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4 13:36 (수)
서울시의사회장기 테니스대회 참가기
서울시의사회장기 테니스대회 참가기
  • 승인 2004.10.26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환상의 3복식팀

 

15년만의 우승 '쾌거'

 

 서울시의사회장기 테니스대회 참가기

 

 강동동서울외과의원 정 효 성

 머리글

요즈음 골프가 대중화되는 추세이지만 내경험에 의하면 시간제약이 많은 의사들에게 적합한 운동은 테니스라고 생각되어 많은 의사들에게 권하고 싶다.
그간 구 분회대항은 27회 대회가 치러지는 동안 동호인 수가 적어지며 테니스대회를 없앤다는 분위기도 한때 있었다.
박한성 서울시의사회장은 테니스동호인으로 과거 서울시의사회 분회대항(이하 ‘시의대회’라 한다)에 강남구대표로 출전하여 우리 구와 몇 차례 자웅을 겨루기도 했었다.
토너먼트의 단식과 개인복식은 만약 한번이라도 패한다면 우승 할 수없다.
그러나 3복식 단체전은 자신의 팀이 실패하더라도 동료 덕택에 우승 할 수도 있고, 팀 구성과 유지 그리고 오더싸움, 응원과 작전 등 개인전과는 또 다른 묘미가 있다.
상대의 교묘한 터치넷, 풋볼트, 인아웃의 이의제기가 원인이 된 과거의 패배는 그로인한 아픔이 더욱 컷었다.

이번대회를 치르고 난후 과거 대회 때의 생각과 여러 장면이 생각난다.
이 글은 테니스 애찬론이 아니라 시의대회 단체전과 연관된 그간의 나와 의사동호인들의 뒷이야기다.
이제까지 27회 본 대회를 개최해주신 서울시의사회장님 들과 그간 온종일 수고해준 임원과 시의사회 직원여러분께 먼저 감사드립니다.

본문

필자가 테니스를 시작한 것은 개업이 자리잡아가는 1989년 무렵이다.
동내병원인근 사설코트에서 처음 라켓을 잡고 초보자 동호회를 만들었다.
어느 정도의 포헨드는 친다고 생각할 무렵 그 당시 구의사회 최강이라는 강동구의사회 자체대회에 참가했다.

초보자로 구의사회테니스대회에 B조로 참석하여 입상은커녕 들러리 역할만 했다.
예나 지금이나 강동구 동호인테니스 수준은 자타가 공인하는 전통의 전국강호다.
전국테니스동호인대회와 전국여성국화부에서 입상한 톱랭커들이 즐비하다.
물론 강동구의사회 테니스팀도 80년대 말까지 시의대회를 5년패 했다.

그 막강한 팀에 합류 했지만 나의 위치는 B팀이다.
시의대회 B팀으로 참가한 최고성적은 A팀과 같이 4강에 진출했는데 불행히 A와 B팀이 준결승에서 만나는 바람에 B팀이 양보를 할 수 밖에 없는 아픔도 있었다.
물론 그 때 강동 A팀도 결승에서 막강 양천에 무릎을 꿇고 준우승했다.

그 이후 A팀 후보를 거쳐, A팀 3복 정식선수로 출전하게 되어 매년 우승이 목표가 되었지만 최종성적은 매번 3등이요 준우승 몇 번 성적이다.
또 그 결과에 대한 총평은 “아 옛날이여!” 다. 시합이 끝난 뒤풀이 회식은 내년의 우승해법이 주제이고 우승주문이지만 그 결과는 매년 마찬가지인체로 15년 세월이 흘렀다.

이렇게 해서는 시의대회 단체전 우승한번 못해보고 리타이어 하겠구나! 생각되었다.
물론 의협주관 전국개인복식대회와 구대항 동호인대회에 출전하여 입상은 몇 차례 했었고, 강동구테니스연합회장을 맡아 여러 대회를 주관했고 서울시장배도 출전하여 성적을 낸 기억도 있다.
그러나 개인복식은 출전하기 싫으면 안하면 되어서 최근의 각종대회에는 참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의대회 단체전은 한 선수가 빠지면 팀 구성에 문제가 생기므로 출전을 아니 할 수가 없다.
그런데 이왕 출전을 하려면 좋은 성적을 내야함은 당연하여 의무감과 책임감으로 부담이 따른다.

