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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영역확대 움직임에 타과 촉각
산부인과 영역확대 움직임에 타과 촉각
  • 정재로 기자
  • 승인 2004.10.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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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료영역 확대를 위한 학과 명칭개정에 대한 논란이 최근 들어 본격적으로 제기되면서 이러한 영역싸움이 자칫 전문의 제도의 붕괴와 의료계 내부 갈등으로 혼란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지난 23일 산부인과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산부인과 명칭을 '여성의학과'로의 개편에 대한 공청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으로 학과 개명과 의료영역확대에 대한 의견수렴과 공론화 작업에 착수했다.
  무엇보다 최근 대한소아과학회가 학회 명칭을 '소아청소년과'로 개정하려는 움직임에 내과학회와 마찰을 빗고 있는 가운데 비뇨기과학회 및 개원의협의회 역시 산부인과 명칭이 '여성의학'으로 개명되면 비뇨기과도 '남성의학'으로의 개명을 적극 고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산부인과' 명칭 개명이 타 과의 영역다툼에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이날 공청회에서 이기철 원장(이기철산부인과)은 ""현재 산부인과 개원의들은 극심한 저출산으로 60%의 개원의만이 분만을 하고 있으며 평균환자 역시 25명에 불과할 정도로 단순히 산부인과 시장에서는 도저히 살아남을 수 없다""며 명칭변경에 따른 영역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고광덕 원장(산부인과개원의협의회 총무이사)은 ""여성의학회가 생김으로써 전문의제도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으며 또한 타과에서의 진입장벽이 쉬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고 ""산부인과의 본질적인 문제는 전문과목 명칭변경이 아님을 강조, 명칭변경이 아닌 현실적인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이러한 명칭 개정이 단순히 명칭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진료내용과 전공의 교육과정 등 전반적인 진료영역 확대의 의미를 함께 포함하고 있어 타과와의 마찰과 전문의 제도의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바로 여성의학으로의 개명을 통해 고유 진료영역인 산과와 함께 △비만치료 △노화방지 △성형 △요실금 등 여성과 관련한 모든 질환을 다룰 수 있도록 하는 취지이기에 모든 과와의 마찰이 불가피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학회 한 관계자는 ""최근 의료계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각 과뿐 아니라 과 내부에서도 학회와 개원의간의 영역다툼으로 의료계가 극심한 분열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럴 때일수록 문제의 본질을 직시하고 서로간의 이해와 대화로 풀어나가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김암 교수(서울아산병원)는 ""전문과목 명칭변경에 따른 진료영역의 확대 문제는 모든 국민들이 원하고 학문적 필요성이 인정될 때 고려될 사항""이라며 사회적 공감대의 중요성를 강조했다.
 

  이날 공청회는 현 산부인과의 위기상황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고 무엇보다 명칭변경을 위해서는 회원의 의견수렴과 함께 타과의 이해관계가 중요하다며 T/F팀 구성을 통해 지속적으로 연구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재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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