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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유산 검사기술’ 도입
‘반복유산 검사기술’ 도입
  • 유경민 기자
  • 승인 2008.03.14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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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불명의 반복 유산으로 아기를 갖지 못하는 경우에 있어 원인을 규명하고 적절한 치료를 시행함으로써 불임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소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건양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이성기 교수는 미국 시카고의대 생식면역학 연구소를 통해 습득한 ‘반복유산 검사기술’을 건양대학교병원 생식면역학 검사실에서 환자들에게 시행ㆍ치료한 결과 원인을 알지 못한 채 반복유산을 거듭해오던 세 명의 임산부에서 임신을 유지시키는 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교수에 따르면 임신 중에는 임신유지를 위해 면역체계는 태아에게 해로운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면역(Th1)은 약화되고 태아에게 유리한 항체형성과 알레르기관련 면역(Th2)은 강화되는 특성을 보인다.

또한 자궁 내로 ‘자연살 세포(NK세포)’라고 불리는 면역세포가 몰려들어 태반이 자궁 내로 들어가 혈액공급을 받을 수 있게 도와준다.

그러나 임신 전에 태아에게 불리한 면역이 상대적으로 높거나 임신 중에 Th1면역이 많이 증가되는 경우, 임신 전 또는 임신 중에 자연살 세포가 너무 많거나 활성도가 지나치게 높은 경우 유산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여러 차례 시도된 시험관아기 시술에 실패하는 경우에는 이러한 면역이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반복유산은 △염색체 또는 유전자의 이상 등 유전적인 요인 △자궁의 구조이상(자궁의 혹 등 자궁의 구조적인 요인) △황체호르몬의 이상ㆍ갑상선호르몬의 저하ㆍ프로락틴의 증가 등 내분비적 요인 △감염 △혈액응고기능의 지나친 증가에 따른 혈전성향증 △면역이상 등이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 자가 항체로 진단되지 않는 면역이상이나 최근에 소개된 혈전성향증 등은 그동안 검사법이 정립되지 않아 원인불명으로 치부돼 왔다.

이런 가운데 이 교수가 건양대학교병원에 도입ㆍ시행하고 있는 검사법은 국내에 처음 소개된 것으로 림프구의 일종인 자연살 세포가 표적세포를 살해하는 능력을 알아보는 검사법과 과민반응이나 염증반응을 일으키는 Th1과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Th2의 비율을 측정하는 검사법이다.

이 교수는 이러한 검사법 등을 통해 세 명의 여성에게서 반복유산의 원인을 알아냈으며 각각 적절한 치료를 시행한 결과 임신유지 또는 분만에 성공하였다고 보고했다.

이 교수는 “32세의 A씨는 과거에 조산으로 아기를 잃었고 그 후 두 번의 자연유산이 있었으며 2년 전 타병원에서 반복유산에 대한 검사를 했으나 원인불명으로 판정된 경우”라며 “이 환자에게 혈전형성 유전자검사 및 면역검사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혈전형성 유전자에 부분적인 돌연변이가 발견됐고 자연살 세포의 활성도 및 B세포의 증가가 관찰됐다”며 “엽산과 아스피린, 3주 간격의 면역글로부린 치료를 시행해 현재 임신 36주로 건강하게 임신을 유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유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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