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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진일보 그러나 아쉬운 '수가인상'
<시론>진일보 그러나 아쉬운 '수가인상'
  • 승인 2004.1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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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일보 그러나 아쉬운 '수가인상'

 

노원 이원표내과 이원표원장

  2005년도 건강보험 수가가 12월 2일 복지부의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서 환산지수를 전년도 대비 2.99% 인상하고 의과의원 진찰료의 상대가치도 2% 상향 조정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이는 의사협회의 최종 협상안보다 미흡한 수치이고 사상 최악의 경영난으로 허덕이는 개원의들에게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지만 높은 현실의 벽을 감안하면 이를 수용한 의협 대표의 고심을 이해하고 그동안의 노고를 치하하지 않을 수 없다.

예년처럼 협상 결렬로 또다시 정상적인 계약에 실패하고 건정심에서 수가가 결정되는 진행과정은 수가계약제의 의의를 무색하게 하지만 올해에는 약간의 긍정적인 면이 있어 그나마 다행스럽다.
우선 미리 실무자의 비공식적인 사전접촉도 가지고, 협상과정에서 양측 모두 비교적 진지하게 합의에 노력하는 자세를 보인 점은 적지 않은 진전이다.

그동안 수용거부, 퇴장과 탈퇴 등으로 마무리되었던 건정심에서의 결정이 논란 끝에 만장일치의 합의로 이루어진 점도 반가운 일이다.
의료계의 수가인상 및 의원 지원과 가입자 측의 급여확대 사이의 타협인 면도 있으나 서로 주고  받는 것은 협상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다.
의과의원의 진찰료 인상에 전원 합의한 것도 각종 통계와 공단의 경영연구에서 확연하게 들어난 의원의 경영난과 미흡한 인상폭을 감안하더라도 진일보한 변화라는 평가에 인색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매년 협상과 투쟁 사이를 어중간하게 방황하면서 실리와 명분 모두 손해를 보았던 우리 의료계로서도 많이 아쉽지만 결과를 수용하고 내년을 준비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협상과정 작은 진전 불구 문제점 산적

이러한 작은 진전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매년 진행될 수가계약 및 결정과정에는 아직 많은 문제점들이 산적해 있다.
우선 매년 협상 양측이 적정수가에 대한 독자적인 연구를 통해 전혀 다른 결과를 주장하고 서로 상대방의 연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고질적인 문제점이다.
너무나 차이가 나는 양측의 기본입장은 합의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앞으로는 연구자 선정, 연구의 원칙과 방법론, 진행과정 등 모든 분야에서 양측의 이해와 합의를 통해 공정하고 투명한 공동연구를 시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법적으로 공단 측 인상안의 최종 결정권이 공단 재정운영위원회에 있어 계약의 한 당사자인 공단 이사장이 제한된 협상권한만 가능한 구조도 극적인 합의를 어렵게 만드는 점으로 개선이 필요하다.
가입자 대표로 이루어진 재정운영위원회는 계약 체결의 책임은 작고 가입자의 보험료 인상에 민감할 수밖에 없어 타협의 여지가 좁아진다.

공동연구/의료계 철저한 준비 등 필요

공단의 적정수가 연구에서 드러난 의료기관 종별에 따른 적정 환산지수의 큰 차이는 의약분업 이후에 의원을 필두로 한 의과가 일방적인 손해를 감수하고 있다는 의료계의 꾸준한 주장을 확인해 주는 연구결과이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다른 종별 간의 의료행위 상대가치 척도에 오류가 있다는 말로 현재 진행되고 있는 상대가치 전면개정에서 꼭 개선해야 할 점이다.

일단 상대가치 척도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더라도 향후 전혀 다른 발전과정을 겪을 종별 의료기관에 단일한 환산지수를 고수하는 것은 무리가 많다.
이론적으로 변화되는 종별 간의 차이를 매년 상대가치 점수의 수정으로 교정할 수는 있으나 실제로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
올해 공단과 의협이 주장했다가 좌절된 종별 계약 또는 종별 환산지수가 합리적이나 일부에서 제기하는 총액계약제의 전단계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의료계의 연구와 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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