단체전을 출전하려면 선수구성부터 먼저 준비해야 했다.
‘골프는 제자가 스승을 쉽게 잡지만 테니스는 제자가 스승을 못 잡는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정지된 공을 치는 것과 날아다니는 공과는 타법이 더 어려워 보통사람이 시의대회에서 제 역할하려면 10년 이하 구력으로는 곤란하다.
따라서 일찍 테니스를 시작해야만 고수가 될 수 있다는 게 정설이다.
그래서 신입개원의가 새로 오면 “테니스를 하는가?” 매번 묻지만, 학교 때부터 테니스를 시작한 열혈 테니스 메니아는 강동구에서 개업을 이상하게 안했다.

영입 안되는 해법은 기존 선수들이 실력을 높이는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내가 먼저 확실한 강동구 에이스가 되는 방법뿐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해서 늦게 테니스를 시작했으나 운동신경, 신체조건 거기다 매너까지 좋은 김성만 후배에게 파트너요청을 했다.
그리고 대회 때마다 우리복식조는 단체팀의 성적에 관련 없이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둘이서 목표를 잡았다.
그러나 에이스로 나선지 8-9년이 되었지만 한 팀만 잘해가지고는 ‘꽝’이며, 옆 코트에서 게임하는 동료 조를 안타깝게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우승문턱에서 여러차례 좌절하면서 우승은 점점 멀어만 보였다.

결국 우승을 하려면 두 팀만 강해도 안되며 세 팀이 강해져야만 했다.
이유는 테니스동호인의 복식겨룸은 그날의 컨디션과 실력이 비슷하더라도 6 : 0이라는 소위 ‘피박’을 쓸 수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10여년전에 양천구의 신연수-조유영, 이순철-정종일조는 두 팀이 워낙 잘했다.
두 팀만으로 1번과 2번 오더를 ‘강강약’ 으로 순서대로 출전한다고 공개하면서 세 번째팀의 승패와는 전혀 상관없이 3년패하여 우승기를 영구보관하고도 또 우승을 한 전성기가 있었다.

이제는 시의대회도 학창시절부터 운동을 한 젊은 신인들이 등장하고 동호인 수준도 평준화 되어 잘하는 두 팀으로 우승하기란 상당히 어렵다.

강동구선수에 손성철 소아과원장이 있다.
손원장은 진료외에 테니스가 생활의 전부다.
이분은 초창기 전국의사테니스대회 4년 연속 단식을 제패한 아마추어 구력 30년 고수로 알만한 의사동호인은 다 안다.
이 땅에 테니스가 보급되기 시작한 대학시절인 70년대에 테니스를 시작했고 테니스공을 구하기 어려워 국가대표 이덕희 여자선수가 쓰다가 버릴 진녹색으로 변한 헌공을 얻어서 이 공을 애지중지하며 운동했단다.

손원장과는 십오년이 넘게 명일여중에 코트두면 만들어 학교에 기증하고 동호인들과 2일에 한번 꼴로 야밤운동 한다.

손원장은 단식을 더 잘한다.

젊은 렛슨코치가 손원장에게 단식게임 도전하여 나가떨어지는 것을 몇 차례 구경한 적도 있다.
손원장은 타지역에서 개업을 하다 강동이 좋다고 강동에 이전개업 4년이 지났다.
그러나 손원장이 보강되자 내 짝인 김성만 원장이 타 지역으로 근무처를 옮겨가는 불상사(?)가 생겼다.
결과적으로 들어오고 빠지는 바람에 예전이랑 팀 전력은 마찬가지였다.

