이 등장하고 있다.
Negative한 증상을 찾아내어 그 증상자체를 치료하는 전통적 진료에서 환자의 건강상태를 Positive하게 증진시킬 수 있는 건강증진중심의 의료로 대세는 이미 전환되고 있다.
이미 일부의 병의원들은 고급화된 수요에 맞춘 건강검진과 건강증진이 결합된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등장시키고 있다.

의학 최신지견 지속적 업그레이드 '기본'

지역사회 참여/소비자 욕구 파악 등 필요

문제는 이러한 변화의 상당 부분들이 근거없이 진행되며, 상업성이 가미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료인들에게 거부감을 주고 있다는 것인데, 이러한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오히려 의료인의 개입이 있어야만 의료적인 판단에 거르게 흘러갈 수 있는 상업성을 제지할 수 있다는 점들도 고려가 되어야 한다.

새로운 패러다임은 다양한 차원과 수준으로 이루어지는 개인별 건강 평가, 건강할 때 질병을 조기에 발견하고 건강할 때 체력을 증강시키는 1차 및  2차 예방 개념의 의료서비스, 환자들 스스로 자신의 스트레스를 조절하고 자신의 건강을 주도적으로 책임질 수 있게끔 하는 교육프로그램의 개발과 자기 돌봄(self care) 기술의 개발 등을 내용으로 한다.

2) 지역사회 및 주민의 요구를 파악하고 일원되기

 일차의료기관에게 있어 지역사회분석을 통해 해당지역 주민들의 의료요구를 적절하게 파악하는 것은 상대우위란 개념에서 그 어떤 특성보다 중요한 일이다.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들의 의학적 필요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다양한 활동들에 참가하여 지역사회 네트워크 망의 일원으로 자신을 소속시키고 주민들의 일상적인 요구까지 파악하면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반상회나 지역사회행사에 참가하는 의사들의 모습은 아직 생각하기는 쉽지 않지만, 이러한 노력이 지역사회에 기반한 의료기관의 서비스 적합성 강화는 수요를 증대시키고 자신의 고객들의 충성도를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가져올 것임에는 분명하다.

3)포괄적이고 인간적인 환자중심의 의료서비스

한국사회의 인구학적 변천은 갈수록 저출산 고령화될 것이며 질병구조에 있어서도 만성질환의 비중은 더욱더 높아질 것이다. 노령화와 질병구조의 만성화는 건강행태의 복잡성을 동반함으로 에피소드적 의료서비스제공보다는 지속적이고 포괄적인 전인적 의료서비스의 중요성을 부각시킬 것이다. 

위급한 중증질환을 제외한 대부분의 질환에서 환자들은 지속적이고 포괄적이며 인간적인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의료기관을 선호할 수 밖에 없으며, 이는 일차의료기관으로서의 상대적인 장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이다.
제도적으로 정립되지는 않았지만 시장에서 생존하는 의사들의 대부분은 주치의화되는 경로를 밟고 있으므로 주치의 개념을 구현할 수 있는 진료내용의 변화와 시스템화된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와 더불어 환자들의 숨어있는 요구들을 파악하여 그 필요를 진료현장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기술을 발굴해야 하는데, 진료실에서의 환자와의 접촉면을 보다 풍부하고 포괄적으로 할수 있는 프레임을 구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직 수가 등에서 이익은 없지만, 포괄적 프로그램의 하나로서 이미 의원들 중 일부는 예방접종 문자메세지 발송, 웹상에서의 의료 상담활성화 및 전자소식지 발송 등을 시행하고 있다.

4) 전문가로서의 권위 유지

의료서비스는 본질상 의료기술의 전문성과 의학지식의 근거중심을 핵심으로 하므로 이러한 점은 더욱더 공고히 하여야 한다.
한치 앞의 이익을 의료의 전문성과 근거에 입각하여 거절할 수 있어야 하며, 이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한다.
쉽지 않은 부분이지만, 그러기위해서는 자신의 진료행위가 풍부하고 최신지견화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통해 우월성을 확보해나가야 한다.

이제는 의료에서도 전략적 인식이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그러므로, 일차의료의 경쟁력은 자신을 바라보는 환자의 눈으로 자신을 돌아볼 수 있을 때, 자신이 속해있는 의료기관을 둘러싼 지역사회가 자신에게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끊임없이 성찰할 때 진정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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