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압이 20mmHg 이상 높아지면 고혈압 전 단계에서 고혈압으로 진행될 위험이 9배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림의대 춘천성심병원 순환기내과 홍경순 교수팀은 2004년 고혈압전단계로 분류된 45세 이상 남녀 135명에 대해 나이ㆍ성별ㆍ음주ㆍ흡연ㆍ운동ㆍ신체계측치ㆍ혈액지표 등을 측정하고 3년이 지난 2007년 이들을 다시 추적 조사, 고혈압 발병의 관련 인자를 분석한 결과 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홍 교수에 따르면 맥압이란 최고혈압과 최저혈압의 차이를 말하는 것으로 최고혈압이 120 mmHg, 최저혈압이 80 mmHg이라면 맥압은 40 mmHg이다.
맥압은 곧 혈관의 탄력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건강하고 탄력이 있는 혈관은 자유로운 팽창과 수축을 통해 수축기혈압이 너무 높거나 이완기혈압이 너무 낮지 않도록 조절되므로 맥압이 높지 않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 혈관이 탄력성을 잃고 경직되므로 수축기 혈압은 상승하고 이완기 혈압은 저하돼 맥압이 증가한다. 이미 여러 연구에서 맥압이 심혈관계 질환의 발병률과 사망률의 중요한 위험인자임이 보고된 바 있다.
홍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 “맥압의 변화가 없었던 48명 중 20명이 고혈압으로 이행됐고 맥압이 20mmHg 이하인 경우 23명 중 20명이 고혈압으로, 20mmHg 이상인 경우 64명 중 44명이 고혈압으로 이행됐다”고 설명했다.
고혈압 전 단계 중 맥압이 20㎜Hg 이상 상승한 경우는 변화가 없는 경우에 비해 고혈압으로 진행할 위험이 9배 이상으로 나타난 것.
홍 교수는 “이는 맥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인자들을 보정한 후 산출한 것으로 맥압의 상승이 고혈압 전 단계에서 고혈압으로 진행하는 독립적인 위험요인임을 말해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다시 말해 혈관의 경직은 맥압의 상승으로 나타나고 이러한 경우 고혈압의 발병위험이 매우 높음을 의미한다.
홍 교수는 “혈압이 높으면 고혈압이라는 사실은 다들 알지만, 정작 고혈압 환자들조차 맥압에 대해서는 잘 모르고들 있다”며 “혈압은 절대치로서의 수치도 중요하지만 맥압도 반드시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팀의 이번 논문은 ‘Korean Circulation Journal’ 2008년 1월호에 등재됐다.
유경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