과거에 강동테니스의 핵심인 배연식, 이성재 선배님은 고령으로 기량이 이미 예전과 같지 않았다.
또 김병노선배는 탁구와 그림만하시고, 조정재 구의사회장은 의사회 회무 등으로 열심히 운동을 못해 옛날기량만은 못 하지만 최근 대회를 대비하여 운동하여 상당히 회복되었다.
그리고 새로 테니스를 시작한 최경훈과 정준교 후배는 짬을 내어 레슨을 계속 받으며 기량을 연마했지만 연습이나 시의대회 때는 잘하다가도 시의대회 준결승고비에서 몇 차례 고전했었다.

올해는 강동구의사회가 운이 틔어 우승예감이 대회전부터 감지되었다.
몇 년 동안 팀에 확실한 한명이 부족했었는데 그것도 얼마 전까지 강동구 주축선수로 이 대회분위기에 익숙한 김성만후배가 강동에 되돌아온 것이다.
그래서 꾸준히 커온 후배들과 팀을 구성하니 드디어 엇비슷해진 염원의 3강 복식체제가 됐다.

추석이 지난 월요일 새벽 6시부터 성지테니장에서 매년 해오던 대로 손을 맞추어 봤는데, 3복 팀을 바라본 그때 기분은 최고요 ‘되었다’는 생각에 엔돌핀이 팍팍 돈다.
올림픽선수촌 테니스장에는 황덕준선배님이 매일 사모님과 조기테니스를 하신다.
새벽운동을 매일하셔서 70대인데도 체력도 좋으시고 젊은 친구들이 쩔쩔매는 노련한 플레이를 하시는 강남구의 주축선수다.

아침에 만나면 노출시키기 싫은 우리팀 전력을 슬그머니 떠보며 탐색하신다.
대회를 2연패한 강남구는 황선배와 매너 좋은 원종민-김동현조와 신현태원장 등 수준급의 비슷한 선수가 주축이다.
또 대학에서 새로 오신 두 분이 테니스를 아주 잘 친다며 자랑으로 슬그머니 나의 기를 죽인다.
강남은 양천 강동과 함께 전통의 강호인데 전력보강까지 되었으니 3년 연속우승은 무난하며 우승기를 영구히 차지하겠다며 한달간 연습중이란다.

그런데 3복을 잘 맞춰놓았는데 정작 문제는 내 자신에게 생겼다. 대회가 임박한데 테니스의 기본인 포핸드 감이 갑자기 이상해진 것이다.
따라서 스메싱과 서비스 감도 현저히 떨어져 예전 같지 않다.
후배들도 걱정하는 눈빛이 역력하다.
이유는 의협이사로 활동하면서 각종회의 등으로 생활이 불규칙하다 보니 정작 4-5년 테니스를 열심히 못해서 개인복식전이나 동호인 대회에는 몇 년간 아예 출전 못했다.
그러나 매년 시의대회 단체전이 임박하면 의무감으로 보름내지 한달정도 밤늦게 테니스를 했는데 작년과는 달리 금년에는 생체리듬과 테니스감이 무뎌지면서 전혀 몸이 만들어지지 않은 현상이 나타났다.

손원장과 에이스조로 나가는데 확실한 에이스조가 무너지면 대책이 없다.
그리고 손원장팀이 지면 다 내 탓이 된다.
손원장과는 워낙 친한 사이이니 파트너의 원망은 차제하더라도 그 동안 노력한 후배들의 말없는 질책은 어떻게 할 것이며, 김성만 후배기량이 일취월장하여 후배조들도 확실한데, 에이스조가 망가지면 어떻게 해? 부담이 안 될 수 없다.

우선 시간을 조석으로 쪼개 먼저 몸을 만들자.
한달동안 의협일이 없는 날이면 조석으로 조깅등 운동하며 바빴다.
추석 명절연휴 때는 고향 공설운동장에 테니스공한박스 가져가서 조석으로 혼자서 벽치기와 서비스 연습하며 몸만들기도 했다.

