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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그늘돌쩌귀 <5>
흰그늘돌쩌귀 <5>
  • 의사신문
  • 승인 2006.10.2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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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김새도 희한하지만, 이름도 생소한 꽃이다. 하지만 이름을 풀어보면 식물에 대한 중요한 정보가 나온다.

`흰'은 꽃이 흰색이라는 것이고, `그늘'은 음지식물이란 뜻이다. `돌쩌귀'는 요즘은 생소한 단어지만, 문짝을 문설주에 달아 여닫는 데 쓰는 두 개의 쇠붙이로 알파벳 `h'와 비슷한 모양인데, 이 식물의 뿌리가 그런 모양이다. 굵은 원뿌리가 있고, 다음 해에 옆으로 새로운 뿌리가 돋아 돌쩌귀 모양이 되는데, 그 뿌리에서 새로운 개체의 싹이 트고 원뿌리는 썩어버린다.

로마병사 투구처럼 생긴 꽃잎모양 눈길

그래서, `흰그늘돌쩌귀'라 부르는데, 꽃잎은 로마 병사의 `투구'처럼 생겼다. 이 모양을 따서 꽃이 보라색이고 잎이 가늘게 갈라지는 것을 `투구꽃'이라 부른다. `흰그늘돌쩌귀'와 `투구꽃' 외에도 `그늘돌쩌귀', `노랑투구꽃', `각시투구꽃', `세뿔투구꽃', `놋적가락나물' 등 비슷한 형태의 꽃이 많은데, 모두 `초오속'에 속하며 그 뿌리는 `초오(부자)'라 해서 약용으로 쓴다.

진경, 진통, 이뇨의 효능이 있는 좋은 약제인데, 유효성분인 aconitine이 독성이 강해서 부정맥이나 신경마비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어서 한약 부작용의 대표적인 예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예전에는 이 식물의 독을 뽑아내 독화살이나 독창을 만들기도 했다고 한다.

`초오속'의 식물은 7월에서 9월 사이에 꽃이 피며, 산간지역의 고지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서울에서는 북한산의 일부 지역에서 자라지만 점점 보기 힘들어지고 있다. 〈사진-치악산, 2006년 9월 17일〉

〈신동호·양천 신내과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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