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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단조 18
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 C단조 18
  • 의사신문
  • 승인 2008.05.2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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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적 기교와 낭만적 선율의 조화


마지막 로맨시스트인 세르게이 바실리에비치 라흐마니노프는 4곡의 피아노 협주곡을 썼는데, 그중 2번과 3번이 주로 연주되고 있으며 그 중에도 제2번은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중 가장 걸작으로서 널리 연주되고 있다.

1899년부터 1901년에 걸쳐 작곡된 이 작품은 피아노 협주곡 중 명곡으로 뽑히고 있다. 이 곡은 피아노라는 악기의 극한까지의 특성을 발휘했다고 할 수 있으며, 표현양식에 있어서는 고전적인 기교와 낭만적인 선율이 효과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또한 러시아의 국민성을 반영하면서 슬라브적인 색채가 농후하게 전개되고 있는 작품이다.

그는 소박하고 솔직하며, 어두운 성격의 소유자였지만 진지한 인격을 겸비한 예술가였다.

1885년 사촌형 알렉산드로 실로티의 권유로 모스크바 음악원으로 전학해 니콜라이 즈베레프(N.S. Zverev)에게 피아노를 배우게 된다.

재학시절부터 작곡을 시작한 그는 1890년부터 이듬해에 걸쳐 작곡한 `피아노협주곡 제1번'을 실로티에게 바친다. 그 후 자신감을 얻은 라흐마니노프는 1895년에 `교향곡 제1번(d단조)'을 작곡하여 1897년 글라주노프의 지휘로 첫 유럽으로의 연주여행을 가졌으나 이 곡에 대한 아주 나쁜 평을 받게 되자 충격을 받게 된다. 러시아 음악평론가들에게서 혹평을 받은 뒤, 신경쇠약과 극도의 노이로제로 대중기피증을 앓던 라흐마니노프는 최면요법의 명의인 정신과 의사 니콜라이 달(Dahl) 박사를 찾아가 1901년 1월부터 4월까지 치료를 받는다.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은 1899년에 느리고 서정적인 제2악장부터 쓰기 시작해 이어 3악장을 완성하고 나서 특이하게도 1악장을 마지막에 작곡하면서 1901년 후반기에 완성했다.

1901년 10월 26일 라흐마니노프 자신의 피아노연주와 모스코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치러진 초연은 대성공을 거두었다. 피아노 협주곡 제2번은 라흐마니노프의 작곡가로서의 위치를 확고부동하게 만들어 준 작품이었다.

형식은 제1번 협주곡과 비슷한데 소나타 형식의 1악장과 느린 2악장 아다지오, 3악장 알레그로 스케르잔도로 이루어져 있다. 이 곡에서 라흐마니노프는 풍부한 낭만성과 서정성을 배경으로 피아니스트의 기교적 비르투오조 효과를 놓치지 않고 빼어나게 발휘하도록 작곡되어 있다.

제1악장 moderato. 소나타형식으로 도입부에서는 `크렘린의 종소리'를 회화적으로 들려주며 듣는 이를 압도하기 시작한다. 러시아의 대륙적인 기운으로 가득 찬 전개부를 지나면서 서정성으로 대부분의 1악장을 채우고 있다. 제2악장 Adagio sostenuto. 서정적인 3부형식의 2악장은 반음계적인 서주로 시작되면서 라흐마니노프 특유의 넘쳐흐르는 서정성을 보여주는 악장이다. 제3악장 Allegro Scherzando. 거대한 대위법적인 중후함 속에서 장대한 악성을 펼쳐 보이는 악장이다. 호쾌한 리듬으로 피아노에게 강렬하고 당당하게 악상을 전개하도록 요구, 장대한 합주로 전곡을 마무리하고 있다.

■들을만한 음반: 스비아토슬라브 리히터(피아노), 스타니슬라브 비스토츠키(지휘), 바르샤바필(DG, 1959);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피아노), 베르나르트 하이팅크(지휘), 암스텔담 콘서트헤보 오케스트라(Decca, 1985), 아르투르 루빈스타인(피아노), 프리츠 라이너(지휘), 시카고심포니(RCA, 1956); 백건우(피아노), 블라디미르 페도세프(지휘), 모스코바방송교향악단(RCA, 1997)
 
오재원〈한양대 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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