그런데 갑자기 무리하니 피로가 누적되면서 정작 운동당일에는 몸이 많이 무거워 첫 게임부터 이것이 아닌데(?) 나 혼자 고전하고 있었다.
몸 컨디션 조절하려고 간밤은 운동도 안하고 일찍 잠을 자고 새벽에도 한 20여분 몸을 풀고 더운물로 샤워하고 나왔는데… 첫 게임부터 영 몸이 말을 제대로 듣지 않는다.
다행히 시합이 거듭될수록 몸은 조금씩 돌아오지만 예전의 파워풀한 서비스나 포핸드가 아니어 공이 매우 마음에 안 든다.
작년에도 손원장과 전승했으니 오늘은 5연승하면 우승할 수 있다고 속다짐했고 후배가 차로 모셨는데…

힘겹게 한 게임 한 게임 시합을 하였고 후배 조들이 잘해주어서 3연승 A조 예선1위로 조2위인 강남과 준결승에 올랐다.
B조는 양천, 용산, 노원이 동률을 이루어 용산구가 억울하게 추첨으로 탈락했다.
그래서 강동은 추첨 2위한 노원구와 준결승에서 2대1로 승리하여 결승에 선착했다.

예선 2위한 강남은 준결승에서 B조 1위 양천과 시소게임 후 승리하여 결승은 강남구와 재격돌을 했다.
다행히 기대했던 김성만 최경훈 후배조가 실력이나 기싸움 에서도 밀리지 않고 연승을 해주고, ‘이 멤버가지고 우승 못하면 말이 안된다’고 격려해준 승부사기질의 김병노선배의 탁월한 오더짜기와 사무국의 뒷바라지 등 다져진 팀웍 덕분에 15년 전 우승이후 세대 교체된 멤버로 강동구의사회팀이 그렇게 바라던 대망의 ‘우승’을 차지했다.

건의(바램)

 이번 대회도 구분회와 특별분회 여성회원부로 3개부로 분리하여 대회가 개최 되었으나 전체 참가팀은 적었다.
구분회는 강남 강동 광진 노원+중랑 마포 서초 양천 용산구가 참가하여 25개구중 8팀만이 참가 했다.

현실적으로 구의사회에서 3복팀을 만들기가 여간 어렵다.
진행본부에서는 두개구가 합처서 나온 노원과 중량에 대해서 조유영선배의 양해권유로 대회를 했다.
잘 진행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앞으로도 연합팀을 두개 구 이상으로 확대하거나 4강권의 구의사회는 연합팀으로 출전하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유는 어느 구나 찾아보면 한 팀은 최강으로 구성할 수 있는 의사동호인들이 있기 때문에 연합팀에게 패한 단일팀이 생긴다면 어렵사리 구색을 맞춘 단일팀은 억울하며 불합리하다.

의사동호인의 많은 참여 방법을 제안한다면 ‘개인복식대회’를 함께 개최하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개인복식은 3복팀을 구성하지 못한 구의사회 선수들이 참가 할 수 있다.
또 여성회원은 참가인원이 적은데 여성복식 내지는 진갑을 넘긴 회원은 남자복식과 혼합복식구성을 가능하게 하여 함께 대회를 진행하는 방법을 생각해야한다.
그러면 관악구등 왕년 테니스 원로의 참여를 유도한다면 더 많은 참여 폭을 늘릴 수 있을 것이다.

강남구와 같이 선수구성이 10명 수준이라면 비기너 동호인도 합류시켜 3복 두 팀이 출전하는 방법과 한 팀을 제외한 나머지 두 팀은 개인복식에 출전하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으리라.

끝으로 어려운 개원가 현실에서 틈틈이 시간을 내어 테니스실력을 연마하고 대회에서 최선을 다해준 의사테니스 동호인들에게 진심의 동지애와 감사함을 느낀다.
앞으로 많은 테니스 동호인 참가와 광진구, 마포구, 용산구와 같이 비교적 젊은 선수로 구성된 팀들도 우승하는 대회가 거듭되길 바랍니다.
의사테니스동호인 여러분 모두의 건강을 빕니다.

2004. 10.16.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